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평균나이 60대 이상, 장애 유무 떠나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
[화성시민신문 김민호]
▲ 한재혁 경기 화성시 론볼 선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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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체전 론볼 종목에서 화성시 대표로 활약한 한재혁 선수를 만났다. 27일 동탄 장지체육공원 내 론볼경기장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2022년·2024년 두 차례 금메달... "팀원과 함께 하니 운이 따랐다"
한재혁 선수(58, 동탄)는 2019년 처음 론볼을 접하고 바로 그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이를 두고 한 선수는 "운이 따랐다"며 웃었다. 이어 "2019년 1월 론볼을 시작했는데 그해 서울에서 열린 전국체전에 참가해 4인조 종목에서 좋은 성과를 얻었다"며 "팀원들과 함께 하니 운이 따랐다"고 말했다.
론볼은 잔디 경기장(가로, 세로 40m)에서 볼을 굴리는 스포츠로, 론볼공 4개를 하얀색 표적구 '잭'에 가까이 굴리는 경기다. 2인조 경기 기준, 18엔드로 진행한다. 표적구는 선수가 굴리는데, 점수가 높은 팀이 표적구를 굴릴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엔드는 경기를 세분하는 단위를 가리키며, 표적구에 양 선수가 차례로 정해진 수의 볼을 굴린 후 점수를 가릴 때까지를 뜻한다.
▲ 하얀 공이 표적구, 파란공이 론볼공이다. 론볼공은 타원형으로 한쪽면 무게가 더 무거운 특징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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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선수는 2022년부터 꾸준히 대회에 참여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대표적으로 론볼 단식, 3인조 도민체전 경기에서 2022년, 2024년 두 차례 금메달을 얻었다.
"이번 도민체전에서 좋은 성과를 얻어 참 기분이 좋습니다. 특히 3인조, 4인조 경기에서 팀원들과 함께 메달을 따서 더 기분이 좋아요."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한 달 전부터 시흥에 있는 경기장에서 본격적으로 연습했다. 이번 도민체전은 파주에서 열렸는데, 파주에 론볼 경기장이 없다. 그래서 론볼 경기는 시흥에서 진행했다.
"각 지역 경기도 선수들이 시흥 경기장에 모여 사전 연습을 했습니다. 화성 론볼 팀 경우, 화성시장애인체육회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셔서 한 달 정도 미리 훈련을 할 수 있었어요. 경기도가 워낙 넓다보니 팀도 많고, 선수들이 많아요. 한 달 전부터 시간별로 스케줄을 나눠 한 시간당 5~6팀씩 배정해서 훈련했어요. 그러다보니 경쟁팀이 함께 훈련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탐색전이죠. 서로 눈치껏 탐색도 하고 또 훈련도 하면서 연습 시간에 임했습니다."
한재혁 선수는 2016년 사고로 척추 신경 손상을 받아 하지가 마비됐다. 병원에서 재활 치료를 받던 중 우연히 박서인희 척수장애인협회 화성시지회장을 만났다. 서 회장 추천으로 론볼을 시작했다.
"휠체어를 타며 할 수 있는 운동을 해야 했어요. 서인희 회장님이 적극적으로 론볼을 추천해주셨어요. 저는 하체에 감각이 없어서 어떤 운동을 해야 할까 고민을 했는데 제게 딱 맞았습니다. 상체 운동을 해야 했는데 적당한 힘을 써서 운동할 수 있어 매력을 느꼈습니다. 론볼은 우리 척수인한테 좋은 운동이에요."
▲ 한재혁 선수가 화성 론볼경기장에서 볼을 굴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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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볼은 멘탈이 중요하다. 특히 상대팀과 점수 차이가 크지 않을 때 긴장감이 올라간다. 이때 한 선수는 심호흡을 하거나, 음악을 들으며 마음을 다스린다.
