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생 12살 소녀, '춤추는 첫사랑'에 빠지다

김상목 2024. 5. 2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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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예술영화 개봉신상 리뷰] <오늘부터 댄싱퀸>

[김상목 기자]

 영화 <오늘부터 댄싱퀸> 포스터 이미지
ⓒ 그린나래미디어㈜
 
12살, 한 사람의 인생에서 청소년이라는 단계로 진입하는 인생의 중요한 분기점이다. 집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또래 집단들과 일상을 보내는 본격적인 시간이기도 하다. 그전까지는 우리 왕자님, 공주님 하며 '고슴도치도 자기 자식은 귀여워하던' 집 밖을 벗어나니 곧바로 동년배 사이에서 비교와 우열의 출발점에 서고 만다. 당사자로선 당혹스럽다. 이 바깥세상에서 대체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내가 진정 바라고 원하는 건 대체 무엇일까? 의문은 끊어지지 않고 매일 발생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부모라 해서 모든 걸 다 알고 해법을 제시해줄 수 없다. 부모 역시 누군가의 자녀였고, 그들이 체험한 청소년 시절을 대입하고 반영해볼 따름이다. 게다가 가장 시급한 물질적 안정을 위해 종종 '나중에 여력이 생기면'이라는 명목으로 혼란에 휩싸인 청소년기 자녀와 대화는 줄어만 간다. 그런 가운데 또래들과 '통'하기 위해 이것저것 배우는 과정에서 진통과 부작용도 발생한다. 누구나 술과 담배가 좋아서가 아닌, 또래들 사이에서 으쓱대거나 같이 어울리기 위해 시작하지 않았던가. 자신들만 인지하고 향유하는 대중문화 역시 그 시절엔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다. 특히 20세기 후반 이후 힙합이라는 코드는 그런 흐름의 선봉이자 정점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테다.

여기에 지금껏 별 고민 없이 부모님 말씀 잘 듣고 열심히 하라는 대로 공부 열심히 했던 12살 소녀가 있다. 소년소녀가장처럼 절박한 극단적 상황을 겪는 중이 아니라면 그 나이대 아이들의 일상과 관심사는 비슷하게 마련이다. 이성에 대한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여 열병을 앓기도 하고 자신을 표출하고픈 기제를 찾아 맹목적으로 매달리기도 한다. 그런 통과의례를 거쳐야만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오늘부터 댄싱퀸>은 바로 그런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이 펼치는 너무나 사랑스럽지만, 쓴맛 역시 감추지 않는 모범적인 성장물이다.

12살 소녀에게 힙합 비트와 함께 찾아온 첫사랑의 열병
 
 영화 <오늘부터 댄싱퀸> 스틸 이미지
ⓒ 그린나래미디어㈜
 
노르웨이의 어느 동네, 우리가 상상하는 북유럽 복지국가의 이상적인 모델처럼 도시와 전원이 조화를 이루고, 화려하지는 않아도 인상적인 디자인이 가득한 마을에 12살 소녀 '미나'가 살고 있다. 부모님은 딸을 사랑하지만 모두 직장생활이 바빠 미나가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이는 옆집 동급생 '마르쿠스'다. 둘은 7학년 같은 반에다 (같은 책상을 공유하는) 짝꿍이기도 하다. 자전거를 타고 여유롭게 등하교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누리는 중이다. 미나는 약간 통통하지만 사랑스러운 아이다, 학업성적도 우수한 편이다. 뭐 하나 딱히 아쉬울 게 없어 보인다. 전학생이 등장하기 전까지만.

