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채기 한 번에 골절될 수도, 골다공증

2024. 5. 28.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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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우 박사의 젊은 노인 의학 <8>


척추는 몸의 기둥이자 상하좌우의 중심추다. 척추에 문제가 생기면 근력이 줄고 통증에 시달리며 운동은커녕 외부활동이 중지된다. 이는 노인 삶의 연쇄적 악순환이 돼 더 많은 근력 감소와 통증 증가를 가져오고 마침내 노인의 활동을 멈추게 한다.

척추에 발생하는 다양하고 복잡한 질병은 크게 두 개의 범주로 묶인다. 하나는 ‘척추 부정렬’이고 다른 하나는 ‘골다공증’이다. 몸의 중심에서 이탈된 척추 부정렬은 추간판 탈출증, 후만증, 측만증, 전방위 및 척추 협착증 같은 질병으로 묶인다.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골다공증은 주로 척추 골절로 나타난다.

골다공증으로 인한 척추 골절은 어느 순간 갑자기 찾아오며 골절 순간부터 치료까지 3~4개월간 심각한 문제와 후유증을 남긴다. 오늘 다루는 척추 골절의 문제는 대부분 폐경 이후 여성에게 해당한다. 뼈에 영향을 미치는 ‘에스트라디올’이란 여성 호르몬이 폐경 이후 급격히 감소하면 여성은 골다공증에 취약한 몸 상태가 된다.

33~35개의 마디를 가진 척추는 쌓아 올린 연탄처럼 위의 척추보다 아래 척추가 훨씬 더 큰 무게를 감당한다. 그래서 척추뼈는 아래쪽으로 내려갈수록 두껍고 크다. 이 뼈들은 압력의 부하를 견디기 위해 작은 기둥(골소주)처럼 돼 있으며 든든함을 유지하기 위해 칼슘을 품고 있다.

그런데 뼈의 영양 상태가 약해지거나 호르몬 변화가 심하면 칼슘이 점점 빠져나가 척추 골밀도가 약해진다. 이 골밀도가 -1.5~-2.4 구간에 있다면 골감소증이다.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단계이다. -2.5~-2.9가 되면 경도 골다공증, -3.0~-3.4는 중등도 골다공증, -3.5 이상이면 중증 골다공증으로 분류한다. 특히 -4.0 이상이면 극심한 골다공증으로 분류된다. 재채기만 해도 골절되기 쉬운 상태다.

한 번의 골절로 척추뼈가 주저앉으면 이어 위·아래 척추뼈의 골절 가능성도 커진다. 척추뼈가 중력의 힘에 밀리면 몸이 앞으로 숙어진다. 계속되는 작은 골절로 비둘기 앞가슴처럼 등이 굽기도 한다. 골절하면 팔처럼 긴 뼈가 뚝 부러지는 것으로 연상하기 쉽지만 척추 골절은 푸석푸석해진 연탄처럼 주저앉는 형태로 나타난다. 팔다리가 골절되면 깁스하고 쉬면 된다. 하지만 척추 골절은 고정할 수 없고 일상생활 내내 지속적으로 압력을 받아 좀처럼 회복되기 힘들다.

척추 골절이 노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골절이 발생하는 순간 노인의 삶은 완전히 다른 삶이 된다. 혼자 생활하기가 어려워지며 대소변도 마음대로 해결하지 못한다. 남의 도움 없이는 한시도 지내기 어려운 삶으로 바뀐다.

노인의 척추골절은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은 바로 지금에 있다. 지금 이 순간부터 골절 예방에 힘써야 한다. 1년에 한 번씩 골다공증 검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검사 결과 약한 골밀도를 가지고 있다면 골다공증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골다공증 치료를 위한 칼슘 섭취는 기본이다. 칼슘이 위장을 통해 몸에 잘 흡수되도록 돕는 비타민 D도 섭취할 필요가 있다. 섭취한 비타민 D가 활성화하도록 햇볕을 쬐는 시간도 가져야 한다. 여기에 의사와 골다공증 치료제의 도움도 받아야 한다. 이 과정을 거쳐 골다공증 수치를 작게 하는 것이 척추 골절을 예방하는 첩경이다.

본인 스스로와 가족의 섬세한 마음 씀씀이도 동반돼야 한다. 중증 이상의 골다공증이 있는 노인은 작은 충돌에도 척추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작은 둔덕이나 미끄러운 곳에서 가볍게 엉덩방아를 찧을 때도 일어날 수 있다. 노인의 경우 하루 이틀이 지나도 아프다면 대부분 골절일 수 있다는 민감한 예측이 필요하다.

특히 여성의 경우 남편이나 가족이 이런 위험성을 사전에 의식하고 있어야 한다. 여성은 자녀를 출산하면서 몸속 칼슘의 상당 부분을 뱃속 아기에게 줌으로써 칼슘의 절대량이 부족하다. 여러 자녀를 출산한 경우엔 노년기에 척추가 휘어지고 골절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 이를 자녀들이 인식하고 어머니의 골절 위험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배려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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