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댄스 춰…계집X들 빵댕이나 흔들어" 고교 단톡방 논란

사진 KBS 캡처

울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체육대회 행사 도중 3학년 남학생이 단체 채팅방에서 후배들에게 성적인 내용으로 막말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KBS 보도에 따르면 울산 동구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서 전교생이 참여하는 댄스 공연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

이 학교에서는 매년 체육대회 때마다 전교생이 참여하는 춤 행사를 연다. 1, 2학년 학생들은 이른바 '군무'를 선보이고, 3학년은 학생들을 모아 통솔하는 역할이라고 전해졌다.

그런데 140여 명이 모여있는 한 단체 채팅방에서 춤 행사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어떤 곡에 춤을 출지 논의하다가 한 팀이 "섹시한 춤을 추자"라는 제안을 했고, 일부 여학생들이 반발한 것이다.

그러자 한 3학년 남학생이 "그냥 빵댕이(엉덩이) 흔들면 되지 말이 많아, 계집X들이"라고 막말을 했다. 또한 다른 학생이 "너무 섹시해서 선생님들이 당황할 거다"라고 하자, 다른 3학년 남학생은 "섹시한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당황하죠?"라고 비꼬기도 했다.

이에 1, 2학년 학생들은 학교 측에 문제 제기를 했다. 이후 성희롱성 발언을 한 학생은 단체 채팅방에 사과문을 올렸다.

사진 KBS 캡처

이 학생은 "3학년만 있는 방인 줄 알고 장난식으로 그런 말을 올렸다가 모두가 모인 방인 걸 알자마자 즉시 지웠다"며 "짧은 시간에 제가 보낸 불쾌한 말을 보신 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학생은 "이런 장난을 쳐서 분위기를 흐려 정말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공개 사과 뒤 그는 채팅방을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한 뒤 1, 2학년 학생들은 행사 참여에 소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1, 2학년 학생 일부는 "사과 자체도 성의 있는 사과가 아니었다"며 연습 자체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불이익을 당할까봐 행사에서 빠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한다.

문제를 인지한 학교 측은 "성 문제에 대해서는 예민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조만간 생활 선도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해당 발언을 한 학생은 춤과 관련한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다"며 분리 조치가 이루어졌다고 알렸다.

그러면서도 "학생 자치회의 활동이기 때문에 개입할 수 없고, 학생들이 원할 경우에만 참여하도록 독려해 공연은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