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세번째로 연간 1억명 수용…진화하는 인천공항
스마트패스, 스마트 관제 등 디지털 총동원
출국 심사 후 즐길 수 있는 실외 공간 마련
인천국제공항이 조만간 4단계 건설 사업을 마치고 여객 수용 규모를 1억명까지 늘린다. 인공지능(AI) 등 각종 디지털 기술을 동원해 세계 최고 수준의 '똑똑한 공항'으로 만들고,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준비해 '설레는 공항'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28일 찾은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4단계 공사 구간은 거의 윤곽을 드러낸 모습이었다. 2017년부터 시작된 제2여객터미널 확장 공사의 공정률은 97% 수준이다. 오는 10월 말 준공을 목표로 나머지 3% 공정 마무리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인천공항의 국제선 기준 연간 여객 처리 규모는 1억600만명으로 늘어난다. 현재 7700만명 대비 37.6% 증가한 규모다. 1992년 인천공항을 짓기 위한 첫 삽을 뜨면서 세웠던 목표인 '연간 여객 1억명'을 30여년 만에 달성할 수 있게 됐다. 올해 기준 연간 여객 수용 규모가 1억명 이상인 공항은 튀르키예 이스탄불 공항(1억5000만명)과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공항(1억1800만명)뿐이다.
이날 현장을 직접 소개한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인천공항의 여객 처리 규모가 1억명을 넘어서면 동북아 허브 공항을 뛰어넘어 세계 3대 초대형 공항으로 도약하게 된다"라며 "세계 최고 공항을 만든 경험으로 2030년까지 적어도 세계 10개 공항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해외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4단계 건설사업을 통해 인천공항은 우선 '똑똑한 공항'으로 변모할 예정이다. 스마트 체크인과 스마트 보안검색 등의 서비스를 도입해 수속 시간을 단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권고하는 출입국 목표 소요시간 기준(출국 60분, 입국 45분)을 뛰어넘어 출국과 입국 각 40분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기 운항 지연도 줄여나갈 계획이다. 활주로 1본을 늘리고 스마트계류장 관제시스템을 도입하면 항공기의 활주로 점유 시간을 72초에서 56초로 줄어든다.
인천공항공사가 내세운 것은 '설레는 공항'이기도 하다. 각종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장소를 곳곳에 마련하면서 차별화를 노렸다. 수하물을 부치고 수속을 밟는 공간 천장에는 75m 길이의 480개 기둥이 움직이는 '키네틱 조형물'이 설치됐다. 출국 심사를 마치고 들어가면 제2터미널 동편과 서편 탑승게이트 인근에서 실외정원을 볼 수 있다. 항공기 탑승을 대기하는 동안에도 실외에서 개방감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이 사장은 "창덕궁 후원에 승재정을 그대로 본떠 정원을 만들었다"라며 "외국인들도 우리나라 전통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공항 안에서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국장과 입국장에는 초대형 전광판이 설치된다. 입국장에는 가로 60m, 세로 6m 규모의 전광판이 설치돼 항공기 도착 현황을 세계 최초로 문자가 아닌 다양한 그래픽으로 알려준다. 출국장에는 이보다 더 큰 가로 78m, 세로 10m의 고화질 전광판이 준비된다. 여기에는 인천공항공사가 주문제작한 영상 5편이 상영될 예정이다. 전영근 인천공항공사 건설사업단 전기통신처장은 "한국의 아름다움, 전통문화, 역사, 미래 등 5가지 주제로 한 영상을 초고해상도 화면에서 보여드리는 한편 나아가 나중에는 광고 등도 표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천국제공항의 랜드마크가 될 중요한 볼거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시설들은 오는 9월까지 시운전을 거친 뒤 오는 10월 운영 평가를 받는다. 이후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연말께 모든 시설을 최종 개시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전사적 역량을 결집해 4단계 사업을 차질 없이 준비해 나갈 계획"이라며 "제2의 개항에 버금가는 이번 사업을 바탕으로 국민께 세계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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