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대머리 감독 원한다"…첼시, 마레스카 선임 임박→제2의 펩 될까?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 대머리 감독 열풍이 불고 있다.
2023-24시즌이 종료된 후 몇몇 팀들이 새 감독을 선임했다. 이 중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과 결별한 첼시도 포함됐다.
이적시장 전문 기자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는 28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첼시가 레스터 시티를 이끄는 엔소 마레스카 감독 선임이 임박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여름 첼시와 3년 계약을 체결한 포체티노 감독은 지난 22일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하면서 첼시를 떠났다. 그는 재임 기간 동안 막대한 지원을 받았으나 6위로 프리미어리그를 마치면서 부임한지 1년 만에 지휘봉을 내려 놓았다.
포체티노 감독이 떠난 후 후임으로 거론된 지도자는 총 3명이었다. 입스위치 타운을 3시즌 만에 프리미어리그 승격으로 이끈 키어런 맥케나와 토마스 프랭크 브렌트퍼드 감독이 레스터 시티를 챔피언십(2부) 우승으로 이끈 마레스카와 함께 첼시 차기 감독 후보로 떠올랐다.
검토 끝에 첼시는 마레스카 감독을 최종 낙점해 클럽 지휘봉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로마노 기자는 "첼시와 마레스카가 계약이 임박했다. 2년 계약에 1년 연장 옵션이 달려있거나 아예 3년 계약을 맺을 수 있다. 마지막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이다"라며 "마레스카는 이미 첼시 프로젝트에 '예스'라고 했고 구단과 보상금 지급 여부에 달렸다"라고 밝혔다.
첼시는 앞서 키어런 메케나 입스위치 타운 감독과 대화를 나눴지만, 대화가 틀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는 "첼시 보드진이 지난 일요일(26일) 밤 매케나가 감독 후보가 아니라고 직접 전화를 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로마노 기자에 의하면 마레스카의 경우 레스터시티가 최소 1000만 유로(약 148억원)의 보상금을 원하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마레스카도 레스터에 첼시로 가고 싶다고 알렸다.
또 "마레스카와 첼시의 계약은 마무리됐다. 연봉 문제도 없다. 마레스카 사단도 첼시로 합류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고 보상안도 구단과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매체 '디 애슬레틱'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과 결별하기로 합의한 첼시는 이후 새 사령탑을 물색하고 있다"라며 "그로 인해 시즌 초 레스터에 합류해 부임 첫 해에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도와준 마레스카를 유력한 후보로 선정해 그와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레스터에 허가를 요청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첼시는 2026년까지 레스터와 계약한 마레스카의 보상금 액수에 대해 합의를 봐야 한다"라며 "만약 합의에 이르면 마레스카는 첼시와 최소 2년 계약을 맺는 것에 대해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덧붙였다.
마레스카 감독은 지난 2017년 헬라스 베로나(이탈리아)에서 선수 생활을 은퇴한 뒤, 아스콜리(이탈리아) 수석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곧바로 그는 빈첸조 몬텔라 감독이 있던 세비야 수석 코치와 테크니컬 코치를 겸임하며 경험을 쌓았다.
2018년엔 마누엘 펠레그리니의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잉글랜드) 수석코치로 합류했고 2020년 여름엔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U-23팀 감독으로 부임해 처음으로 감독직을 경험했다.
다만 첫 프로 감독직이었던 파르마(이탈리아)에선 실패를 맛봤다. 2021-2022시즌 세리에 B(2부)에서 마레스카의 파르마는 14위(4승 5무 5패·승점 17)로 부진하자 6개월 만에 팀을 떠났다.
마레스카는 1년을 쉰 뒤, 2022년 여름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시티 수석코치로 부임해 2022-2023시즌을 보냈다. 이 시즌 맨시티는 트레블(프리미어리그-FA컵-챔피언스리그)을 함께 했다.
마레스카는 이어 이번 시즌을 앞두고 2부로 강등된 레스터 시티 감독으로 부임해 다시 프로 감독 도전에 나섰다. 마레스카 감독 지도력에 힘입어 레스터는 챔피언십리그에서 조기 우승을 차지해 1년 만에 다시 프리미어리그 무대로 돌아왔다.
챔피언십에서 인상적인 지도력을 보여준 마레스카 감독은 곧바로 감독직이 공석인 여러 빅클럽의 레이더망에 포착됐고 첼시가 특히 그를 노렸다. 첼시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을 내보내면서 새로운 감독들을 찾았고 특히 어린 선수단과 함께 할 수 있는 젊은 감독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마레스카 감독의 첼시 부임이 임박하자 축구통계매체 '스쿼카'는 약 8년 전에 했던 발언을 번복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스쿼카는 지난 2016년 여름 SNS에 "대머리 감독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한 적이 없다"라고 작성했다. 2016년 여름은 대머리로 유명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시티 지휘봉을 잡은 순간이다.
매체는 알렉스 퍼거슨, 아르센 벵거, 조제 무리뉴 등 그동안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감독들이 모두 대머리가 아니었다는 점을 들어 과르디올라 감독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의문이 무색하게 과르디올라 감독은 부임 후 지난 8년 동안 프리미어리그 우승만 6번을 차지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시티를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고의 팀으로 만들었고, 첼시를 비롯해 다른 프리미어리그 강호들도 대머리 감독을 원하자 매체는 "지금은 모두가 대머리 감독을 원한다"라며 8년 전 발언을 번복했다.
위르겐 클롭 감독과 헤어진 리버풀도 2023-24시즌까지 페예노르트를 이끌었던 네덜란드 출신인 아르네 슬롯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이후 첼시도 포체티노 감독 후임으로 대머리인 마레스카 감독 선임을 목전에 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끄는 대머리 사령탑 에릭 텐 하흐 감독은 올시즌 리그 8위로 마쳐 시즌 종료 후 경질이 유력했지만, FA컵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꺾고 우승을 차지해 잔류를 원하는 팬들이 늘어나면서 거취에 관심이 쏠린 상태이다.
사진=로마노, 블리처 리포트 풋볼, 스쿼카 SNS,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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