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고인물 축구’ 물갈이…임시 감독의 결단
축구대표팀을 임시로 맡은 김도훈(54) 감독이 6월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의 마지막 2경기를 앞두고 ‘뉴 페이스’ 7명을 발탁했다. 부상 등으로 빠진 기존 멤버의 공백을 메우는 한편 선수단 내부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결정이다.
대한축구협회(KFA)는 다음 달 6일 싱가포르전(원정)과 11일 중국전(홈) 등 A매치 2경기에 나설 축구대표팀 23명의 명단을 27일 확정, 발표했다. 일찌감치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통과를 확정한 뒤 오는 9월 아시아 최종 예선을 앞둔 시점인 만큼 세대교체를 염두에 둔 선수 선발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태극마크를 처음 단 중앙 미드필더 배준호(스토크시티)다. 배준호는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스토크시티 이적 후 곧장 핵심 전력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존재감을 키웠다. 드리블, 연계 플레이, 볼 키핑 등 다양한 장점을 가진 데다 미드필드 지역 내 모든 포지션을 맡을 수 있어 쓰임새도 뛰어나다.
특히 ‘제2의 이청용’으로 불리는 배준호는 확실한 중앙 미드필더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축구대표팀에서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도훈 감독은 또 배준호가 대표팀 경력이 전혀 없는 것을 고려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선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하던 베테랑 정우영(알칼리즈)도 다시 불러들였다.
왼발잡이 스트라이커 오세훈(마치다 젤비아)의 발탁도 눈에 띈다. 오세훈은 각급 연령별 대표팀에서 조규성(미트윌란)과 주전 스트라이커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였던 기대주다. 하지만 지난 2022년 울산HD를 떠나 시미즈 S펄스(일본)로 이적한 이후 급격한 슬럼프에 빠졌다. 올 시즌엔 마치다 젤비아(일본)로 옮긴 뒤 다시 경기력을 회복해 15경기에서 6골을 기록 중이다.
이밖에도 황재원(대구)·최준(서울) 등 연령별 대표팀 출신 젊은 피와 함께 황인재(포항)·박승욱(김천)·하창래(나고야) 등 총 7명의 선수가 이번에 처음으로 대표팀에 뽑혔다. 발목 상태가 좋지 않은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어깨 수술 후 재활 중인 설영우(울산), 무릎 치료 중인 조규성 등은 이번 대표팀 명단에서 빠졌다.
김도훈 감독은 “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대표팀 명단에 큰 변화를 주긴 어려웠던 게 사실”이라면서 “새로운 얼굴이 상당수 합류했는데, 기존 대표팀 멤버들과 호흡을 잘 맞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전술적인 준비를 잘해서 이번 두 경기를 통해 대표팀 내 신·구 조화가 적절히 이뤄질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축구대표팀은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전 감독이 물러난 뒤 클린스만 감독과 황선홍 감독을 거치면서 4~5년째 핵심 멤버들이 거의 바뀌지 않았다. 주축 멤버의 조직력을 극대화해 카타르월드컵 본선 16강 진출을 이뤄냈지만, 부작용도 있었다. 아시안컵 기간 대표팀 선수들 사이에서 갈등이 발생한 것도 대표팀 내 경쟁 구도가 유명무실해지며 발생한 폐해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와 관련 현직 K리그 A 감독은 “9월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을 앞두고 세대교체를 이룰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김도훈 감독이 새로운 얼굴을 과감하게 발탁한 건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축구대표팀은 다음 달 2일 인천국제공항에 모여 곧장 싱가포르로 출국한다. 다음 달 11일 열리는 중국과의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최종전 장소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이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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