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기사, 운전대도 안 잡는다…그 뒤엔 이통3사 이 기술 [팩플]

여성국 2024. 5. 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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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사들이 5세대(G) 네트워크와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자율주행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섰다. 자율주행 스타트업과 협업을 강화하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능형 교통체계(ITS) 구축사업 등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무슨 일이야


27일 오전 경기 안양에서 열린 KT-안양시 자율주행 시범 사업 프레스 투어에서 자율주행버스 '주야로'가 시범 운행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27일 KT는 경기 안양시 스마트도시통합센터 일대에서 자율주행버스 ‘주야로’에 취재진을 태워 시범 주행을 선보였다. KT는 지난달 22일부터 안양시와 손잡고 주야로를 시범 운영해오고 있다. 주간에는 11개 정류장, 왕복 6.8㎞ 구간을, 야간에는 22개 정류장 왕복 14.4㎞ 구간을 운영한다. 이날 시범 운행 차량엔 법 규정상 기사가 탑승했다. 하지만 직접 핸들을 잡고 운전한 시간은 차고지에서 첫 정류장까지 갈 때까지와 운행 종료 후 차고지로 들어가 주차할 때뿐이었다. 주야로에 직접 타보니 사람이 운행하는 버스와 승차감은 큰 차이가 없었다. 보행자가 횡단보도에서 급하게 뛰어나오자 이를 사전에 감지한 버스가 선제적으로 멈추기도 했다.

자율주행 스타트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제작한 버스 외부에는 차량 전후좌우 거리를 감지하는 센서인 ‘라이다’(LiDAR) 4대, 카메라 5대, 레이더 1대가 붙어있었다. 10대의 기계가 도로 상황과 신호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도로 위에서 판단을 내린다. KT 측은 “사용자 위치 기반 GPS 오차 보정 정보를 제공해 정확한 위치를 계산해내는 초정밀 측위 기술, 교통 데이터를 분석해 보행자와 돌발 상황을 파악하는 ‘로드센스’ 기술, AI를 기반으로 미래 교통 상황을 예측하는 ‘로드마스터’ 기술 등이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27일 오전 경기 안양에서 열린 KT-안양시 자율주행 시범 사업 프레스 투어에서 자율주행버스 '주야로'가 시범 운행하고 있다. 이날 법규정상 기사가 자율주행 버스에 탑승했지만, 직접 핸들을 잡고 운전한 시간은 차고지에서 첫 정류장까지, 운행 종류 후 차고지로 들어가 주차할 때뿐이었다. 사진 연합뉴스

현재 무상으로 시범 운행 중인 주야로는 오는 8월부터 유상운영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KT모빌리티사업단장 최강림 상무는 “현재는 운전자가 비상시에만 개입하는 자율주행 ‘레벨3’에 가깝다”면서 “레벨4(특정 지역 내 완전자율주행) 진입 시기는 기술적으로는 2027년, 상용화 측면에서는 2030년쯤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게 무슨 의미야


차량에서도 대용량 데이터의 송·수신이 가능해지면서 통신사들은 자율 주행에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차량·사물통신(V2X) 서비스 등에서 새 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이 AI 기술과 카메라 등 센서 중심인 것과 달리 통신사들은 지능형교통체계(ITS)를 구축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도로 위에서 통신을 통해 실시간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차량으로 보내는 협력 자율주행 방식이다.
경기 안양에서 시범 운행중인 KT 자율주행버스 '주야로'의 내부 모습. 사진 연합뉴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V2X 기술을 활용하면 인프라와 차량이 통신하며 더 많은 변수와 데이터를 주고받아 도심 자율주행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즉, 통신 기술이 센서 기반 자율주행을 보완해 안전성을 더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통신사들은 장기적으로는 이동통신 회선 이용에 대한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


경쟁사들은 어때


KT가 대중교통 자율주행 시범사업을 확장하는 동안, SK텔레콤은 대형트럭, LG유플러스는 청소와 방역 등 특수목적 차량 자율주행 시장을 넘보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 자율주행 스타트업 마스오토와 대형트럭 자율주행 고도화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화물 운송인 미들마일 분야에서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SKT는 지난해 11월, 경기 성남시 지능형교통체계 구축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자율주행 스타트업 라이드플럭스와 통신 기반 무인 자율주행 기술 개발과 실증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라이드플럭스의 자율주행 데이터와 V2X 기술을 활용해 무인 자율주행에 특화한 ‘AI 자율주행 도시환경관리’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했다. 일종의 자율주행 청소차다. 자율주행 시장을 둘러싼 통신사들의 주도권 경쟁은 미래도심항공교통(UAM) 사업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UAM 사업 역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끊김 없이 주고받는 5G·6G 기술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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