또래들 사이에선 아이돌 못지 않은 유명세를 누리는 소년 댄서 'E.D.윈'이 수도 오슬로에서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 동급생 여자아이들은 모두 그를 알고 환호하지만, 미나는 누군지도 몰랐다. 하지만 첫눈에 반하고 만다. E.D.윈은 1년 후에 열릴 댄스 경연에 나갈 팀원을 모집한다며 미나에게도 다정하게 대한다. 집에 와서 이것저것 검색해 보니 E.D.윈은 정말 상당한 유명인사다. 팀원이 되려면 댄스 실력이 있어야 하지만 미나는 공부만 하느라 춤을 배워본 적도 없다. 당장 다음날이 선발 심사인데 말이다. 마음이 급한 미나는 일단 태블릿에서 댄스 안무 영상을 찾아 따라 하기 시작한다. 순간적으로 엄마와는 사이가 썩 좋지 않지만, 소싯적에 한 춤 뽐냈다는 할머니가 떠오른다. 늦은 밤에 미나는 할머니의 집으로 자전거를 몰아간다.

할머니는 미나의 고충을 들어준 뒤 하룻밤으론 어찌할 도리가 없으니 일단 팀원에 뽑히면 본격적으로 춤을 강습해 주겠다고 한다. 다음날 오디션 장소에 모인 쟁쟁한 경력자들 사이에서 미나는 잔뜩 주눅이 들지만, 뉴욕과 런던에서도 활약했다는 쟁쟁한 경력의 강사 '션'은 초심자인 미나를 호의적으로 지켜본 뒤 재능이 있다며 10명의 팀원에 포함한다. 믿기지 않는 상황에 들뜬 미나는 본격적으로 할머니의 강습에 참여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10명 전원이 같은 '크루'로 대회에 참가하는 게 아니라 2명씩 짝을 맞춰 나간다고 한다. 모든 여자아이들이 E.D.윈과 짝이 되길 기대하지만 놀랍게도 미나가 파트너로 지정된다. E.D.윈은 (예상한 바대로) 거세게 항의하지만 강사인 션의 권위에 마지못해 따른다. 이제 미나는 공과 사를 아울러 E.D.윈의 파트너가 되기 위해 애써야만 한다.

대회에 나가기 위해 힙합 댄스를 배워야 하는데 정작 할머니가 가르치는 건 클래식 발레다. 이해가 되지 않은 미나는 짜증을 내지만 할머니는 기본기가 중요하다며 발레의 효용을 열정적으로 설파한다. 그 과정에서 손녀는 몰랐던 할머니의 과거를 알게 된다. 듀엣 댄스 연습 때문에 미나는 단짝 마르쿠스에게 SOS를 친다. E.D.윈과 합을 맞추기 위한 연습 상대로 함께 춤을 추자는 것이다. 할머니의 헛간에서 둘은 맹연습에 돌입한다. 미나의 실력은 조금씩 향상되고 E.D.윈과도 자주 연락하는 사이가 된다. 하지만 늘 자신이 E.D.윈에게 어울리는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초조함과 그런 자신을 질시하는 동료들의 시선이 신경쓰이는 바람에 지금까지 잘 먹고 잘 뛰어놀던 미나는 어느새 다이어트와 외모 관리에 강박적으로 매달리기 시작한다. 과연 미나의 도전은 어떤 결과로 남게 될 것인가.

세계 어디에서건 일어날 법한 청소년기 성장통
 
 영화 <오늘부터 댄싱퀸> 스틸 이미지
ⓒ 그린나래미디어㈜
 
오직 보호받는 대상으로 인식되는 어린이에서, 권리와 책임을 동시에 부여받는 성년으로 향하는 중간단계, 청소년기는 아마 인생에서 가장 급격한 변화에 휩싸이는 시간일 테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이 시기에는 1년이 다르게 마련. 아직 온전하게 자유롭지는 못하지만 서서히 부모와 주변의 보호와 간섭에서 의무와 자유를 동시에 행사하는 비중을 늘리고 스스로 결정하고 판단하는 법을 배워나간다. 누군가는 부모의 보호에 계속 안주하고 싶지만, 다른 누군가는 어서 낯선 세상으로 스스로 의지로 나아가고 싶다. 그야말로 '질풍노도'의 시절이 아닐 수 없다.

