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생 감독 '무덤' 된 K리그…김두현은 다를까 [K리그1 프리뷰]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K리그 명가 전북 현대가 리그 최연소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앞서 1980년대생 감독들이 줄줄이 실패하고 떠난 상황에서 김두현 감독이 80년대생 지도자 '성공 시대'를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북은 27일 김두현 전 수석코치를 구단의 제8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6일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자진 사임한 뒤 박원재 코치 대행 체제로 보냈던 전북이 거의 2달 만에 새 사령탑을 데려왔다.
현역 시절 '천재 미드필더'로 불렸던 김두현 감독은 수원 삼성과 성남 일화 천마(현 성남FC), 프리미어리그(PL)의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 등에서 활약했다. 2006 국제축구연맹(FIFA) 독일 월드컵과 200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포함해 국가대표로도 62경기를 뛰었다.
축구화를 벗은 뒤에는 친정팀 수원과 전북에서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지난해 김상식 전 감독이 사임한 뒤 한동안 감독대행을 지냈던 그는 전북에서 나간 뒤 서정원 전 수원 감독이 이끄는 중국 슈퍼리그 청둥 룽청에 합류, 서 감독을 보좌했다.
김두현 감독이 전북에 부임하면서 전북은 K리그에서 가장 젊은 감독을 보유하게 됐다. 기존 대구FC의 최원권 전 감독이 1981년생으로 최연소 감독이었지만, 얼마 전 자진 사임한 뒤 1982년생인 김 감독이 K리그1 최연소 사령탑이 됐다.
K리그2로 범위를 넓혀도 마찬가지다. 기존 수원을 이끌던 염기훈 감독(1983년생)이 김두현 감독 부임한 날 자진 사임하면서 K리그1·2를 통틀어도 김두현 감독이 최연소이자 유일한 1980년대생 감독이다.
K리그에서 보기 힘든 40대 초반 사령탑이 1980년대생 지도자 성공 시대를 열어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잠시라도 K리그 사령탑에 있었던 1980년대생 지도자들 모두 사실상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지난해 FC서울에서 감독대행을 했던 김진규 현 전력강화실장(1985년생)이나 전 제주 유나이티드 수석코치로 남기일 감독 퇴진 뒤 지난 시즌 말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았던 정조국 코치(1984년생)은 어려운 상황에서 팀을 맡았지만 반등시키지는 못했다. 아직 지도자 경력이 길지 않고, 갑작스럽게 팀을 지휘해야 했던 점 등이 변수였다.
정식 감독으로 부임했던 염기훈 전 수원 감독도 다르지 않았다. 염 감독은 수원의 승격을 외치며 2024시즌을 시작했지만, 초반 좋았던 기세가 무색하게 5월에만 5연패를 당한 뒤 선수 시절부터 15년간 몸 담았던 수원을 총총히 떠났다.
그나마 최원권 전 감독은 지난 시즌 대구를 파이널A로 올려놓았지만, 그런 최 감독마저도 이번 시즌에는 성적 부진에 대한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초반에 팀을 떠났다.
김두현 감독은 지난해 팀을 이끌었던 1980년대생 감독들 중 가장 좋은 내용과 결과를 보여줬다. 대행 시절 그는 9경기에서 6승 2무 1패를 거뒀는데, 김 감독이 따낸 승점이 없었다면 전북이 구단 역사상 최초로 파이널B로 향하는 일이 벌어졌을 수도 있었다.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딱히 나쁜점이 없었다. 김두현 감독은 팀 상황에 맞는 전술 구성과 선수들에게 명확한 전술 지시를 통해 경기 흐름을 가져왔고, 이를 성적으로 연결했다. 지난시즌 우승팀 울산도 이겼다.
전북도 김두현 감독을 선임한 이유에 대해 "팀에 새로운 변화와 이전과는 다른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했으며 강력한 리더십의 의미를 재해석했다"라면서 "경기 결과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술과 상대팀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비롯해 경기 중 선수들에게 정확한 롤 지시 등 지도자로서 새로운 패러다임과 리더십을 선보인 그의 능력과 잠재적인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김두현 감독이 정식 지휘봉을 잡고 K리그에 젊은 감독의 성공 사례를 만든다면 이는 프로 감독을 준비하는 1980년대생 지도자들에게도 긍정적일 것이다. 소방수로 부임해 무너진 전북의 명가 재건을 이끌었던 김두현 리더십의 재현을 많은 이들이 기대하고 있다.
◆하나은행 K리그1 2024 15라운드 일정
광주-포항(5월28일 오후 7시30분·광주축구전용구장·스카이스포츠)
김천-서울(5월28일 오후 7시30분·김천종합운동장·JTBC G&S)
인천-울산(5월29일 오후 7시30분·인천축구전용구장·JTBC G&S)
대전-제주(5월29일 오후 7시30분·대전월드컵경기장·맥스포츠)
수원FC-대구(5월29일 오후 7시30분·수원종합운동장·IB스포츠)
강원-전북(5월29일 오후 7시30분·춘천송암스포츠타운·스카이스포츠)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현대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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