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가속페달 밟지 않았다”…국내 첫 ‘급발진 재연시험 결과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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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이도현(사망 당시 12세) 군이 숨진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 관련해 사고 현장 도로에서 이뤄진 국내 첫 재연시험 기록을 정밀 분석한 결과 '도현군의 할머니는 가속페달을 밟지 않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차량에는 결함이 없고,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이라는 국과수의 분석 결과와 비교했을 때 이번 재연시험의 속도, RPM, 변속 단수 등 '주행데이터'도 현저히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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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이도현(사망 당시 12세) 군이 숨진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 관련해 사고 현장 도로에서 이뤄진 국내 첫 재연시험 기록을 정밀 분석한 결과 '도현군의 할머니는 가속페달을 밟지 않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28일 도현군 가족은 지난달 19일 진행됐던 공식 재연시험의 감정 결과를 전날 밝혔다. 도현군 가족은 차량 제조사인 KG모빌리티를 상대로 약 7억6,000만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통해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번 재연 시험은 앞서 사고 차량과 같은 2018년식 티볼리 에어 차량에다 제조사 측이 제공한 변속장치 진단기를 부착해 시험을 진행했는데, 제조사 측 주장과 달리 변속 패턴이 이번 실제 주행에서 나온 수치들과 맞지 않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풀 액셀을 밟았다는 사고기록장치(EDR) 기록대로 풀 액셀을 밟은 결과 '속도 변화'는 훨씬 컸다.
도현군 가족은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할머니는 페달 오조작을 하지 않았음이 입증됐으며, 페달 오조작이 아니므로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이라고 강조했다.
재연시험에서 이뤄진 기어 변속 정보를 토대로 실제 속도와 변속 패턴 설계 자료상의 예측 속도를 비교했을 때 일치하는 사례는 1∼2건에 불과했다. 8∼9건은 적게는 시속 4∼7㎞에서 많게는 시속 54∼81㎞까지 차이가 났다.
'차량에는 결함이 없고,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이라는 국과수의 분석 결과와 비교했을 때 이번 재연시험의 속도, RPM, 변속 단수 등 '주행데이터'도 현저히 달랐다.
처음 급가속 현상이 나타나면서 모닝 승용차를 추돌했을 당시를 상정해 진행된 재연시험에서 그 차이가 두드러졌다.
모닝 추돌 직전 시점으로 되돌아가 시속 40㎞에서 변속 레버를 주행(D)으로만 두고 2∼3초간 풀 액셀을 밟았을 때, 실제 속도는 시속 40→73㎞, RPM은 3000→6000, 기어는 4단→2단→3단으로 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어가 중립(N)인 상태에서 속도 및 RPM이 각각 시속 40㎞와 6200∼6400으로 일정했다는 국과수의 분석과 전혀 다르다.
도현군 가족은 국과수의 '운전자가 변속레버를 굉음 발생 직전 D→N, 추돌 직전 N→D로 조작했다'는 분석은 이미 앞선 음향분석 감정을 통해 '변속레버 조작은 없었다'고 밝혀진 만큼, 할머니가 기어 D 상태에서 운전한 게 사실이라면 국과수의 분석은 완전히 틀렸다고 주장했다.
모닝 추돌 이후 상황을 가정해 풀 액셀을 밟았을 때도 주행데이터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재연시험에서는 시속 44㎞→120㎞까지 18초가 걸려 높고 빠르게 가속이 이뤄졌다. 반면 국과수는 40㎞→116㎞까지 24초가 걸렸다고 분석해 상대적으로 낮고 느리게 가속됐다.
RPM 그래프도 재연시험은 단순한 직선 형태를 보였지만, 국과수는 여러 굴곡이 생기는 형태를 띠었다. 변속 패턴 역시 재연시험(4단→2단→3단→4단)과 국과수 분석치(2단→3단→4단→3단→4단→3단) 간 현저한 차이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시속 110㎞에서 5초 동안 풀 액셀을 밟은 시험을 두 차례 진행했을 때도 속도가 각각 124㎞와 130㎞가 나와 EDR 기록을 토대로 한 국과수의 분석치(시속 116㎞)보다 속도 증가 폭이 컸다.
도현군 측은 이같은 결과를 토대로 "할머니는 페달 오조작을 하지 않았음이 입증됐다"며 "페달 오조작이 아니므로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이라고 주장했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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