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만난 자에서 선한 사마리아인으로” 예자회 이야기

우성규 2024. 5. 2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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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치유자이신 예수님이 상처받은 사모님들을 상처받은 지구촌이란 병원에서 간호사 역할로 부르십니다. 함께 모여서 위로하고 함께 울고 함께 기뻐하면 좋겠습니다."

올해로 창립 24주년을 맞이한 예수자랑사모선교회(예자회)의 시작이다.

14명이 처음 모인 예자회 사모들은 매주 평일 오전 11시 모여서 중보기도를 함께하는 한편 된장 고추장 청국장을 만들어 팔며 자활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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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시작한 기감 예수자랑사모선교회
28일 창립 24주년 기념예배 현장
구순이 넘은 예자회 김재희 사모가 28일 충남 천안 예수자랑사모교회 예배당에서 대표 기도를 하고 있다. 김 사모는 유기성 목사의 배우자 박리부가 사모의 모친이다.


“상처받은 치유자이신 예수님이 상처받은 사모님들을 상처받은 지구촌이란 병원에서 간호사 역할로 부르십니다. 함께 모여서 위로하고 함께 울고 함께 기뻐하면 좋겠습니다.”

모든 건 이 한 장의 크리스마스 카드 문구로 시작한다. 경기도 용인 목양감리교회를 담임하던 배상길 목사와 사별한 이정정(83) 사모는 2000년 전국의 홀사모들에게 성탄절 카드를 보내고 응답한 이들과 함께 자신의 집에서 모임을 시작했다. 올해로 창립 24주년을 맞이한 예수자랑사모선교회(예자회)의 시작이다.

이 사모는 “한국교회에서는 남편 목회자와 사별한 사모가 바로 강도 만난 자”라고 말했다. 교회는 매주 예배를 드려야 하기에 담임목사는 곧바로 대체된다. 목회자를 잃은 유가족은 슬픔을 추스를 새도 없이 교회 주택을 비워야 하고 사모는 성년이 되지 못한 아이들을 키워야 하기에 가장의 역할을 떠맡게 된다. 주일에 예배드릴 교회조차 없는 지독한 외로움. 남편과 함께 눈물로 교회를 세우고 뒤에서 온갖 궂은일을 하며 성도들을 섬겨왔지만, 사별과 동시에 거리에 나앉게 되는 이들이 바로 한국교회 홀사모들이다.

기감 본부 선교국 목회자들이 28일 충남 천안 예수자랑사모교회 예배당에서 예자회 창립 24주년 기념예배를 인도하고 있다.


이 사모는 “강도 만난 자에서 선한 사마리아인의 자리로 나아가기 위해 예자회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14명이 처음 모인 예자회 사모들은 매주 평일 오전 11시 모여서 중보기도를 함께하는 한편 된장 고추장 청국장을 만들어 팔며 자활에 나선다. 신약성경 예수님께 칭찬받은 과부의 두 렙돈처럼 서로의 작은 정성을 모아 장학사업을 시작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선교국과 목회자유가족지원센터 등의 도움으로 학자금 지원은 탄탄해지고 별세 목회자의 자녀들은 선교사로 목회자로 신학생으로 성장했다. 최근엔 홀사모 출신 목회자의 신학대학원 학비까지 지원하기에 이른다.

예자회(회장 배영선 사모)는 28일 충남 천안 예수자랑사모교회에서 창립 24주년 감사예배 및 자녀선교사 후원 바자회를 열었다. 대만 라오스 미국 베트남 필리핀에서 사역 중인 홀사모 자녀 선교사들을 돕기 위한 바자회는 기감 선교국과 함께 주최해 열렸다. 20년 넘게 예자회 사모들과 인연을 이어온 태동화 선교국 총무는 “예수님만 자랑하는 사모들의 기도, 예자회의 기도가 교회 중보기도의 본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 사랑가득한교회 이상복 목사는 에스겔 37장 5절 말씀으로 마른 뼈 들이 살아나는 이야기를 전하며 부흥회를 연상케 하는 뜨거운 설교로 사모들의 눈물을 닦아냈다.

예자회 회원 사모들과 기감 선교국 목회자들이 28일 충남 천안 예수자랑사모교회 예배당에서 손가락 하트를 들어 보이고 있다.


눈물이 마른 자리에서 사모들은 감사와 기도와 나눔을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다. 예자회 회장 배영선 사모는 “초대교회와 같은 사랑의 역사를 예자회 24년을 이어오며 경험했다”면서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다른 아픈 이들의 상처를 위로하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글·사진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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