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줄고 중심은 흩어지고... 도시재생으로 변화 시도 하는 '이곳'

용인시민신문 임영조 2024. 5. 28. 10: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4년 용인 옛길을 걷다] 기흥구 신갈동-흩어진 핵심 텅 빈 2곳

[용인시민신문 임영조]

용인 3개 구 중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기흥구. 1985년 기흥면에서 읍으로 승격한 이후 2005년 구성읍이 합쳐 현재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다. 당시 9개 행정동이던 것이 현재는 15개 늘었다. 그만큼 인구도 늘었다는 것이다.

구 승격 당시인 2005년과 비교하면 인구는 딱 두 배가 늘었다. 세대수 역시 8만 2천여 세대에서 17만 4천여 세대로 두 배 이상 늘었다. 2005년 당시 가장 인구가 많은 동은 신갈동이다. 전체 인구 22만 7천여 명 중 신갈동에만 4만 6천여 명이 살고 있었다.

세대수 역시 1만 7천 세대에 이른다. 하지만 20여 년이 흐른 현재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4월 기준 신갈동 인구는 3만 7천여 명이다. 세대는 1만 6천여 세대로 역시 줄었다.

용인 옛길, 시간을 되돌려 걷다
 
 기흥구 신갈동 일대는 고가도로가 하늘 풍경을 막는다. 신갈오거리에서 용인운전면허장으로 가는 길목에 설치된 고가도로.
ⓒ 용인시민신문
기흥구 신갈동은 용인을 대표하는 교통 관문이다. 인근 도시는 물론 서울을 오가는 교통편이 많다 보니 일찌감치 상권이 형성됐다. 이에 맞춰 인구 유입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 도시는 기흥구를 넘어 용인 대표 상권이라는 영광을 뒤로한 지 오래다.
5월 22일 신갈동을 대표하는 신갈오거리에서 시작해 상미마을, 용인운전면허 시험장까지 걸어 변한 길을 살폈다. 첫 길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도시재생사업 흔적이다. 불과 1년 여전만 해도 도로 가장자리에 가득 차 있던 차량은 상당히 말끔하게 정리되고, 그 자리에는 시민이 참여한 문화 아이템이 자리 잡는다.
 
 신갈동 일대에서 진행되고 있는 도시재생 사업 후 변화된 길거리 모습.
ⓒ 용인시민신문
도로 역시 정리됐다. 시작부터 긍정적인 변화가 느껴졌다. 하지만 이내 만나는 풍경은 달갑지 않았다. 신갈오거리에 도착하니 오가는 차들이 불과 수십 미터 간격으로 이어졌다. 신호 표시만 없다면 한 시간 내내 차들이 줄지어 도로 이곳저곳을 오갈 정도다. 모습은 이전과 그리 다르지 않아 보인다.

눈길을 잠깐 돌려 도로 주변 건물을 보면 '신갈동' 현재를 가장 절실히 알 수 있는 현수막이 건물 곳곳에 걸려있다. '공매 결사반대 사기꾼 구속 수사하라', '토지주 보상 없는 공매 중단하라' 등 도시 공동화 여파다.

신갈동 인구가 주변 대규모 아파트 개발 사업으로 속속 빠져나가다 보니 옛 도심지 인구 감소는 이어졌다. 그로 인해 상권 약화로 이어지니 시민 생활 여건도 팍팍해졌다.

신갈동 일대에서 한창 진행되고 있는 도시재생사업도 이런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 중 하나다. 오거리를 휘감아 상미마을 방면으로 가니 고층아파트가 보였다. 신갈동 옛 도심지 인구 유출 원인 중 하나로 보인다. 길을 지나 상미마을을 지나 운전면허 시험장 방향으로 가는길.

