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MVP] 득점권 ‘0.435’...진짜 ‘슈퍼’ 유틸리티된 김태연

차승윤 2024. 5. 2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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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김태연이 5월 셋째 주 MVP로 선정됐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감독은 물러났어도 상승세는 남았다. 한화 이글스가 유틸리티 플레이어 김태연(27)의 활약을 앞세워 반등을 시작했다.

김태연은 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 6경기에서 타율 0.464(28타수 13안타) 2홈런 19루타 8타점 5득점, 출루율(0.516)과 장타율(0.679)을 합친 OPS는 1.195를 기록했다. 주간 안타와 루타 1위를 기록했고, 타점 2위에 올랐다. 조아제약과 본지는 김태연을 5월 셋째 주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김태연은 "일주일 동안 잘했다는 뜻 아니겠나. 감사하게 생각한다. 안주하지 않고 더 좋은 성적을 내서 (상을) 자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화가 상승세를 탈 때도, 하락세에 빠질 때도 뛰어난 1번 타자가 없었다(13일 기준 1번 타순 타율 0.236 OPS 0.656, 리그 10위). 5월 14일 이후엔 11경기 중 10경기에서 김태연이 리드오프로 나섰다. 이 기간 한화의 1번 타순 성적은 타율 0.314(5위) OPS 1.013(1위)에 달한다.

김태연의 시즌 성적도 타율 0.314 OPS 0.967로 빼어나다. 밥상만 잘 차리는 게 아니다. 득점권 타율이 0.435에 이를 만큼 해결사 역할도 잘해내고 있다.

김태연은 수비에서도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3루수로 데뷔했던 김태연은 2021년 이후 내야와 외야를 가리지 않고 뛰고 있다. 1루수는 물론 2루수와 코너 외야까지 모두 출전한다.

한화 이글스 김태연이 지난 25일 홈런을 친 후 노시환(오른쪽)과 세리머니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타순도 수비 포지션도 낯설지만, 김태연은 묵묵히 팀이 필요한 곳에서 승리에 힘을 보탠다. 그는 "타순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진 않는다. 경기를 뛰다 보면 언제든 선두 타자로 나올 수 있다. 그것과 같다고 생각하고 1번 타자로 나선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감독님이 제게 기회를 주시려고 유틸리티로 쓰시는 것이다. 처음엔 어렵다고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나가는 곳(포지션)에서 내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하려고 한다. 그러니 마음이 편해지더라"고 전했다.

김태연이 시즌 타율 3할을 기록하는 건 2021년(53경기 0.301) 이후 처음이다. 그는 당시에도 8월 셋째 주 주간 MVP에 선정되는 등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지난 2년 동안 타율은 0.240에 불과했다.

김태연은 "2021년엔 내가 칠 수 있는 공에만 반응을 보였다. 반면 지난 2년 동안은 결과를 내려고 조금 무리했다. 치기 어려운 공에도 방망이가 나갔다. 지금은 그때(2021년)처럼 칠 수 있는 공에만 자신 있게 타격하니까 결과도 좋게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득점권 호성적에 대해서도 "특별히 다른 생각으로 타격하지 않는다. 과욕을 부려서 내가 해결하겠다고 나서면 내게도 팀에도 안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내 앞에 주자만 불러들여 보자는 생각"이라고 했다.

지난해 결혼한 김태연은 신혼여행도 미루고 올 시즌을 준비했다. 조금씩 그 노력을 보상받고 있다. 김태연은 "아내는 결과가 어떻든 항상 날 믿어준다. 언제나 항상 내 편에 서 준다. 야구만 할 수 있게 신경 써준다. 정말 고맙다"라고 전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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