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조 김민수의 진심…"우린 '투수의 팀' 아닌 그냥 'KT', 하나잖아요" [인터뷰]

최원영 기자 2024. 5. 28.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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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투수 김민수가 인터뷰를 마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원 팀(One Team)이다.

KT 위즈는 그동안 '투수 강국'이라 불렸다. 올해는 부상 이탈자가 많아졌지만, 막강한 선발진이 대표적이었다. 중간계투진도 탄탄했다. 여기서 우완 구원투수 김민수는 하고 싶은 말이 생겼다.

김민수는 "외부에선 우리를 '투수의 팀'이라고들 하신다. 그런데 우리는 진짜 그냥 'KT'다"며 "타자들의 컨디션이 조금 안 좋은 날 투수들이 잘 던져 이긴 경기도 있었지만, 투수들이 무너졌을 때 타자들이 많은 점수를 내줘 승리한 경기도 많았다. 요즘엔 타자들도 잘 치고 투수들도 최대한 최소 실점으로 막으려 해 경기력이 좋아진 듯하다. 우린 그런 조화가 좋은 팀이라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한 가지 더 있다. 김민수는 "우리 선발투수들이 너무 괴물 같이 잘해서 그런지 중간투수들이 비교적 주목을 덜 받는 것 같다. 불펜도 못지않게 좋다"며 "사실 (박)영현이나 (손)동현이 등 뒤에서 묵묵하게 잘해주는 투수들이 많다. 결국 누구 한 명이 잘해서가 아닌, 전체적으로 다 같이 노력하고 버텼기에 경기력이 나아졌다고 본다. 그런 부분들을 주목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민수도 꿋꿋하게 구원진을 지킨 투수 중 한 명이었다. 시즌 초반 다른 필승조 선수들이 부진 및 부상으로 고전할 때 홀로 남아 마운드를 지켰다. 팀 내 중간계투진 중 가장 많은 28경기에 출전했고, 최다 이닝인 30⅓이닝을 소화했다.

그럼에도 김민수는 바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나는 아니다. 난 엄청 투덜대고 생색도 낸다"며 "잘 던진 날엔 마운드에서 내려온 뒤 코치님께 투덜거린다. 감독님께 까불기도 한다.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잘 이해해 주시고 귀엽게 봐주셔서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 자리를 빌려…아니다. 말 안 하겠다. 감사드린다는 말은 너무 상투적이지 않나"라며 "감독님이 '괜찮냐'라고 물으시면 누가 '안 괜찮습니다'라고 답하겠나. 근데 나는 한다. 컨디션이 조금 별로면 솔직히 '안 좋은 것 같습니다'라고 말씀드린다. 감독님께서 관리를 잘해주신다"고 말하며 웃었다.

KT 위즈 투수 김민수가 경기에 구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김민수는 "내가 불펜에서 중심을 잘 잡았는지는 모르겠다. 지난해 아파서 1년 동안 제대로 뛰지 못했다. 마음고생을 했고, 배운 것도 있었다"며 "올해는 출발이 잘 돼 행복한 마음이 크다. 팀이 잘할 때, 이길 때 더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어깨 부상으로 5월 말 1군에 합류했다. 8월엔 발목이 골절돼 수술대에 오르며 시즌 아웃됐다. 14경기에 나서는 데 그쳤다.

김민수는 "발목을 다쳤을 때 '이게 운명인가 보다' 싶었다. 어깨와 팔을 더 잘 만들어 보자고 다짐했다"며 "사실 5월에 복귀했을 때 이전 같은 퍼포먼스를 선보이지 못해 무척 속상했다. 내가 욕심을 내 병원의 소견보다 급하게 몸을 만들어서 그랬던 것 같다. 다행히 올해는 몸에 전혀 이상이 없다"고 돌아봤다.

올 시즌엔 3월 3경기서 무실점을 빚은 뒤 4월 13경기서 평균자책점 6.28로 주춤했다. 5월 들어 다시 궤도에 올랐다. 12경기서 평균자책점 2.84로 호투 중이다. 김민수는 "사람이라면 이제 좀 잘해야 한다. 나도 명색이 프로야구 선수 아닌가. 잘할 때도 있어야 한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목표는 늘 필승조인데 아직 부족하다. 필승조는 안정감이 우선이어야 하지만 난 구위가 좋은 유형은 아니다"며 "타자를 맞춰 잡는 스타일이라 긴박한 상황에 등판하면 조금 불안할 수도 있다. 더 정교하게 투구할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민수의 노트북엔 10가지 목표가 적혀있다. 단기적인 것도, 장기적인 것도 있다. 그중 1번은 무엇일까. 김민수는 "'두 번 다시 아프지 않기'다. 건강하게 시즌을 잘 마치고 싶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사진=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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