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까지 동원... 50대 아줌마의 '변우석 팬미팅'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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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우울해지는 날이 있다면 당연히 월요일이다.
그러나 나는 7주 전부터 월요일을 손꼽아 기다려 왔다.
물론 나보다 손이 빠른 20대 아들을 대동해서 말이다.
대기숫자가 줄어드는 것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거의 2시간을 기다려 본 페이지에 입장했으나 전 좌석 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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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기자]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우울해지는 날이 있다면 당연히 월요일이다. 그러나 나는 7주 전부터 월요일을 손꼽아 기다려 왔다. 금요일 오후부터 빨리 주말이 지나 월요일이 됐으면 하고 바랐다.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다음화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나는 이른 바 '선친자('선재 업고 튀어'에 미친자) 중 한 명이다.
▲ tvN <선재 업고 튀어> 관련 이미지. |
ⓒ tvN |
물론 예전부터 로맨스물을 좋아하기는 했다. 중고등 시절엔 만화와 함께 하이틴 로맨스 소설에 심취해 대학 시험 준비는 뒷전이었다. 오죽하면 내 동기생은 너는 하이틴 로맨스만 없었어도 서울대를 갔을 거라는 우스갯소리를 했을까.
만화와 로맨스 소설 이후로는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시크릿 가든>, <도깨비>, <사랑의 불시착>, <옷소매 붉은 끝동> 등을 보면 울고 웃었다. 드라마 배역이 설레는 만큼 배우가 참 멋지고 호감가는 건 당연한 거고 해당 배우의 실제가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딱 거기까지였다.
그런데 이번엔 다르다. <선재 업고 튀어>에서 류선재를 연기한 배우 변우석은 정말 어떤 사람일지 궁금했다. 예능프로에 나온 것처럼 선한 인성일까라는 궁금증에 팬 미팅 직관을 결심했다.
동네 가장 핫한 피씨방에 갔습니다
그래서 27일 밤 티켓 예매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팬미팅 티켓팅에 참여했다. 물론 나보다 손이 빠른 20대 아들을 대동해서 말이다. 동네에서 가장 핫하다는 피씨방을 찾아 시간당 2천 원을 지불하고 해당 홈페이지 티켓팅 페이지에 로그인했다.
▲ 동네에서 가장 핫하다는 피씨방을 찾아 시간당 2천 원을 지불하고 해당 홈페이지 티켓팅 페이지에 로그인했다. |
ⓒ PIXABAY |
대기숫자가 줄어드는 것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거의 2시간을 기다려 본 페이지에 입장했으나 전 좌석 매진. 그 이후로도 취소된 표를 찾아다니며 손가락을 연신 두르렸으나 잔여 좌석 숫자가 뜨기는 하나 좌석표상에 이미 선택할 수 있는 좌석은 없었다. 취소표를 찾아 클릭을 무한 반복하다가 허탈감에 클릭을 그만뒀다. 팬 커뮤니티 방에는 티켓팅에 성공했다는 후기는 전혀 보이지 않고 다들 실패했다는 후기만 가득했다.
나는 오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시간날 때마다 예매 사이트를 기웃거리고 있다. 이번 티켓팅을 위해 70만 명이 몰렸다는 기사를 접하고는 예매가 어려웠겠구나 납득이 갔다.
요즘 내 주변사람들은 나에게 예뻐졌다고도 하고 에너지가 넘친다고 한다. 20대 아들도 늦은 밤까지 나를 응원해 주고 있다. <선재 업고 튀어> 드라마 OST 합본 앨범이 나온다니 기다리면 될 테고 대본집은 이미 구매 예약까지 해 놓았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를 직관할 기회는 놓쳤지만 계속 응원하다 보면 언젠가 기회가 오겠지 생각해본다.
회색빛으로 말란 버렸다고 생각했던 나의 마음을 분홍빛으로 다시 되살려준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와 선재, 그리고 훤칠한 키에 웃는 얼굴이 인상적인 배우 변우석씨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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