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모독 의심에 기독교인 집 ‘화르륵’…파키스탄 종교박해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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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동부지역 펀자브주에서 '신성모독'을 했다는 정황만으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기독교인을 집단 폭행하고 화재를 일으켜 충격을 주고 있다.
필레이 총무는 "기독교인을 표적으로 삼는 것은 파키스탄의 가혹한 신성모독법의 맥락에서 발생하는 것"이라며 "이는 종교적 소수자를 박해하거나 개인 분쟁을 해결하는 데 자주 사용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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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박해 사건 발생해 충격
파키스탄 동부지역 펀자브주에서 ‘신성모독’을 했다는 정황만으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기독교인을 집단 폭행하고 화재를 일으켜 충격을 주고 있다. 교계는 즉각 성명을 내고 기독교 박해 행위가 확대되지 않도록 파키스탄 정부의 강력 대응을 촉구했다.
27일(현지시간) 파키스탄 현지 매체를 종합하면 파키스탄 동부 경찰은 이슬람 경전 ‘쿠란’을 모독했단 정황만으로 기독교 가정을 폭행한 무슬림 100여명을 체포하고 반테러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사건은 앞선 지난 25일(현지시간) 발생했다. 현지 경찰 당국에 따르면 지역 무슬림들은 ‘기독교인 가정집 밖에서 불에 탄 쿠란의 페이지를 봤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무슬림들은 배후에 기독교인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기독교인 2가정의 10여명을 집단 폭행했고, 이들의 집과 신발 공장에 불을 지른 것으로도 전해졌다.
누를 울 아민 멩갈 펀자브주 내무부 장관은 “파키스탄에서 종교를 가장한 불의는 용납되지 않는다”며 “철저히 조사한 뒤 법에 따라 조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세계교회협의회(WCC)는 성명서를 내고 파키스탄 내 기독교 박해 확대 방지를 호소했다. 제리 필레이 총무는 성명을 통해 “폭도들의 폭력은 개인이 쿠란을 모독했다는 근거 없는 소문으로 인해 촉발됐다”며 “이에 가족들은 공포에 질려 혼란 속에서 피난처를 찾아 도망쳤다”고 전했다.
필레이 총무는 “기독교인을 표적으로 삼는 것은 파키스탄의 가혹한 신성모독법의 맥락에서 발생하는 것”이라며 “이는 종교적 소수자를 박해하거나 개인 분쟁을 해결하는 데 자주 사용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펀자브주 정부 및 파키스탄의 다른 지역에 (기독교 박해 관련) 폭력 사태가 확대되지 않도록 방지할 것을 호소한다”며 “피해를 입은 가정을 위해 지속적인 기도와 관심을 가져달라”고 강조했다.
기독교 박해 감시 단체인 오픈도어선교회가 올 초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파키스탄은기독교 박해가 심한 나라 7위로 나타났다. 무슬림이 약 97%에 달하는 파키스탄에는 신성모독 관련법이 있어 이슬람 신성모독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고 사형에 처한다. 다만 신성모독 혐의가 있다는 소식만으로도 용의자에게 폭력을 가하는 사건은 적지 않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교계의 관심이 필요하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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