주인공 미나는 딱 그 경계선에 서 있다. 1년 후면 중학생이 된다. 유럽의 학제 일반으로 불과 몇 년 사이에 인생의 기본 진로가 정해질 구간이다. 미나는 지금껏 별다른 실존적 고민 없이 부모의 기대대로 살아왔다. 형편도 나쁘지 않고 학업 성취는 제법 인정을 받는 편이다. 무엇 하나 딱히 아쉬울 게 없는 삶이었다. 하지만 그 안정된 미나의 세계는 온라인 '인플루언서'이자 잘생긴 소년 댄서 E.D.윈의 등장으로 순식간에 허물어진다. 그 시기엔 종종 일어날 법한 일이다. 이제 미나는 춤을 통해 부모의 기대대로만 순응하던 삶에서 일탈을 꿈꾼다. 그 일탈은 생전 처음 느낀 '첫사랑'의 감정과도 연결된다. 할머니와 마르쿠스라는 협력자 덕분에 미나의 소망은 어쩌면 이뤄질 것만 같다. 미나는 생전 처음 느끼는 갈망에 기꺼이 몸과 마음을 내맡긴다.

하지만 미나의 꿈이 순탄할 리 없다. 댄스 듀오로 합을 맞춰야 할 E.D.윈은 성인인 댄스 강사의 설득과 압력으로 미나를 파트너로 받아들이긴 했지만, 처음 듀오로 결정될 때 (유명인이긴 하지만 본질적으론 미나와 같은 나이인) 그의 거센 반발은 잠복했을 뿐, 그리 변한 게 없다. 미나가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자 E.D.윈은 다소 변화된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기왕 이렇게 된 바에야 미나의 실력이 자기 '급'에 맞을 정도로 향상되길 기대하는 목적성이 확실하다. 즉 E.D.윈은 미나가 기대하는 파트너십이 아니라 용도에 맞게 이용하려는 태도에 불과한 것이다. 물론 재능 넘치는 12살 댄서에게 아직 '어른'의 성숙함과 배려를 기대하긴 어려운 노릇이다. 동화 같은 러브스토리는 사실상 애초부터 환상에 불과했던 셈이다.

게다가 미나는 처음 체험한 욕망에 휩싸여 오랫동안 친분을 쌓아온 단짝 마르쿠스를 일방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한다. 미나 또한 12살 사춘기 초입, 그런 시절에는 자기중심적일 수밖에 없다. 영화 속 미나의 '타락(?)'이 마땅하지 않다면 그 시절 각자의 행태를 상기해 보자. 우리는 대개 당시에 주변 상황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을 테다. 뭔가에 꽂히면, 하필 10대 시절이라면 누구나 그럴 수밖에 없다. 미나의 부모는 오랜만에 가족이 오붓하게 함께 모인 크리스마스 만찬 자리에서 오랜만에 엄마가 솜씨를 발휘한 전통 고기 요리에 손도 안 대는 미나의 모습에서 비로소 딸의 석연찮은 변화를 발견한다. 하지만 이 상황이 딱히 미나의 부모가 자녀를 방관해서도 아니다. 어디에서나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더없이 중요하다. 아니 어쩌면 한 인간의 운명을 결정한다 해도 좋을 갈림길이다.

입체적으로 구현된 가족 구도와 삼각 로맨스의 매력
 
 영화 <오늘부터 댄싱퀸> 스틸 이미지
ⓒ 그린나래미디어㈜
 
여기에서 영화는 3차원적 인간관계로 본격 진입한다. 단순히 소년과 소녀의 첫사랑 진통 또는 사춘기 자녀와 맞벌이 부모의 성장통이라는 평면적 갈등 구조를 넘어서는 이야기로 확장을 시도하는 것이다. 주인공 미나가 중심축에 서는 건 변하지 않지만 좀 더 입체적인 구도가 점점 또렷하게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첫 번째 구도는 할머니↔엄마(+아빠)↔미나, 즉 3대를 관통하는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 설정이다. 할머니와 엄마의 1차 모녀갈등과 엄마와 미나의 2차 모녀갈등, 그리고 갈등을 중화시키는 할머니와 미나의 교류가 종횡으로 교차한다. 이 과정을 거치며 3대를 잇는 가족 간의 소통과 이해가 진통은 겪지만 결국 점진적으로 화해를 이뤄가는 셈이다.

