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지성적 목회에 유용하지만 영성 훈련엔 도움 안돼…블록체인, 이단 침투 저지에 유익

정홍준 2024. 5. 28.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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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법학회-동아대 법학연구소, 24일 학술세미나 ‘AI시대의 교회와 법’ 공동 주최
한국교회법학회와 동아대 법학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제33회 학술세미나가 지난 24일 부산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모의법정에서 개최됐다. 서헌제(앞줄 오른쪽 네 번째) 한국교회법학회장과 김용의(앞줄 오른쪽 두 번째)동아대 법학연구소장이 세미나를 마친 뒤 참석자들과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인공지능은 로봇에 장착돼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던 단계에서 이제는 인간의 사고를 대신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심지어 문학작품을 만들고 그림을 그리며 작곡도 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근거로 한 생성형 인공지능(GA)인 챗GPT가 등장해 질문과 답변을 통해 엄청난 정보를 제공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의 지적 활동을 지원해주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은 인간 생활에 유익을 줄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일자리 상실, 정보력 양극화와 그에 따른 권력과 부의 집중, 정보왜곡과 파괴적 의사결정, 사생활침해 등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교회가 이러한 최신 기술에 의한 사회변화를 무시하거나 모르고 지낼 수 없다. 교회의 중요한 역할인 전도와 교육, 성경공부, 강론(설교)에 이르기까지 인공지능은 유익하게 사용될 수 있지만 이러한 기술이 합당하게 사용되지 않으면 교회에 큰 피해를 끼칠 수 있다.

한국교회법학회(학회장 서헌제 교수)와 동아대 법학연구소(소장 김용의 교수)는 지난 24일 부산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모의법정에서 ‘인공지능(AI) 시대의 교회와 법’이란 주제로 제33회 학술세미나를 공동 주최했다.

한국교회법학회(학회장 서헌제 교수)는 법무부 사단법인으로 허가를 받아 2013년 4월 4일 창립됐다. 하나님의 말씀을 바탕으로 교회법을 정립하고 교회분쟁 예방과 해결책을 제시하는 등 교회의 공공성과 신뢰성 회복에 주력하고 법적대응과 지원책을 제시함으로써 한국교회의 자유와 권리를 수호하는데 앞장서는 사명을 감당해왔다.

김용의 동아대 법학연구소장이 지난 24일 부산 동의대에서 열린 제33회 학술세미나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목회와 교회행정’에 대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학술세미나 1부 예배 및 개회는 학회 상임이사 황영복 목사의 인도로 진행됐다. 이어 2부 주제발표 시간에는 김용의 동아대 법학연구소장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목회와 교회행정’, 이종민 총신대 교수가 ‘교회, 목회자의 인공지능(AI) 활용과 기독교윤리’, 한국지식재산연구원 문명섭 박사가 ‘인공지능(AI)과 교회법’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추일엽(오른쪽) 수원 주님의교회 목사, 송웅섭 총신대 교수가 24일 교회와 목회자의 인공지능(AI)활용과 기독교 윤리에 대해 지정토론을 하고 있다.

3부 토론과 질의 시간에는 추일엽 수원 주님의교회 목사, 송웅섭 총신대 교수, 박상흠 법무법인 우리들 변호사가 패널로 참여해 기독교 윤리에 대한 토론을 했다. 박 변호사는 “챗GPT 관련 발제문은 교회의 예배형태에 일정 부분 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해 주목할 내용이었다. 그리고 목회자의 영역에서 목양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도 향후 목회자의 업무역할이 어떻게 변할 수 있을지 전망해준 점에서 매우 인상 깊은 논의였다”고 말했다.

서헌제 한국교회법학회장은 “이단들이 다수 교인으로 등록해 교회를 무너뜨리고 교회재산을 가로채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유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용의 동아대법학연구소장은 “이번 학술대회는 신기술이 급속하게 발전되고 확산해 우리생활의 모든 면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 시대에 교회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또 그것들을 활용할 때 나타나는 부작용이나 문제들을 어떻게 방지하고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핵심적인 주제들을 연구한 내용을 발표하고 토론하는 좋은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해운대 하나로교회 박경만 목사는 “목회자로서 설교준비, 자료검색을 챗GPT를 적극 활용해야겠다는 도전을 받았다. 하나님이 주신 좋은 도구로 활용하면 목회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성도들에게 챗GPT가 보편화 되지 않았지만 열려있는 성도라면 적극 수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변화될 목회의 방향을 꿈꾸며 소감을 전했다.

이밖에 “교회 분쟁의 첫 출발이라고 할 수 있는 교인의 지위, 그 지위를 결정하는 기준에 관한 논의를 해결하는 신기술로 블록체인을 제시한 것은 기존 교회법학회에서는 논의되지 않았던 새롭고 참신한 의견이었다” “블록체인 기술이 교회재산 관리와 연결된 이단 사이비의 교회 침투를 봉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교회 전체가 공유할 주제라 판단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목회자의 챗GPT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지성적인 목회에만 의존하게 돼 깊은 묵상과 영성훈련을 소홀히 할 수 있다. 예배의 본질과 멀어질 수 있으며 영성훈련을 등한시 할 수 있다는 점에 적극 공감한다”라는 견해도 제시됐다.

신앙의 양축인 지성과 영성 중 챗GPT는 지성적인 측면에 치중돼 있다. 챗GPT 사용자에 있어서 목회자와 평신도 구분이 사라질 수 있어 향후 챗GPT를 활용한 예배가 한국교회의 예배환경과 참여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경계심을 갖게 된다는 시각도 있다. 이번 학술세미나는 AI시대가 가져올 교회의 새로운 변화를 통찰하고 한국교회가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지 새로운 숙제를 던졌다.

부산=글·사진 정홍준 객원기자 jong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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