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 물 들어가야할 기분"…굿판 중 2명 익사, 무속인 미스터리
굿당에서 천도재(죽은 이의 영혼을 극락으로 보내기 위해 치르는 의식)를 지내던 무속인이 갑자기 인근 저수지에 들어갔다가 그를 구하려던 남녀 2명이 물에 빠져 숨진 사고를 조사하는 경찰이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전 10시쯤부터 부산 강서구 가덕도 한 굿당에서 무속인 A씨와 북을 치는 악사 B씨, 또 다른 무속인 40대 여성 C씨가 천도재를 지내고 있었다.
이 천도재를 의뢰받은 C씨는 평소 점만 보고 굿을 한 경험이 없어 알고 지내던 무속인 A씨에게 요청해 함께 진행했다고 한다. 천도재에는 이들 외에도 참관인 10명이 참석했다.
천도재가 순조롭게 진행되던 중 사건은 오후 5시쯤 발생했다. C씨가 갑자기 굿을 하지 못하겠다고 굿당을 나서면서 천도재가 중단됐다. A, B씨는 곧바로 C씨를 따라갔고 굿당에서 200m가량 떨어진 천성저수지에서 C씨가 발견됐다.
C씨는 A, B씨에게 다가오지 말라며 물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시 수심은 무릎 높이였다. A, B씨가 굿을 계속하자며 설득하자 한 발짝 뒤로 물러선 C씨는 갑자기 깊어진 수심에 비틀거리며 넘어졌다고 한다. 이를 본 A, B씨는 C씨를 구하러 저수지로 뛰어들어갔다 나오지 못했고, C씨는 자력으로 물에서 빠져나왔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천도재에 참석했던 10여명은 경찰에 "갑자기 C씨가 어디론가 사라졌을 뿐 굿당 내부에서 이들이 크게 마찰을 빚거나 다툰 사실이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C씨는 저수지에 들어간 데 대해 C씨는 "갑자기 물에 들어가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을 뿐 다른 생각은 없었다"고 경찰에 말했다고 한다.
경찰은 C씨가 갑자기 물에 들어간 이유 등 익사 사고 자체에 의문점이 많은 데다, 저수지 인근에 폐쇄회로(CC)TV가 없고 목격자가 생존자밖에 없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저수지는 초입 부분에는 맨눈으로 바닥이 확인될 정도로 얕지만 몇 발짝만 더 들어가면 수심이 깊어진다"며 "의혹이 없도록 부검 등 다양한 경로로 수사를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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