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팬들 "이재명·조국도 살아가는데…'소리길' 철거 반대"

트로트 가수 김호중씨의 음주운전 혐의로 철거 논란이 일고 있는 김호중 소리길. 사진 김천시

음주 뺑소니로 구속된 가수 김호중(33)의 '소리길' 철거에 반대하는 팬들의 성명이 나왔다. 팬들은 "사법적 판단이 나오지 않은 이상은 철거는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28일 김호중 팬 커뮤니티인 '김호중 갤러리'에는 "여론에 못 이겨 소리길을 철거하는 것은 시민의 세금으로 조성한 시민문화의 공간을 침해하는 일인 만큼 팬들이 분명한 입장을 발표해야 한다는 내부 의견을 취합해 성명문을 발표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김호중길은 지난 2021년 김천시가 2억원을 들여 조성한 관광 특화 거리다. 약 100m 길이의 골목을 팬카페 상징색인 보라색으로 꾸몄으며 김호중의 벽화와 노랫말이 곳곳에 있다.

김호중길 철거 반대 성명문. 사진 커뮤니티

팬들은 "준공되기도 전에 이미 입소문을 타면서 여행객들을 불러 모으며 시에 활력을 불어넣었으며, 준공 이후 매년 10만명 넘는 관광객이 이곳을 방문하면서 지역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했다"면서 관광명소로 지역 이바지에 힘썼다는 점을 강조했다.

팬들은 "이처럼 김호중 소리길은 김천시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자리매김한 만큼 철거는 시기상조라 생각하며 향후 재판을 통해 형이 확정된 이후에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 판단된다"라고도 주장했다.

특히 팬들은 "항소심에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고 국회의원에 출마 후 검찰 독재를 부르짖는 당선인,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뒤집고 당에 부결을 읍소했던 당선인, 4년 동안 단 한 차례의 검찰 소환조사도 받지 않은 '무소불위'의 피의자. 이들 모두가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민낯"이라며 "법치국가에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한다는 명목으로 국민을 기망하는 권력자들은 떳떳하게 살아가고 있는데, 자기 잘못을 시인한 이후 반성하며 뉘우치고 있는 김호중에게만 이다지 가혹한 돌을 던지려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구체적인 '당선인'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팬들의 항의와 더불어 철거 요청 게시글도 빗발치자 김천시는 난감한 상황이다. 김천시 관계자는 "철거를 내부적으로 검토는 하고 있다"면서도 "철거 여부는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