텅 빈 길거리, 들쭉날쭉 도시풍경
 
 현재는 사용되지 않는 신갈버스정류장 공간과 1998년 준공해 현재도 이용되고 있는 완기천 보행통로
ⓒ 용인시민신문
상미마을 주변 도시풍경은 들쭉날쭉하다. 신갈오거리를 중심으로 고층 상가가 밀집해 있는가 하면 그 뒤로는 빌라 등 저층 건물이 따닥따닥 붙어 있다. 신갈천 지천은 수질이 상당히 좋아 보이지 않았으며, 건물 주변은 고가도로로 시선이 수시로 끊겼다.

용구대로 중심에는 육교가 있었다. 2017~2019년부터 운영에 들어간 것으로 보이는 신갈버스정류장은 불과 몇 년만에 주변 출입을 막는 줄이 처져 있었다.

1992년 준공한 완기천 보행통로. 이와 약간 더 떨어진 곳에 상미쌍굴다리 통로까지 큰 변화 없는 모습으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정작 30분 더 기다리며 확인해도 오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고 보니 신갈오거리에서 걸어 한 시간가량 오는 동안 거리를 오가는 시민은 스무 명 남짓이다. 평일 낮이라는 점을 고려해도, 아파트 단지에, 상권, 하물며 학교까지 지나쳤다.

천천히 걸어 운전면허시험장이 보이는 오르막까지 이르렀다. 이 일대 주변은 플랫폼시티 개발사업 여파인지 만나는 사람들의 개발과 도시 변화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다.

두어 시간 걷는 동안 가장 유동 인구가 많은 곳 중 한 지역이다. 시험장 이용자뿐 아니라 주변 아파트 단지와 기흥역까지 이어져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차량 역시 이어진다. 신갈오거리는 물론 수지와 수원, 처인 등으로 빠져나가는 도로와 그리 멀지 않기 때문이다.

미래 모습으로 변하고 있는 학교
 
 그린스마트스쿨 미래학교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 중인 신갈초등학교 모습. 한때 교실로 사용되던 시설 대부분이 뜯겨 나갔다.
ⓒ 용인시민신문
신갈동을 오가면서 보이는 건물 중엔 학교도 많다. 신갈초, 신갈중, 신갈고등학교까지. 이제는 폐쇄된 옛 기흥중학교 건물까지 어렵지 않게 보인다. 신갈고를 제외하면 모든 학교가 현재 공사 중이다.

이로 인해 신갈중은 운동장이 막혀 있으며, 아이들이 한창 공부했을 신갈초 옛 교실 건물은 용도변경을 위한 것인지 외벽만 앙상하게 남았다. 주민을 위해 이용되고 있는 기흥중 부지 역시 대규모 공사가 한창이다. 학교 주변에서 만난 학생들은 물론, 주민들은 공사 중인 학교 풍경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신갈중학교에 다니는 한 학생은 "내년이면 졸업인데, 남은 1년 공사 중인 학교에서 생활할 듯하다. 학교 내부가 상당히 어수선하고 위험하다. 후배들은 반길지 모르겠지만, 졸업을 앞둔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장사하는 조성호 씨는 "학교 옛날 모습은 거의 사라졌다. 학생들이 공부하는 데 도움 되도록 변하는 것 같다. 30년 이상 주변에서 살았는데 과거 학교 운동장에 아이들이 놀던 모습이 보기 좋았다"라고 기억을 되새겼다.
 
 신갈오거리 일대 건물에 붙어 있는 현수막. 공동화로 인한 재개발 사업 분위기가 한창 일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한 주민 피해도 이어져 이를 반대한다는 주민 목소리가 담겨 있다.
ⓒ 용인시민신문
신갈초등학교를 지나 용인경전철 기흥역 방향으로 가는 길. 오르막과 빌라가 밀집한 주택가가 이어졌다. 골목상권으로 보이는 소규모 상가 곳곳에는 '임대'를 나타내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는 것으로 봐 다수 상가도 근근이 유지만 하는 듯하다.

그런 가운데 부쩍 늘어 눈에 띄는 것이 있다. '다문화'다. 한문 간판에 전혀 뜻을 알 수 없는 아시아 어느 나라 언어로 된 간판도 있었다. 주변에는 이주해 온 노동자로 보이는 이들이 자국어로 대화를 한참하고 있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