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즈 대체제를 만들어라!”, 경쟁 치열한 인생 시뮬레이션 시장
인생 시뮬레이션 계의 대명사 ‘심즈’ 시리즈가 약 24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심즈’는 맥시스가 개발하고 EA에서 유통하는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누적 판매량 2억 장 이상, 누적 매출 50억 달러 이상이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런 대기록을 세울 수 있는 것은 심즈의 마땅한 대체 게임이 없고, 이용자의 게임 충성도가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일례로 ‘심즈4’는 60개 이상의 유료 DLC를 제공하고 있어, 전부 구매하면 추가 콘텐츠 비용으로만 100만 원 넘게 소비하게 된다.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심즈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풀팩(모든 DLC 구매)’ 인증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다.
‘풀팩’ 인증을 진행한 한 이용자는 “이렇게 쪼개 파는 DLC를 다 샀다는 점에서 ‘현타’가 오긴 하지만, 심즈를 대체할 수 있는 게임이 없다.”라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다양한 게임사들이 ‘심즈 대체제’ 만들기에 힘을 쏟고 있다. ‘심즈4’도 나온지 10년이나 된 고전(?) 게임이다 보니, 최신 기술로 새롭게 만든 완벽한 대체제를 선보인다면, 심즈 이용자들의 유입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국내에서는 크래프톤이 ‘인조이’로 인생 시뮬레이션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인조이’는 세밀하고 다양한 ‘인간관계’가 특징인 게임으로, 이용자는 가상 세계 속의 신이 되어 원하는 대로 아바타 ‘조이’들의 삶을 변경하고 지켜보며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인간관계’에 무게를 둔 만큼 게임은 ‘가족애’라는 별도의 관계 시스템도 존재해, 일반적인 조이(아바타)와 가족 조이의 상호작용이 달라지는 등 더 현실적이고 실감 나는 상호작용을 만나볼 수 있다.
지난 4월에는 ‘조이’가 운전하거나 탑승할 수 있는 ‘차량’, 일상생활을 함께 즐기는 ‘단체 행동’, 과거 행동이 이후 삶에 영향을 주는 ‘평판(카르마)’, 도시의 전광판, 날씨, 청결도 등을 조절할 수 있는 ‘도시 편집’, 상황을 만들어 즐길 수 있는 ‘스튜디오’, 고해상도 스크린샷이 가능한 ‘포토 모드’ 등의 개발 로드맵이 공개돼 이용자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크래프톤의 한 관계자는 “디스코드 및 SNS를 통해 적극적인 이용자와의 소통으로 게임을 발전시키고자 한다.”, “가감 없이 게임에 대한 감상과 궁금증을 나눠주시길 바라며, 게임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심즈2’, ‘심즈3’ 개발자 로드 험블이 이끄는 패러독스 인터랙티브의 개발팀, 패러독스 인터랙티브 테크토닉에서도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이름하여 ‘라이프 바이 유’는 심즈 시리즈보다 더 높은 자유도를 내세워, 시간이나 대화 내용 등 인 게임 요소의 대부분을 이용자가 편집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또한 개발자들은 ‘개방성’을 강조하며 캐릭터 아이콘을 클릭하는 것만으로도 로딩 없이 자유롭게 다른 캐릭터의 시점과 삶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게임을 디자인했다. 길을 가다 마음에 드는 아바타가 있으면, 즉시 해당 아바타로 시점을 변경해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외에도 오픈월드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탈 것, 자유로운 건축 기능, 이벤트, 선택적 퀘스트 기능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문명, 엑스컴의 개발자로 이름을 알린 제이크 솔로몬의 미드서머 스튜디오도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에 눈독 들이고 있다. 볼티모어에 본진을 둔 미드서머는 회사 설립 목적부터 ‘차세대’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밝혔으며, 심즈 시리즈 및 DLC의 프로듀서인 그랜트 로디엑을 비롯한 인재들을 다수 영입했다.
개발 중인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밝혀진 바 없으나, 회사의 CEO인 제이크 솔로몬은 “게임에서의 최고의 스토리는 이용자가 만들어 낸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현대 생활에서 마주치는 드라마에 초점을 맞춘 인생 시뮬레이션을 만들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드서머 스튜디오는 크래프톤을 비롯한 F4 펀드, 1업 벤처스, 데이 제로 프로덕션 등에게 약 600만 달러를 투자받아 설립된 회사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시장에 대해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현재 ‘심즈4’는 DLC로 인한 피로도가 꾸준히 누적된 상태고, ‘심즈5’로 불리는 ‘프로젝트 르네’는 명확한 출시 시기조차도 알려지지 않아 딱 지금이 (인생 시뮬레이션 시장에 뛰어들) 적기다.”, “‘인조이’를 비롯한 각종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이 심즈를 대체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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