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사직 100일… "필수과 절반, 수련 영영 포기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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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이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지 100일이 돼가지만 돌아오지 않고 있다.
사직 전공의들은 대부분 복귀를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특히 필수의료 과목 전공의들의 복귀가 요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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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성형외과 등 일부 비필수의료 전공의는 복귀 움직임"
"내과·응급의학과 등 필수의료는 수련 아예 포기한 경우 많아"
전공의들이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지 100일이 돼가지만 돌아오지 않고 있다. 사직 전공의들은 대부분 복귀를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특히 필수의료 과목 전공의들의 복귀가 요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직 전공의들은 병원을 떠난 2월과 달라진 것이 없다며 원점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30일부로 전국 수련병원의 전공의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지난 2월20일 병원을 떠난 지 100일째가 된다. 하지만 병원으로 돌아온 전공의는 열 명 중 한명도 되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수련병원 211곳에서 레지던트 1만501명 중 839명만 출근(출근율 8.0%)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대다수 전공의가 소속된 주요 수련병원 100곳의 출근율은 6.8%(9991명 중 675명)로 더 낮다.
사직 전공의들은 원점 재논의란 입장을 고수하며 복귀를 타진하지 않고 있다. 정근영 분당차병원 전공의 대표는 "의료계와 협의 없이 정부 부처들끼리만 정한 의대 증원이 최종 확정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며 "2월에 개별적으로 사직을 냈던 때와 달라진 것이 없으니 돌아갈 명분이 있지도 않다. (원점 재논의란) 기존 입장과 바뀐 것이 없다"라고 했다. 이어 "일용직으로 일하시는 등 장기간 사직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힘든 전공의가 복귀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대부분은 정부가 대화에 나서고 최소한 의료계와의 협의가 진행돼야 돌아가겠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사직 전공의 A씨는 "대화를 하려면 정부 측에서도 무언가를 보여줘야 하는데 의대 증원 절차 진행할 것은 다 하면서 말로만 돌아오라고 하고 있는데 돌아가겠나"라며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 대교협의 승인 이전과 비교해 전공의들이 동요되거나 입장이 바뀌거나 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의료계 법률 대리인인 이병철 변호사(법무법인 찬종)도 "가장 우려되는 것은 전공의들이 결국 돌아오지 않는 것"이라며 "소송을 준비하며 전공의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정말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인용됐더라도 복귀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다만 소수의 비필수의료 과목 전공의들의 경우 복귀를 검토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A씨는 "필수의료 과목 전공의들은 정부에 학을 떼고 돌아갈 수 없다는 뜻이 완강하지만, 피부과와 성형외과 전공의 중엔 돌아가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도 "복귀하지 않겠다는 큰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개인의 의사에 따라 사직서를 냈던 만큼 복귀하는 것도 본인의 판단이고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뱐면 필수의료 과목 전공의 대부분은 완강하게 복귀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여러 전공의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내과 등 필수의료 중에서도 핵심인 과목 전공의들의 경우 수련을 아예 포기한 사람이 많다"며 "이들이 영영 그만두면 정말 큰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인병 대한응급의학회 이사장(명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도 "응급의학과 전공의 중 복귀하는 이가 절반도 안 될 것 같다"며 "전공의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1~2년 차 전공의들은 복귀 생각이 많이 없고, 고년차 중에서도 복귀하지 않겠다는 전공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의 인력 상황으로는 응급실을 유지할 수 없다. 나간 만큼 들어와야 유지가 되는데 당장 내년에도 신입 전공의가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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