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 e-기업] 김지윤 DSRV 대표 "블록체인 기반 금융인프라 구축이 목표"
[한국경제TV 박정윤 선임기자]
(사진 : 김지윤 DSRV 대표)
블록체인 업계는 업종이 각양각색이다. 코인을 발행하는 재단, 이 코인을 거래하는 업비트, 빗썸 같은 가상자산거래소가 있다. 또 이런 가상화폐를 맡기는 커스터디 업체,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해시드 벤처스 같은 투자사들도 있다. 하지만, 해외에 잘 알려진 국내 블록체인 인프라 회사는 드물다.
DSRV는 이더리움, 솔라나와 같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거래내역을 검증하고 블록을 생성하는 밸리데이터(검증인) 사업으로, 약 4조원 이상의 디지털자산을 스테이킹하면서 전체 매출의 95%를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는 동종업계 국내 1위, 전세계 7위권의 유망 기술기업이다.
다음은 DSRV Labs김지윤 대표이사와의 일문일답.
Q.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DSRV가 하는 일을 설명해 달라.
A. 많은 분들께서 DSRV가 검증인 회사라고 알고 계시지만, 사실 DSRV는 블록체인 기술 연구소다. 지금도 다양한 블록체인 기술이 전세계에서 탄생하고 있고, 많은 회사들이 게임, 투표, 신분증 등의 여러가지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DSRV는 블록체인 기술이 결제, 송금등 금융 시스템의 오래된 부분들을 효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현재 나온 기술중 어떤 기술이 가장 금융 서비스를 구현하기 적합한지, 또 안정적인 금융 서비스가 되기위해 어떤 추가 기술들이 필요 하는지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인 회사다.
체인 운영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지갑과 커스터디 기술, 멀티 체인에 금융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스마트 컨트렉트 개발 시스템, 그리고 낮은 수수료와 당일 정산을 가능케 하는 결제시스템까지 금융을 구현하는데 필요한 모든 기술을 연구해 나가고 있다.
Q. 김지윤 대표는 삼성전자 엔지니어 출신인데, 블록체인 업계에 들어오게 된 계기는?
A. 삼성전자에서 GPU 개발 프로젝트를 맡아 실리콘밸리에 있었다. 당시 엔비디아 출신 엔지니어와 대화중에 GPU와 같이 원천기술이 필요한 분야는 미국이, 이와 관련된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한국이 잘 하니 두 나라는 아주 좋은 조합이라는 말을 하더라. 그 말을 듣고 매우 기분이 나빴다.
마치 한국은 반도체 칩 설계 분야는 영원히 미국을 따라잡을 수 없는 것이니 서비스에 집중하라는 말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더욱 기분이 나빴던 것은 그 말이 사실이라는 점이었다.
그 때 블록체인을 만났고 아직 10년도 채 되지 않은 기술이라 우리가 세계 최고가 되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겠다는 계산이 섰다. 어느 정도 공부가 됐을때 블록체인을 좋아하는 3명과 공동 창업을 했다.
Q. 국내에서 블록체인 사업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A. 블록체인 기술이 좋아서 모인 4명이서 비영리법인인 연구소를 설립하고 블록체인과 관련된 리포트를 썼다. 그러다 다들 생계가 어려워지고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벨리데이터 사업에 뛰어든 것이 출발점이었다.
처음부터 국내에서 제도권의 인정을 받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예비창업 패키지, 퍼스트 펭귄과 같은 국내 공공기관 프로그램에 계속 지원해 왔다. 이를 통해 후배들에게도 국내에서도 블록체인 기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Q. 사업을 하면서 힘들었을때는 언제였는가?
A. 테라-루나 사태였다. 체인 운영에 참여하는 외부 100여개 회사중 하나로서, 사태 당시 네트워크의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체인은 정상화 되지 못했다. 한국 프로토콜이다 보니, 한국에서 활동하는 우리의 검증 규모가 컸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우리를 테라 소속으로 오해하시기도 했다. 사태가 워낙 위중했기 때문에 국감, 검찰조사등 다양한 일들이 연쇄적으로 벌어졌다.
사실 DSRV도 당시 판매가 가능했던 꽤 많은 양의 루나 코인이 있었지만 커뮤니티의 신뢰가 더 중요했기에 매도하지 않았다. 그로 인해 입은 경제적 손실 때문에 거의 1년 이상을 비상 경영 체제로 회사를 운영 했다.
Q. 커스터디 사업을 위해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를 신청했다고 들었는데?
A. 금융 인프라에 블록체인 기술이 접목되면, 앞으로 많은 서비스들이 토큰화 될 것으로 예측된다. STO도 어떻게 보면 주식이 토큰화 되는 것이고, 미국 국채 같은 상품들도 토큰화 되어 판매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체인에서 발행되는 토큰화된 자산들을 어떻게 안전한 기술로 보관하느냐, 그리고 안정적인 서비스로 고객에게 제공될 것이냐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그 결과로 멀티체인 자산을 보관하는데 가장 효율적인 MPC 방식의 커스터디 서비스를 자체 개발했다. 기술적으로는 이미 전 세계 만여명 이상이 사용하는 비 수탁형 지갑들을 연구 개발해 왔기 때문에 빠르게 준비가 가능했고, 앞으로 3건의 보안 특허를 상용화하여 더욱 더 안전한 기술적 보관 환경을 제공하고자 한다. 가상자산사업자 신청 이후 금융당국과 지속적으로 소통 중에 있으며, 철저히 준비한 만큼 차질없이 커스터디 라이센스 발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Q. 올해 예상 매출, 투자를 받을 계획이 있는지, 그리고 IPO는 준비는?
A. 올해 매출은 100억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2년전 시리즈 A 1,500억 밸류를 인정받은 바 있지만, 올해는 하반기 시리즈 B 투자 유치를 준비중이다. 최소한 3,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2025년 블록체인업계 최초 IPO를 목표로 준비중입니다.
Q. 앞으로의 사업 계획은?
A. 5년간 연구해 온 내용들을 이제는 현실세계에 구현하여 상용화 해볼 시점인것 같다. 신규 자산으로서 접근되는 기존 금융 분야 뿐만 아니라, 기술적 효용에 관한 접근으로서 개선된 결제, 송금 시스템까지 금융 인프라의 많은 부분들을 보완하고 개선하여 고객들에게 혜택을 주는 기업으로 자리잡아 나갈 것이다.
또 이렇게 만든 금융 인프라 기술을 한국의 수출 품목으로 만들어 코인베이스 같은 블록체인 산업을 대표하는 한국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
박정윤선임기자 jypark@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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