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이 잘 풀리니 수비도 되네요"...161승 투수 울린 구본혁,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현장인터뷰]

유준상 기자 2024. 5. 29.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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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LG 트윈스 내야수 구본혁이 결정적인 홈런 한 방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구본혁은 2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7차전에 7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1홈런) 3타점으로 팀의 7-5 승리 및 5연승 질주에 크게 기여했다.

2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구본혁은 두 번째 타석에서 아쉬움을 달랬다. 팀이 3-0으로 앞선 3회초 1사 1·2루에서 '161승 투수' SSG 선발 김광현의 3구 126km/h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지난달 6일 잠실 KT전에서 박영현을 상대로 시즌 첫 홈런을 때린 뒤 52일 만에 손맛을 봤다.

구본혁은 이후 두 타석에서 모두 땅볼로 물러나며 출루에 실패했다. 하지만 염경엽 LG 감독은 "원정 경기에서 좀 더 빅볼 야구를 하길 원했는데, 홍창기와 구본혁의 스리런 홈런으로 팬들에게 빅볼 야구를 보여드렸고 앞으로 이런 경기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구본혁을 칭찬했다.

경기 후 구본혁은 "대한민국 최고의 좌완투수를 상대로 홈런을 쳐서 기분이 너무 좋다"고 운을 뗀 뒤 "직구를 노리다가 포크볼이 들어와서 앞쪽에서 타격이 이뤄졌다. 공격이 좋아지니까 수비에서도 좀 더 활발하게 움직이고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내가 나갈 때 팀이 잘 돼서 더 좋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9년 2차 6라운드 55순위로 LG에 입단한 구본혁은 입단 첫해부터 2021년까지 1군에서 1할대 타율에 머물렀다. 하지만 상무(국군체육부대) 입대 이후 한 단계 성장했고, 올 시즌 47경기 106타수 34안타 타율 0.321 2홈런 2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19로 활약 중이다. 특히 득점권 타율이 0.472에 달할 정도로 결정적인 순간에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는 구본혁이다.

구본혁은 "시즌 초반부터 잘 풀리다 보니까 형들도 '올핸 본혁이가 되는 해'라고 말씀해주셔서 내게 기회가 오더라도 '못 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보다 '올핸 풀리는 해니까 자신 있게 타석에 들어가자'는 마인드인 것 같다"며 "감독님, 코치님께서 믿어주시니까 더 자신감을 갖고 방망이를 돌릴 수 있는 것 같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 흐름은 수비까지 이어지고 있다. 구본혁은 "예전에는 수비가 먼저라고 생각했는데, 공격이 되다 보니까 기분이 좋아졌고 그러면서 수비까지 잘 풀리는 것 같다. 안타를 친 뒤 수비에 나가면 내가 해놓은 게 있으니까 마음이 편하고, 더 잘 되는 것 같다. 마음가짐이 다르다"고 얘기했다.

그만큼 구본혁은 캠프에서 수비를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도 했다. "일단 수비가 받쳐줘야 길게 경기에 출전할 수 있지 않나. 캠프 때 김일경 수비코치님과 바꾼 게 몇 가지 있는데, 어느 자리든 위치 선정을 잘 잡아주셔서 공을 받기 편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2루수는 공을 강하게 던지지 않아도 되니까 좋다. 유격수는 학창 시절 때부터 계속 맡았던 포지션이고, 3루수는 강습 타구를 처리한 뒤 멋있어 보이는 게 있어서 좋은 것 같다"며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것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수비를 강조한 아버지의 이야기도 도움이 됐다는 게 구본혁의 설명이다. 그는 "어렸을 때 수비 연습을 엄청 했다. 아버지가 야구선수였던 것도 아닌데, 8~9살 때는 내가 아버지보다 아는 게 없었으니까 하라는 대로 했다"고 웃었다.

염경엽 LG 감독은 올 시즌 구본혁에게 꾸준히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특히 상대 선발투수의 유형이 좌완일 때면 구본혁을 적극적으로 활용 중이고, 이날 경기에서도 상대 전적 등을 고려해 오지환 대신 구본혁을 선발로 기용했다. 결과적으로 사령탑이 원했던 대로 경기가 흘러갔다.

구본혁은 "예전에는 라인업에 없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최근에는 라인업에 내 이름이 있으면 그냥 기분이 좋다"며 "아직 날씨가 습하지 않아서 체력적으로는 괜찮다. (신)민재 형도 그렇고 (오)지환이 형도 여름 되면 힘들다고 말씀하셔서 많이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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