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2주, 내가 아니었다"…'대왕 호랑이' 나성범의 반성, 이제 반등만 남았다 [현장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창원, 박정현 기자) "솔직히 초반 2주는 내가 아니었다."
나성범은 28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주중 3연전 첫 경기에 3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나성범은 경기 내내 활약하며 팀에 11-8 승리를 안겼다. 최종 성적은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2득점 2볼넷이다.
첫 타석부터 나성범의 방망이가 타점을 만들었다. 1회초 1사 2루에서 상대 선발 신민혁을 공략해 1타점 2루타를 때려 1-0 선취점을 뽑았다. 팀이 10-5로 앞선 네 번째 타석에서는 나성범다운 시원한 홈런포가 터졌다. 6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구원 투수 송명기의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5m 솔로포(시즌 5호)를 때렸다. 이전까지 통산 999타점을 기록했던 나성범은 이 홈런으로 KBO 리그 통산 25번째 1000타점 대기록을 달성했다.
수훈선수로 꼽힌 나성범은 경기 뒤 "시즌이 시작하기 전 항상 (달성할 수 있을) 기록을 확인한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1000타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때는 부상 중이라 빨리 복귀하려는 생각이었고, 마침 팀이 연승하는 데 타점 기록을 세울 수 있어 기분이 좋다"라며 "홈에서 (기록을 달성)하면 홈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고, 또 기념될 수 있지만, 우연히 내가 있었던 팀에서 타점을 내 좀 이상한 기분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나성범은 올해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 출발이 늦었다. 시범경기 막바지, 시즌 개막을 앞두고 부상으로 빠진 탓에 KIA와 동료에 미안한 마음이 컸다. 그리고 지난달 말 1군에 복귀한 나성범. 무엇인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일까. 조급해졌다. 나성범답지 않은 타격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고, 한 때 타율은 0.080(25타수 2안타)까지 떨어졌다.
이범호 KIA 감독은 부진했던 나성범을 끝까지 믿었다. 부활할 수 있도록 선발 라인업에서 빼지 않고, 계속해서 기회를 부여했다. 그리고 타격감을 끌어올린 나성범은 순식간에 제 궤도에 오르며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올해 성적은 22경기 타율 0.256(78타수 20안타) 5홈런 1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63. 최근 10경기로 좁히면, 타율 0.325(40타수 13안타) 3홈런 10타점으로 확실히 살아난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나성범은 "솔직히 초반 2주 정도는 내가 아니었다. 선수들과 감독님, 코치님 그리고 팬분들께도 정말 죄송한 모습만 보여서 스스로 위축됐다. 홈런 하나로 분위기 반전이 된 것 같다. 감독님은 안 될 때도 항상 박수와 격려를 해주셨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더 힘이 났고, 포기하지 않았다. 조금씩 감이 올라오는 것 같다. 앞으로 많은 경기가 남았는데 잘해서 팀에 많은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얘기했다.
완벽하게 회복해서 돌아온 나성범은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팀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호수비는 물론, 상대 주자를 잡아내는 강력한 송구로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한다. 그는 "(햄스트링에) 불편한 점은 없다. 다리 상태만 된다면, 계속 수비에 나서고 싶다. 수비를 나갔을 때 내 타격감도 더 좋아지는 것 같다. 지명타자로 출전하면, 못 쳤을 때 안 좋은 생각을 한다. 수비를 나서면, 잡생각이 없어지며 집중할 수 있기에 수비에 많이 나갈 수 있도록 빨리 몸 상태를 더 끌어올려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KIA는 현재 시즌 전적 32승 1무 20패로 리그 선두에 올라 있다. 선발진에서 윌 크로우와 이의리가 빠지는 등 여러 부상 선수가 있었지만, 잘 버텨내며 리그 1위를 굳건히 지키는 중이다. 나성범 역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팀에 맞춰 더욱 반등할 일만 남았다.
나성범은 "(시즌 성적이) 지금보다도 더 위에 있어야 한다. 또 위에 있을 수 있는 자신감도 있다. 그리고 팀도 지금보다 더 높은 곳에 올라 2~4등이 못 따라오도록 치고 나가야 할 것 같다"라며 힘찬 각오를 밝혔다.
사진=창원, 박정현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 KIA 타이거즈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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