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문화예술교육으로 ‘지속가능한 돌봄’ 새로운 패러다임 모색
문화체육관광부·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4회 미래 문화예술교육 포럼’ 개최
경제학자 등 전문가 6인 발제·토론
국내외의 돌봄 모델 성공 사례 공유
“아동돌봄·문화예술교육 확장 필요”
바야흐로 ‘돌봄경제’의 시대다. 대한민국 대표 트렌드 전망서 『트렌드 코리아 2024』는 올해의 10대 키워드 중 하나로 ‘돌봄경제’를 지목했다. 과거 돌봄은 영유아·고령층 등 사회적 약자의 물리적 불편을 보살피는 단순한 복지 차원의 개념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돌봄의 대상을 사회적 약자가 아닌, 보통 사람들의 일상으로 확장하면서 돌봄이 새로운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 범죄 긴급 신고가 가능한 편의점 등 실제 우리 일상에서 돌봄 서비스가 점차 확장되는 추세다. 이는 돌봄의 사회적·경제적 영향력의 확산과 함께 돌봄경제가 현대사회의 중요한 경제적 이슈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돌봄경제 시대에 문화예술교육 방향 제시
지난 23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개최한 ‘제4회 미래 문화예술교육 포럼’에선 돌봄경제 시대에 새롭게 요구되는 문화예술교육 역할의 중요성을 엿볼 수 있었다. ‘돌봄경제 시대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문화예술교육’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포럼은 전 생애주기에 걸쳐 지속 가능한 문화예술교육 돌봄 체계를 비롯해 국내외 성공 사례를 확인하며 정책 수립의 필요성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기조 발제는 의사 출신 경제학자이자 『경제학이 필요한 순간』의 저자인 김현철 홍콩과학기술대학교 교수가 맡았다. 김 교수는 국가가 아동 돌봄에 투자해야 하는 경제학적 이유를 분석했다. 특히 영유아의 책임감, 사회성 등 비인지 기능을 함양할 수 있는 좋은 도구로서 문화예술교육의 가치를 강조했다.
김 교수는 “삶의 주기에 따른 인적자본 투자의 비용효과성을 살펴보면, 아동에 대한 초기 투자가 성인기 투자보다 더 효과적”이라면서 “문화예술교육은 자존감, 자기효능감, 참을성, 정서적 안정 등 아동의 비인지 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이어 신의진 연세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미래세대를 위한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과 아동돌봄 정책 확장의 필요성을 논했다. 과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복합피해자 문화예술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해 청소년의 심리적 회복과 성장을 직접 경험한 신 교수는 “부모 양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 늘봄학교 정책 등 국가 지원 제도가 시행되고 있으나, 정작 수혜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 연구와 실질적 논의는 몹시 부족하다”며 “문제 청소년·청년들이 증가하는 우리 사회의 마음 건강 문제를 예방하는 아동돌봄 제도와 문화예술교육의 확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두희 베테랑소사이어티 대표는 급격히 변하는 한국의 시니어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선진적 문화예술교육 시스템을 제안했다. 그는 액티브 시니어와 관련된 담론과 문화예술교육 현황 분석을 바탕으로 한 플랫폼이 필요하며, 시니어 문화예술교육 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통한 문제 해결법을 제안해 관계자들의 관심을 이끌었다.
이 대표는 “시니어들의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니즈가 매우 다양하고 심오하게 분화되고 있다”면서 “더욱 복잡해지는 시니어 문화예술교육의 수요와 공급을 가장 효과적으로 매칭하고, 국가 예산을 효율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알레한드로 비쟈 고메스 콜롬비아 ITM 시립대학교 총장은 “교육은 지역적 형평성을 달성하는 길”이라며 교육체계와 문화예술중심의 도시혁신정책을 소개했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를 위한 교육, 과학기술, 문화예술교육 정책 혁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문화예술교육 정책의 변화 시급
먼저 박지원 프로젝트플래닛 대표는 청년들의 문화예술융합 프로젝트 사례를 공유했다. 그는 “지난 10여년간 미래세대를 만나면서 추구하는 교육의 목적은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실행하며 진짜 세상과 연결할 수 있게 해주는 것(THINK. ACT. CONNECT.)”이라며, 이를 위한 문화예술융합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학준 비영리 청년단체 청년채움 대표는 현대 사회 속 청년들이 고립되는 원인으로 ‘환경’을 지목하며, 청년 정신건강 힐링과 공동체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틈만나면’ 사례를 소개했다. 이 대표는 “동네의 문화 콘텐츠를 경험하고 서로의 취향과 취미를 공유하는 ‘틈만나면’ 프로그램이 청년들의 동네 적응과 외로움 해소에 도움이 됐다”며 문화예술이 함께하는 청년 돌봄공동체를 청년 문제 해법으로 제시했다.
종합토론은 돌봄 사회 이슈와 결합한 문화예술교육 필요성과 정책 방향성을 주제로 이어졌다. 종합토론에는 발제자와 토론자 6인이 모여 새롭게 요구되는 문화예술교육의 역할 확장을 위해 필요한 정책사업 모델과 현장 전문 인력, 협력 관계자의 준비 사항 등을 논했다.
이제 돌봄은 생애주기, 계층, 지역을 막론한 전 사회의 이슈로 확장하고 있다. 이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취약계층 대상별 지원정책을 넘어 삶의 터전인 지역 단위로 접근한 ‘예술로 어울림’ 등 신규 정책사업을 통해 지역의 인구소멸 위기에 대응하고 이와 동시에 문화예술로 지역사회 차원의 돌봄 역할을 꾀한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박은실 원장은 “문화예술은 인간을 근본적으로 치유하고 우리 삶과 나아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돌봄 정책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며 “문화예술교육이 돌봄사회의 새로운 해법이 되기 위해 다양한 사회변화에 대비한 새로운 역할 확장과 정책 모델을 논의하는 자리를 적극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재학 중앙일보M&P 기자 kim.jaihak@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60만원 다이슨 베끼고 당당하다…'4만원 짝퉁'의 노림수 | 중앙일보
- "성관계 문제로 짜증나서 장난"…'계곡살인' 이은해가 전한 그날 | 중앙일보
- 헤어진 불륜녀에 “집 주겠다”…남편의 유언 못 막는 까닭 <下> | 중앙일보
- "윤아도 당했다" 경호원 이 행동…칸영화제 인종차별 논란 | 중앙일보
- 친구 머리에 봉지 씌워 폭행…소변·정액까지 뿌린 10대들 | 중앙일보
- 차두리, 두 여성과 '내연 문제 고소전'…"아내와는 13년째 별거" | 중앙일보
- "호중이 형, 경찰 X밥 아냐…변호사가 안 알려줬어?" 경찰글 화제 | 중앙일보
- [단독] 90%가 살충제 뚫었다…말라리아 '좀비 모기' 공포 | 중앙일보
- "아들이 먹던 김밥서 칼날 나와…항의했더니 진상 취급" | 중앙일보
- '파묘' 정윤하, 암 투병 고백 "1년 지나 재발…더 많은 생각 든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