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랑 가로스 1R 탈락 '라파엘 나달' "파리 올림픽 도전하고 싶다"

[2024 롤랑 가로스 남자단식 1R] 알렉산더 즈베레프 3-0 라파엘 나달

[심재철 기자]

롤랑 가로스 앙투카 코트에서만 무려 14회 우승 위업을 이룬 라파엘 나달이 2년만에 바로 그 코트로 돌아왔지만 부상 후유증은 숨길 수 없었다. 세계 남자 프로테니스 공식 랭킹 275위에 머물고 있지만 보호 랭킹 제도를 활용하여 본선에 나오는 바람에 대진운이 안 좋았다고 말할 수 있다. 하필이면 세계 4위 실력자 알렉산더 즈베레프를 만난 것이다. 두 번째 세트를 타이 브레이크로 끌고간 것이 지금 몸 상태로는 최고의 저항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클레이 코트 최고 실력자로 불리던 라파엘 나달(스페인, 275위)이 우리 시각으로 27일(월) 오후 10시 20분 프랑스 파리에 있는 스타드 롤랑 가로스 필립 샤틀리에 코트에서 벌어진 2024 롤랑 가로스 남자단식 1라운드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4위)에게 3시간 5분만에 0-3(3-6, 6-7, 3-6)으로 졌다.
 

▲ 롤랑 가로스 앙투카 코트에서만 무려 14회 우승 위업을 이룬 라파엘 나달이 2년만에 바로 그 코트로 돌아왔지만 부상 후유증은 숨길 수 없었다. ⓒ UPI/연합뉴스

 
라파엘 나달은 아직 은퇴하지 않는다

이번 게임이 어쩌면 라파엘 나달의 롤랑 가로스 마지막 발걸음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다. 일주일 뒤 38살이 되는 라파엘 나달은 알렉산더 즈베레프를 상대로 먼저 서브를 넣으며 1라운드를 시작했지만 더블 폴트, 스트로크 실수를 저지르며 첫 게임을 내주고 말았다.

이 여파가 첫 세트 나달의 발목을 잡았다. 아홉 번째 게임 알렉산더 즈베레프가 모두를 놀라게 하는 백핸드 드롭샷으로 듀스를 만들더니 네트 바로 앞까지 달려와 절묘한 포핸드 위너를 끝줄 앞에 떨어뜨렸다. 그리고 라파엘 나달의 백핸드가 네트에 걸리며 첫 세트(A.즈베레프 6-3 라파엘 나달)가 끝났다.

라파엘 나달은 두 번째 세트 네 번째 게임에서 서브권을 쥐고 있었지만 2개의 브레이크 포인트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더 흔들리면 따라붙을 기회가 날아간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나달은 강력한 서브를 앞세워 그 게임을 뒤집어내더니 이례적으로 점프 세리머니를 펼치며 기세를 올렸다.

여섯 번째 게임도 라파엘 나달을 상징할 수 있는 멋진 포핸드 다운 더 라인을 뿌리며 따내는 바람에 4-2까지 달아날 수 있었지만 예상했던 것처럼 뒷심이 모자랐다. 6-6 게임 스코어로 시작된 타이 브레이크, 열 번째 포인트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가 백핸드 위너로 6-4를 만들어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잔뜩 끌어올렸고 결국 나달의 백핸드 실수로 2세트는 'A.즈베레프 7-5 라파엘 나달'로 끝났다.

이어진 3세트 초반은 나달의 반짝 상승세가 주도했다. 여전한 포핸드 다운 더 라인으로 얼리 브레이크 포인트를 따내 게임 스코어를 2-0으로 만든 것이다. 하지만 나달은 곧바로 이어진 자기 서브 게임을 지키지 못하고 더 멀리 달아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네 번째 게임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는 포핸드 스윙 발리 실수, 네트 앞 포핸드 발리 실수를 연거푸 저지르며 브레이크 포인트 위기에 내몰렸지만 포기하지 않고 나달과 스트로크 싸움을 펼친 덕분에 2-2로 균형을 이뤘다.

일곱 번째 게임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의 인상적인 백핸드 리턴 에이스가 나왔다. 서브를 넣은 나달이 더블 폴트까지 또 보여주는 바람에 즈베레프에게 완승의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그리고 아홉 번째 게임에서 2개의 매치 포인트 기회를 잡은 알렉산더 즈베레프는 침착하게 나달의 실수를 기다렸다. 매치 포인트는 나달의 포핸드 스트로크가 너무 길게 떨어진 것으로 찍혔다. 

만감이 교차하는 필립 샤틀리에 코트 위에서 두 선수의 인터뷰가 차례로 이어졌는데 나중에 마이크를 받은 라파엘 나달은 향후 거취 관련 질문에 "2025년 이 대회로 돌아오기 어려울 수 있지만 100%는 아니다"라고 말했으며 오는 7월 파리에서 열리는 올림픽 테니스 종목에 나서고 싶다는 뜻을 덧붙이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12번 코트에서 열린 게임에서 한국 남자 테니스를 이끌고 있는 권순우(494위)는 핀란드에서 온 에밀 루수부오리(67위)를 만났는데 비로 중단된 시간들 빼고 2시간 28분만에 3-0(6-3, 6-4, 6-3) 완승을 거두고 2라운드에 올라 미국의 세바스티안 코르다(28위)를 만나게 됐다.

2024 롤랑 가로스 남자단식 1라운드 결과
(5월 27일 월요일 오후 10시 20분, 필립 샤틀리에 코트-스타드 롤랑 가로스)

★ 알렉산더 즈베레프 3-0(6-3, 7-6{TB7-5}, 6-3) 라파엘 나달

◇ 주요 기록 비교
서브 에이스 : A.즈베레프 8개, 라파엘 나달 2개
더블 폴트 : A.즈베레프 3개, 라파엘 나달 3개
첫 서브 성공률 : A.즈베레프 77%(72/93), 라파엘 나달 70%(78/111)
첫 서브 득점률 : A.즈베레프 72%(52/72), 라파엘 나달 58%(45/78)
세컨드 서브 득점률 : A.즈베레프 48%(10/21), 라파엘 나달 48%(16/33)
서브 최고 속도 : A.즈베레프 223km/h, 라파엘 나달 199km/h
첫 서브 평균 속도 : A.즈베레프 202km/h, 라파엘 나달 183km/h
세컨드 서브 평균 속도 : A.즈베레프 168km/h, 라파엘 나달 154km/h
리시빙 포인트 성공률 : A.즈베레프 45%(50/111), 라파엘 나달 33%(31/93)
브레이크 포인트 성공률 : A.즈베레프 33%(6/18), 라파엘 나달 18%(2/11)
토털 포인트 : A.즈베레프 112, 라파엘 나달 92
위너 : A.즈베레프 44, 라파엘 나달 34
언포스드 에러 : A.즈베레프 30, 라파엘 나달 30
네트 포인트 성공률 : A.즈베레프 63%(19/30), 라파엘 나달 90%(1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