"50분 경기면 보통 한 3인조 경기 기준을 잡았을 때 한 4엔드 정도 진행해요. 상대팀과 점수 차가 많이 나지 않았을 때 긴장감이 많이 올라가요. 그때는 심호흡 운동을 하며 경기에 집중을 하려고 합니다. 또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마음을 가라앉히기도 해요. 경기 중에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어도 괜찮습니다.
저는 잔잔한 클래식 음악도 좋고, 활기찰 때는 신나는 음악을 듣기도 해요. 한스짐머 음악을 좋아합니다. 2019년에 서울에서 열린 전국체전 대회 때 멘탈에 관한 강의를 들은 적이 있어요.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 이후 관련 강의를 들은 적이 없어 아쉬운 마음이 있어요. 주변 선수들과 함께 멘탈 관련 강의를 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론볼은 단식 경기도 있지만 복식, 3인조, 4인조 경기도 있다. 4인조 경기는 유일하게 혼성으로 치러진다. 한 선수 역시 단식 경기뿐만 아니라 팀 경기에도 참가했다. 여러 경기를 경험한 한 선수에게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는지 물었다.
"팀 경기는 아무래도 팀워크가 잘 맞아야 해요. 같이 구장에서 연습하면서 팀워크를 맞춰갑니다. 안산시와 경쟁했던 3인조 결승전이 기억에 남아요. 경기가 어느 정도 진행돼 우리 팀이 2점 앞서고 있었어요. 그런데 상대팀이 1점을 얻어 쫓기는 상황이었습니다. 3인조 경기에선 초구, 중구, 말구가 있는데 제가 초구를 굴리자 공이 상대방 공에 밀렸어요. 우리 팀 말구가 한 점을 딱 득점하며 굉장히 박진감 있게 이겼던 기억이 있어요."
경기체전 대회에 화성시와 장애인체육회 지원을 받아 참가했다. 어떤 지원이 이뤄졌는지 물었다.
"화성시와 장애인체육회에서 지원을 잘 해주셔서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어요. 대회 나갈 때 교통비, 숙박비, 식비 등을 지원 받았습니다. 그런데 장애가 있다보니 수급자 선수는 지원이 충분치 않으면 참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더라도 출전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예를 들어 이틀 경기가 있다면 2일 숙박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경기라는 게 하루 전에 미리 내려가서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하거든요. 그런데 하루 전에 내려가면, 그 금액에 대해선 지원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었어요. 그렇다보니 대회 참가에 어려운 점이 있었습니다."
▲ 경기도체육대회에서 시상식 후 포즈를 잡고 있다. ⓒ한재혁 선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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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론볼연맹은 론볼 홍보에 관심이 있다. 지난해에는 론볼경기장 근처 학부모로부터 론볼 교육을 학생이 배울 수 있냐는 제안이 들어왔다. 이에 관해 화성시와 화성시 장애인체육회와 협의를 진행했고 하반기부터 서연중학교 학생 대상으로 시범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옆에서 인터뷰를 듣고 있던 남상열 화성시 론볼연맹 사무장이 자세히 설명했다.
"장애 학생이 비장애 학생과 체육활동을 같이 하는데 함께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나봐요. 시흥시·안양시에서는 장애 학생, 비장애 학생 대상으로 론볼을 가르치는 사업을 진행합니다. 시흥시는 매년 1천 명 정도 학생들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해요. 동남아나 유럽 나라 중 일부에선 론볼을 교육과정 내 체육 종목으로 지정해 가르치기도 합니다. 론볼은 영국 왕족들이 하던 운동입니다. 장애 유무를 떠나 누구든 할 수 있는 운동이에요. 운동을 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언제든지 함께 하고 싶습니다."
론볼 선수로 활동하며 좋은 성과를 낸 한재혁 선수에게 향후 계획을 물었다.
▲ 경기도체육대회에서 한재혁 선수가 경기에서 공을 굴리고 있다. ⓒ한재혁 선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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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시 론볼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재혁 선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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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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