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만 해도 아름다운데... 이러다 죽도 다 망가진다"
진재중 2024. 5. 28. 13:33
강원도 고성 죽도 해상공사 현장... 개발 강행, 이대로 괜찮을까
죽도(竹島)는 동해안에서는 울릉도와 독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다른 동해안의 섬들에 없는 독특한 습지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다. 습지에는 빙하기 이후 고립되어 진화하고 있는 청개구리 개체군이 분포하고 화강암이 풍화되어 형성한 독특한 타포니 지형이 발달한 곳이다. 면적은 5만 292㎡에 달한다.
섬에서 바라본 해변은 좌로는 오호 해변이, 우로는 송지호 해변이 한눈에 들어온다. 호텔을 사이에 두고 두 해변으로 나누어져 있다. 오호 해변은 바로 앞에 죽도와 도로 건너 송지호가 있어 평상시에도 많은 탐방객이 찾는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섬은 넓은 바다를 항해하는 엄마 돌고래와 아기 돌고래가 속삭이는 형상이다. 섬은 화강암으로 되어있어 대나무 군락지와 조화를 이뤄 신비롭기까지 하다. 죽도는 생태자연도 지질 경관 1등급으로 산림청과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희귀식물이 자생하는 곳이다. 또한 고성 죽도 일원은 국내 최고의 바닷속 경관과 생태계 환경을 보유하고 있어 2018년 해중경관지구로 지정됐으며 해양수산부 '해양레저관광 거점' 시범 사업지로도 선정된 섬이다.
문제는 정부의 모순된 정책과 관광수입에 의존하려는 지자체 행정이다. 이 섬은 해수부에서 해중 경관지구로 선정했고 산림청과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희귀식물이 자생하는 섬으로 지정한 곳이다.
동해안에는 방문객을 끌어들여 관광수입을 늘리기 위한 각종 시설물들이 경쟁적으로 들어서고 있다. 동해바다를 볼 수있는 곳이면 해안 관찰로, 해안 경관로, 해중공원 등의 명목으로 개발되거나 개발이 진행 중이다.
죽도는 방문객들에게 이상향을 품게 해주었던 동해안 바다의 무릉도원이었다. 죽도가 가지고 있는 꿈은 사라지고 섬에 의지해 살았던 식물과 바닷속에 기대고 있던 해조류도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진재중 기자]
육상 공사장을 방불케 한다. 포클레인과 대형 장비들이 굉음을 울리며 쉴 새 없이 돌고 있다. 바다를 삼킬 것 같은 대형공사다.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죽도(竹島) 이야기다.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을... "개발보다는 보존이 우선"
▲ 오호해변 앞 공사현장 해양레져관광 거점시설을 하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2024/5) |
ⓒ 진재중 |
죽도(竹島)는 동해안에서는 울릉도와 독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다른 동해안의 섬들에 없는 독특한 습지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다. 습지에는 빙하기 이후 고립되어 진화하고 있는 청개구리 개체군이 분포하고 화강암이 풍화되어 형성한 독특한 타포니 지형이 발달한 곳이다. 면적은 5만 292㎡에 달한다.
강릉원주대 생물학과 이규송 교수는 "죽도는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일 뿐만 아니라 바닷속 생태계도 양호하게 발달하고 있어 절대 보존해야 할 섬"이라며, "전체적으로 섬 고유의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외부와의 연결은 경관가치를 훼손하고 외래 동식물 유입으로 고유한 섬 생태계가 교란될 수 있다. 따라서 개발보다는 보전을 우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 죽도 식생대 야광나무,참싸리 등 희귀식물이 자생하는 섬이다 |
ⓒ 진재중 |
섬에서 바라본 해변은 좌로는 오호 해변이, 우로는 송지호 해변이 한눈에 들어온다. 호텔을 사이에 두고 두 해변으로 나누어져 있다. 오호 해변은 바로 앞에 죽도와 도로 건너 송지호가 있어 평상시에도 많은 탐방객이 찾는다.