두 번째 구도는 E.D.윈만 바라보는 미나↔미나만 바라보는 마르쿠스↔자기와 맞는 '클래스'만 찾는 E.D.윈, 세 아이의 역학관계다. 고전적인 '나쁜 남자' vs. '지고지순한 순정남' 사이에 의도치 않게 서게 된 주인공의 고민은 첫 번째 상황보다 미나에게 확실히 더 주체적인 결심과정을 요구한다. 앞선 구도가 미나에게 자신이 경험한 상처를 투영하며 반작용처럼 대하던 엄마와 미나 사이의 관계 개선과 진정한 가족애로 승화되는 귀결, 즉 가족의 '완성'이라면, 후자의 구도는 가족의 울타리 밖에서 독자적인 주체로서 책임지고 선택해야 할 '어른'의 길이다. 영화는 이런 보편적이지만 조화롭게 풀어내기엔 난제가 상당한 이야기를 솜씨 좋게 조합해낸다.

영화에서 딱히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국가의 일원인 노르웨이 배경을 의식할 필요는 별로 없다. <오늘부터 댄싱 퀸>은 이미 열거한 여러 장점 덕분에 전 세계 보편적으로 통할 법한 아주 모범적인 성장 드라마로 손색이 없다. 뮤직비디오와 텔레비전 드라마 시리즈로 경력을 만만치 않게 쌓아온 오로라 고세 감독의 연출력+<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의 제작진이 협력한 영화는 적절한 코미디의 기운과 민감할 수 있는 소재와 장치를 솜씨 좋게 버무려내 누구나 진입장벽이 별로 느껴지지 않을 인상적인 소품을 선보이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차이를 인정하되 소통할 여지는 필수라는 고언
 
 영화 <오늘부터 댄싱퀸> 스틸 이미지
ⓒ 그린나래미디어㈜
 
하지만 묘하게 다가오는 부분이 일정하게 존재한다. (물론 필자의 주관적 해석이지만) E.D.윈을 정점으로 하는 10대들이 열광하는 힙합 커뮤니티에 대해 춤이 주는 해방감과 또래 문화에 대한 중립적 태도가 확인되지만, 미나를 사이에 놓고 춤은 힙합 댄스가 전부가 아니라고 웅변하는 것처럼 할머니가 교습하는 클래식 발레와 전통 민속춤을 대비시키는 묘사에서 그저 청춘 로맨스를 넘어서는 어떤 '입장'이 느껴진다면 과도한 해석일까? 여기에 기름을 붓는 건 제작진의 선곡이다. 영화 속에서 미나가 결국 귀의하게 되는 춤의 배경음악이자 대회에서 사용하는 곡, 중세 그레고리안 성가의 팝 버전인 잉거 리스의 '내 인생에서'는 물론, 영화의 주요 전환국면마다 버전을 달리하며 흘러나오는 스칸디나비아 음악의 상징, 그룹 ABBA의 대표곡 '댄싱 퀸'의 강조점이 확연하게 다가온다.

적도에서 극지방까지, 대륙과 대양을 초월해 10대 하위문화의 상징처럼 힙합이 받아들여지는 요즘 시점에서 왜 하필 ABBA의 '댄싱 퀸'일까? 옆 나라 스웨덴 그룹이긴 하지만 ABBA의 음악적 평가 면에서 이는 그저 스칸디나비아 지역에서 워낙 유명하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심증이다. ABBA는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20세기 중반 이후 팝 아티스트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미국-흑인음악의 영향 바깥에 있는 존재다. 전통 북유럽 민요에 기반을 둔 이들의 음악성은 지극히 특수한 예외에 속하지만 그야말로 북유럽 지역에선 국경을 초월해 하나의 지역적 정체성을 상징하는 대중문화 유산에 속하기에, 유독 E.D.윈이 (미나에겐 묻지도 않고 결정해놓은) 국적불명의 힙합 비트와 대척점에 선다는 느낌이 짙은데 이런 배치가 묘한 상상과 차별화를 유발하는 촉매로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국수적으로 해석하면 '우리 것은 좋은 것이야!' 혹은 요즘에는 청소년들이 아름다운 동요나 포크송 대신에 국적 불명의 시끄럽고 요란법석인 알아듣기도 힘든 음악을 좋아한다는 푸념에 불과할 테지만, 사실 근래 외래어 범벅에다 팬덤에 깊숙이 들어가지 않으면 소화하기 힘든 내용으로 가득 찬 채 '그들만의 리그'처럼 되어가는 하위문화 경향에 대한 '의견'이나 '입장'으로 의도적으로 (그 동네에선 누구나 흥얼거릴 수 있는) ABBA가 배치된 것 아닐까 상상해본다. 청소년들에게 자유로운 의사 표현과 존중이 당연히 필요하지만, 소통과 공감은 세대를 초월해 작용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의 발로라면 더없이 훌륭한 선곡일 테다.

