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행동으로 진실하게 -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창조 세계를 사랑하는 유일한 방법

2024. 5. 28.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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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1서 3장 18절


기독교는 사람을 사랑하는 종교입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 기독교인은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좋아하셨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사랑하고 이 세계를 사랑하는 방법은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말이나 혀끝이 아니라 오직 행동으로 진실하게 사랑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유일한 길은 그분이 사랑하시는 사람과 창조 세계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기독교의 유일한 계명은 사랑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사랑하라 하신 예수님의 율법 요약 말씀처럼 사랑하는 것이 기독교의 유일한 계명입니다.

이 계명은 시대마다 역사의 횃불로 우뚝 솟아올랐습니다. 피정복민과 정복민, 주인과 노예로 갈라져 있던 로마제국에서 힘에 의한 평화를 외치면서 전 세계를 호령하던 로마 황제의 권위보다 더 큰 힘은 사랑이었습니다. 로마제국 변두리 팔레스타인 땅에서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하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준 기독교인들이 로마 제국 전체를 집어삼켰습니다. 그것은 힘으로 집어삼킨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그리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로마제국이 멸망하고 유럽이 모두 기독교로 개종하고 기독교 왕국이 설립돼 기독교가 세상을 지배했을 때 기독교는 그 사랑을 버렸습니다. 사랑이 떠나간 기독교 왕국에서는 로마 황제처럼 오직 군사력과 돈의 힘만으로 세상을 다스리려는 욕망의 제국으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신학이라는 학문과 교회의 법과 권위 아래 세상은 암흑으로 바뀌어 갔지만 사랑을 잃어버린 종교에 횃불은 꺼져 더 이상 타오르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암흑시대에 다시 횃불이 타오르게 된 것은 사람에 대한 재발견을 토대로 나타난 인문주의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이었습니다. ‘오직 성경으로! 오직 믿음으로! 오직 은혜로만!’의 외침은 한마디로 하나님의 피조물인 사람과 세계를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에 대한 사랑 대신 신학과 법이 다스리던 중세에 사람과 세계에 대한 사랑의 마음은 설 곳이 없었습니다. 사랑 없는 야만이 교회를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종교개혁의 뜨거운 열정이 식기도 전에 산업혁명이 일어났습니다. 세상은 부자가 되려는 욕망으로 가득 채운 돈의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과학의 발견으로 새로운 세상을 밝혀내고 새로운 세계의 원리를 발견하는 과학은 이런 인간의 욕망 수단으로 이용됐습니다. 이제 그 과학이 만들어낸 산업과 세상의 변화가 사람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인간의 문명을 검은 연기로 뒤덮어버리는 지경이 됐습니다. 사람의 욕망은 과학적 발전이 가져온 수단으로 사람을 죽이는 무기를 만들고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산업과 전쟁으로 인간 문명은 종말의 위기를 코앞에 두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올 부활절에 브라질을 뒤덮은 60도가 넘는 더위와 하루 300㎜ 이상 폭우가 쏟아지는 노아의 홍수 시절을 경험해야 했습니다. 성경 속 노아의 홍수는 이제 가난한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옵니다. 비가 오지 않으면 그들은 마실 물조차 없는 위협 속에서 살아야 합니다. 기후위기는 인류를 공격하는 최후의 위기가 됐습니다. 지구 평균 기온이 2050년에 산업혁명 시기에 비해 1.5도 오른다면 위기로 끝이 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분위기로는 1.8~2.3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합니다. 현실은 지옥 그 자체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사랑하시고 세상을 사랑하십니다. 그러나 인간의 욕망은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어 가면서 돌이키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 말로나 혀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사랑을 되찾아야 합니다.

오동균 대한성공회 청주산남교회 사제

◇33년간 대한성공회 대전교구 사제로 있으면서 대한성공회 브랜든선교연구소 소장, 생명기후연대 회장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청주에서 생태환경운동단체 두꺼비친구들 공동대표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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