NYT "우주사업 성공한 머스크, 그 이면엔 후발 업체 향한 횡포"
민간 우주 사업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기업 스페이스X가 후발 주자들이 시장에 진입할 수 없게 횡포를 부렸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세운 스페이스X가 성공한 이면에는 경쟁자들이 계약하거나 자금을 조달할 때 훼방을 놓는 '반칙'이 있었다는 증언도 이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가 우주 발사를 지배한다. 경쟁사들은 이를 반칙(foul)이라고 부른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머스크와 스페이스X에 대해 업계 내에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고 전했다.
로켓 제작 스타트업 렐러티버티 스페이스 설립자인 팀 엘리스는 초기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던 중, 스페이스X 관계자들이 이를 막으려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NYT에 털어놨다. 엘리스는 "스페이스X에서 우리의 거래 업체들을 질책하기 위한 전화를 신속하게 돌렸다"고 전했다.
로켓 발사업체 '팬텀 스페이스'를 만든 짐 캔트렐은 2002년 머스크가 스페이스X를 설립할 당시 함께 일하다 독립해 지금의 회사를 차렸는데, 이후 2명의 예비고객에게서 "스페이스X 때문에 팬텀 스페이스와는 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캔트렐은 "스페이스X가 계약서를 체결할 때, 다른 발사 업체와의 계약을 제한하는 조항을 삽입한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면서 "반(反)경쟁적이고 반(反)미국적"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로켓 발사업체 로켓랩의 설립자 피터 벡은 자신이 2019년 머스크를 만나 로켓랩 설립을 이야기한 뒤 스페이스X가 소형 탑재체 발사 가격을 크게 낮췄다면서 이는 후발 업체들이 성공할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벡은 "우연히 이뤄진 독점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로켓랩은 2006년 세워진 뒤 40회 넘게 발사에 성공했고, 업계 최저 비용으로 200개가량의 위성을 우주에 보냈다. 하지만 피터 벡과 머스크가 면담한 이후, 스페이스X는 팰컨9 로켓을 이용하는 수송 서비스의 초기 가격을 ㎏당 5000달러(약 681만원)로 책정했다. 이는 로켓 발사에 드는 기본 비용보다도 낮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로켓랩의 경우 ㎏당 발사 가격이 2만1500달러(약 2928만원)이다.
"정부에서 돈 타내 출혈경쟁에 써"
NYT는 스페이스X가 민간 시장에서 출혈 경쟁을 일으킬 때, 정부 계약으로 확보한 수익의 일부가 쓰였다고 지적했다. 비상장 기업인 스페이스X는 매출 수치를 공개하지 않지만, 연구 사이트 페이로드에 따르면 지난해 스페이스X의 발사 관련 매출 중 약 60%가 연방정부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됐다. 스페이스X는 2020년 이후 로비스트 지출을 30% 늘렸고, 지난해 290만 달러(약 40억원)를 연방 정부를 로비하는 데 썼다.
NYT는 "머스크가 회사 설립 초기에 록히드와 보잉 등이 정부 보조금을 받는 것을 경멸했음에도 불구하고, 스페이스X의 성장은 미 항공우주국(NASA) 등에서 자금을 상당 부분 지원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스페이스X 측은 이런 경쟁사들의 주장에 대한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다만 스페이스X의 고위 임원인 게리 헨리는 "그런 말을 전혀 믿지 않는다"며 "우리는 모든 발사에서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미 의회에서도 스페이스X의 시장 독점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36명의 하원의원으로 구성된 초당파 단체는 프랭크 켄달 미국 공군 장관에게 편지를 보내 "미 공군이 로켓 발사업체 간 경쟁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해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22년 미국의 우주 발사장에서 진행된 고객 의뢰 우주로켓 발사 가운데 66%가 스페이스X의 로켓에 실려 올라갔다.
스페이스X 기업가치는 2000억 달러(약 274조원)로 평가됐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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