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저출생 힘 합치자"…이철우, 돗토리현 지사에 직접 전화
이철우 경북지사가 지난 27일 일본 돗토리(鳥取)현 히라이 신지(平井伸治) 지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국의 자치단체장이 일본 지자체장에게 직접 전화를 건 것은 다소 이례적이었다.
이철우 지사 돗토리현 지사에 전화
이 지사는 히라이 지사에게 “돗토리현 저출생 극복 사례가 한국에서도 주목받고 있다”면서 “경북도도 저출생과 전쟁을 선포하고 과감한 정책을 펴고 있는데 돗토리현 사례를 잘 참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경북도와 돗토리현은 환경적 여건뿐만 아니라, 저출생에 대한 인식과 정책적 접근도 상당히 닮았다”며 “당장 공무원을 보낼 테니 양 지역이 힘을 합하고 자매결연도 적극적으로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히라이 지사는 “경북도가 저출생 정책에 적극 공감하고 앞으로 상호 협력을 통해 저출생 극복은 물론 다양한 분야 협력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이 지사와 히라이 신지 지사는 이미 친밀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이 지사는 시도지사협의회장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해 당시 일본지사회의회장이던 히라이 지사와 만나 중단됐던 한일지사회 복원에 전격 합의하는 등 교류를 해왔다.
중앙일보 히라이 지사 인터뷰 기사가 계기
하지만 양 자치단체장이 이번에 적극적으로 통화를 하게 된 것은 지난 24일 중앙일보 지면에 실린 히라이 지사 인터뷰 기사(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51519)가 계기가 됐다. 기사는 주로 히라이 지사의 저출생 대책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보도에 따르면 거대한 모래 언덕과 인적 드문 원시림으로 유명한 돗토리현은 인구 소멸 위기 지역이다. 인구 약 53만명으로 일본 47개 광역지자체(도·도·부·현) 중 가장 인구가 적다.
히라이 지사는 2008년 처음 지사로 선출된 뒤 지금까지 저출생과 맞서 싸우고 있다고 한다. 임기 내내 어린이집 비용 지원, 불임 치료 지원 등 다양한 육아 지원책을 추진해 출생률 높이기에 집중했다.
돗토리현 핵심 정책은 현금성 지원보다는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돕는 출산·육아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30대에는 보육지원, 40대 이상에는 난임치료 등에 주력한다. 공직사회도 남성 육아휴직을 권장하고 여성 간부 비율 확대와 육아를 장려하는 상사, 일명 ‘이쿠보스(イクボス)’를 우대하는 등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선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 결과 2022년 출생률이 전국 지자체 중 3위에 해당하는 1.60명을 기록했다. 이 기사를 본 이철우 지사는 통화를 추진했다.
경북도 저출생 전쟁
실제 경북도는 최근 100대 저출생 전쟁 실행전략을 발표하고 만남부터 결혼·주거·출산·양육 등 전주기를 아우르는 종합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경북도는 당장 20~30대 청춘 남녀 간 자연스러운 만남(자만추)을 추진한다. 미혼 남녀 간 국제 크루즈 여행과 청춘동아리 운영 등 다양한 지원을 마련했다.
또 안동시 경북도청 신도시에는 756가구 규모로 공공임대주택을 조성한다. 청년·신혼부부 전·월세 지원, 임차보증금 이자 지원 등 다양한 경제적 부담 경감 대책도 있다. 엄마와 아빠 모두가 양육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한다. 육아기 부모 4시 퇴근, 초등맘 10시 출근, 아빠 출산휴가 한 달, 아이 동반 근무 사무실 운영 등이다.
경북도는 이 같은 핵심 사업 추진을 위해 도비 541억원을 포함, 예산 1100억원을 마련했다.
안동=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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