이 마을에 터를 잡고 살아온 한 주민은 "죽도는 우리 지역의 자랑거리인데 저섬과 육지를 연결하면 섬은 바로 망가질 것"이라며 "멀리서 바라보기만 해도 아름다운데 왜 굳이 망가트리면서 공사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멈추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 섬에서 바라본 해변 좌로는 오호해변이 우로는 송지호 해변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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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도에서 바라본 공사현장(202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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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내려다 본 섬은 넓은 바다를 항해하는 엄마 돌고래와 아기 돌고래가 속삭이는 형상이다. 섬은 화강암으로 되어있어 대나무 군락지와 조화를 이뤄 신비롭기까지 하다. 죽도는 생태자연도 지질 경관 1등급으로 산림청과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희귀식물이 자생하는 곳이다. 또한 고성 죽도 일원은 국내 최고의 바닷속 경관과 생태계 환경을 보유하고 있어 2018년 해중경관지구로 지정됐으며 해양수산부 '해양레저관광 거점' 시범 사업지로도 선정된 섬이다.
▲ 돌고래 형상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죽도는 돌고래 모습을 띄고있다. |
ⓒ 진재중 |
▲ 대나무 죽도에 군락을 이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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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는 지난 2018년 해양수산부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해당 사업은 고성군 죽왕면 오호리 해변 일원에 동해안의 사계절 해양레저관광 거점 시설을 조성하는 것이다. 해중 경관지구로 지정·고시된 죽왕면 오호리해변 - 죽도 일원에 국비 205억 원, 도비 73억 원을 포함해 총 410억여 원을 투입, 공사를 진행 중이다.
바다 위와 바닷속, 육상에 '해상 길'에서 부터 '스카이워크' '수중레저 시설' 등이 설치된다. 해상시설로는 오호리 해변에서 죽도까지 780m 길이를 폭 5.5m로 연결하고 해수면부터 높이 25m의 '해상 스카이워크'를 만든다. 또 지상 3층 해상전망대·해양레저지원시설도 건립된다. 이와 함께 죽도에는 섬을 걸어서 돌 수 있도록 폭 2m에 길이 525m 규모의 '죽도 산책로'가 조성된다.
▲ 해상공사 오호해변과 죽도를 잇는 공사가 한창이다(202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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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정부의 모순된 정책과 관광수입에 의존하려는 지자체 행정이다. 이 섬은 해수부에서 해중 경관지구로 선정했고 산림청과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희귀식물이 자생하는 섬으로 지정한 곳이다.
죽도를 보기 위해 자주 찾는다는 김명환씨(57세)는 "죽도는 손을 대서는 안 된다. '저곳엔 뭐가 있을까, 언제 가볼까' 하고 그리움의 대상이었는데 해상에 다리가 건설되어 바로 간다면 고성 죽도는 더 이상 오지 않을 것 같다. 이대로 둘 수는 없을까?" 하고 개발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방문객은 "전에는 섬과 육지가 이어지는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곳이라 해서 왔었는데 이제 그 특이한 현상은 볼 수 없게 되었다. 자연이 주는 그 가치를 저버리는 행위 같아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관광수입에 매달리는 근시안적인 행정 그만 둬야"
▲ 죽도 희귀식물이 자생하는 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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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세의 기적 1년에 한번 모래가 쌓여 죽도와 오호해변을 잇는 길이 형성된다(202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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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에는 방문객을 끌어들여 관광수입을 늘리기 위한 각종 시설물들이 경쟁적으로 들어서고 있다. 동해바다를 볼 수있는 곳이면 해안 관찰로, 해안 경관로, 해중공원 등의 명목으로 개발되거나 개발이 진행 중이다.
강릉원주대 환경조경학과 조태동 교수는 "해안에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 특히 동해안의 섬은 그 자체가 관광자원이고 보존해야 할 유산이다. 한번 망가지면 회복되기 어려운 것이 섬"이라며 "관광수입에 매달리는 근시안적인 행정 행위는그만 두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 정동진해변 앞 인공구조물 공사현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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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는 방문객들에게 이상향을 품게 해주었던 동해안 바다의 무릉도원이었다. 죽도가 가지고 있는 꿈은 사라지고 섬에 의지해 살았던 식물과 바닷속에 기대고 있던 해조류도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죽도를 아프게 하는 공사는 누구를 위한 시설인가를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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