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경찰이 형사 사칭, 민간인 정보 빼돌려… 구속기소

지구대 전화해 민간인 개인정보 요구
50만원 받고 주민등록번호·주소 판매한 혐의

형사를 사칭해 민간인 8명의 개인 정보를 빼돌린 혐의로 60대 전직 경찰이 구속된 채 재판에 넘겨졌다.

청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남철우)는 공무원자격사칭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A씨(64)를 구속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4시46분쯤 청주시 흥덕구의 한 버스터미널 공중전화에서 봉명지구대로 전화를 걸었다. 그는 흥덕경찰서에 근무하는 형사를 사칭해 수배자를 쫓고 있다면서 민간인 8명의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 개인정보를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빼돌린 정보 일부는 의뢰인 B씨에게 판매했다. 그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SNS로 의뢰를 받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범행 전 흥덕서 형사과에 전화를 걸어 사칭할 인물을 미리 물색하는 등 치밀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시외버스를 이용해 충남 천안을 거쳐 서울로 도주한 A씨는 범행 14일만인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의 한 음식점에서 붙잡혔다.

그는 경찰 추적을 피하고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복장을 수차례 갈아입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도보로 이동했다.

전직 경찰인 A씨는 2022년에도 같은 종류의 범행으로 수감돼 지난해 12월 출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에게 50만원을 지급하며 해당 범행을 의뢰한 B씨의 신원을 특정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포렌식해 정확한 대화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불법 유통된 개인정보는 다른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커 사회적 폐해가 크다”며 “피고인의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사실 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천양우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