거기에 마치 할머니에게 바치는 송가처럼 현란한 전자 비트의 경쟁 곡들에 개의치 않고 미나가 선곡한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로 유명한 리듬의 그 곡 사용은 영화 후반부에 갈등을 딛고 화해와 공감에 이르게 된 미나 가족과 절친이자 속마음을 숨기고 있던 단짝 마르쿠스와의 관계 회복을 상징하는 기제로 탁월한 효능을 발휘한다. 청소년 드라마이지만 춤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에 절대 춤과 음악에 대해 허술하게 대하지 않아서 눈요기만으로도 상당한 재미를 선사해준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대미를 장식하는 댄스 경연대회 결과도 억지 결말이 아니라 조화로운 마무리로 기대를 충족해준다. 하지만 제작진의 의도는 앞선 ABBA 음악 선곡과 더불어 명확해 보인다. 부모세대가 이러니저러니 할 건 아니지만 그저 접근하지 않고 방치하는 건 답이 아니며 서로 공감대를 나눌 무엇인가가 필요하단 결론이다. 제법 흥미로운 논쟁점을 제시하는 영화다.

그런 행간의 의미심장함을 놓치지 않아 주시길 기대하지만, 본질적으로 <오늘부터 댄싱퀸>은 12살 소녀와 소년들의 성장 드라마이자 순정 로맨스라는 정체성을 벗어나지 않는다. 기본기에 꽤나 탁월하기 때문에 흐뭇하게 지켜보다 짬이 생기면 가족간의 소통이나 북유럽의 교육과 문화 현실에 대해서도 돌아본다면 더 없이 효율적으로 이 영화를 즐길 수 있겠다. 무엇보다 차이와 다름을 인정하고 자녀를 독립적 인격체로 존중하는 데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당위+염려된다면 소통의 통로부터 모색하자는 해법이 절묘하게 궁합을 이룬 청소년 성장물은 요즘 귀하니 말이다. 참 오랜만에 상투적이지 않은 온 가족 관람 추천영화가 우리에게 도착했다.
 
<작품정보>
오늘부터 댄싱퀸 Dancing Queen
2024│노르웨이│드라마/가족
2024.05.29. 개봉(롯데시네마 단독 개봉)│92분│전체관람가
감독 오로라 고세
각본 실리에 홀테
주연 리브 엘비라 쉬퍼순 라르손(미나 역), 스툴라 하르비츠(마르쿠스 역),
             빌야르 크누센 브야달(E.D.윈 역)
출연 일바 뢰스텐-하가(벨라 역), 안네 마리트 야콥센(미나 할머니 역),
             안드레아 브라인 호빅(미나 엄마 역), 안데스 바스모(미나 아빠 역),
             센지스 알(션 역)
수입/배급 그린나래미디어㈜
제공/공동배급 ㈜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
 
2023 시애틀국제영화제 관객상-장편
2023 1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국제경쟁 심사위원 특별언급
2023 시네키드영화제 관객상
2023 브라치영화제 관객상
2023 아만다어워즈 어린이 작품상
2023 취리히영화제 어린이 심사위원상
2023 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 K 플러스 부문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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