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효진 딸기가방까지…중국 직구 제품, 10개 중 4개는 유해물질
해외 직접구매(직구) 플랫폼에서 판매한 어린이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또 검출됐다. 특히 중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 쉬인에서 판매한 제품에서 기준치의 428배에 달하는 유해 물질이 나왔다.
서울시는 28일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해외 온라인 플랫폼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검사한 결과, 7개 제품에서 유해 화학물질이 나왔다”고 밝혔다.
서울시, 해외직구 제품 안전성 검사
어린이용 가죽가방 4개 가운데 1개 제품에선 폼알데하이드가 기준치 대비 1.2배 초과 검출됐고, 나머지 3개 제품에선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최대 153배 검출됐다. 이 중 2개 제품은 납 등 중금속 함유량도 기준치를 넘었다.
어린이용 신발 2종과 어린이용 가죽 벨트에서도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와 납·폼알데하이드가 초과 검출됐다. 신발 1개 깔창에서는 폼알데하이드 수치가 기준치를 1.8배 초과했고, 나머지 1개 제품에서도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 대비 428배 넘게 나왔다. 어린이용 가죽 벨트에선 안전 기준치 대비 1.78배 많은 납이 나왔다.
이로써 지금까지 서울시가 해외 직구 플랫폼을 대상으로 실시한 7차례 조사 결과, 총 40개 제품에서 최대 428배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어린이가 직접 만지고 사용하는 93개 제품을 먼저 조사한 결과 43%에 달하는 제품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는 의미다.
중국계 직구 제품서 가장 많이 검출된 유해성분은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였다. 완구·학용품·장신구 등 25개 제품에서 발견했다.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정자 수 감소·불임·조산 등 생식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접촉 시 눈·피부 등에 자극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그 중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는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인체발암 가능 물질(2B등급)이다.
다음으로 납·니켈 등 중금속을 포함한 제품이 많았다. 총 15개 제품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중금속은 몸 밖으로 쉽게 배출되지 않고 인체에 축적돼 장기적으로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클로로메틸이소치아졸리논(CMIT)·메틸이소치아졸리논(MIT) 같은 사용금지 방부제가 나온 제품도 3개였다. 어린이가 손으로 직접 만지는 슬라임과 점토 제품이다. 이외에도 폼알데하이드(2건), 붕소(2건), 바륨(1건) 등 기준치를 초과한 제품이 있었다.
기계적·물리적 시험에 탈락한 제품은 9개다. 제품의 날카로운 부분이 베임·긁힘 등을 유발하고, 부품이 작아 삼킴·질식 등 위험이 있는 제품이다. 안전성 검사 결과는 서울시 누리집과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발암가능 프탈레이트계가소제 최다 검출
서울시에 따르면, 지금까지 서울시가 유해물질을 검출한 40개 제품 가운데 33개 제품이 판매가 금지됐다. 송호재 서울시 노동·공정·상생정책관은 “유해성이 확인된 제품은 국내외 온라인 플랫폼 사에 판매 중지를 요청하고 있다”며 “실제로 알리익스프레스와는 이와 관련한 핫라인도 구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해성을 검출한 일부 제품은 여전히 네이버쇼핑·인터파크쇼핑 등 다른 포털사이트를 통해서 판매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예컨대 이른바 ‘공효진 딸기 가방’이란 별칭으로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 중 일부는 중국계 직구 플랫폼 쉬인에서 판매한 제품과 유사한 제품이다. 서울시는 이 제품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를 기준치 대비 23.3~36.4배 초과 검출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유사한 제품이 다른 쇼핑 플랫폼에서 올라오는 게 큰 문제”라며 “해당 제품이 인증을 통과한 제품인지 추가로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송호재 노동·공정·상생정책관은 “체계적으로 품질·안전성 검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국가기술표준원 안전 인증기관 3곳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며 “향후 안전성 검사 대상을 식품 용기, 위생용품, 가구, 어린이용 놀이기구(킥보드), 화장품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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