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서 영원히?" 과르디올라, 종신 요청에 '어색한 웃음'→내년 이별 가능성 UP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맨체스터 시티를 이끄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영원히 클럽에 머물 것이냐는 질문에 웃음으로 답했다.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는 27일(한국시간) "맨체스터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우승 축하 행사에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자신의 미래를 둘러싼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라고 보도했다.
과르디올라 감독과 맨시티 선수들은 27일 맨체스터에서 우승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그들은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으로 등극하면서 1부리그 우승 횟수를 10회로 늘렸다.
특히 지난 2020-21시즌에 이어 4년 연속 리그 정상을 지키면서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초로 4연패에 달성했다. 과거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끌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3시즌 연속 우승만 2번(1999~2001, 2007~2009) 했을 뿐, 4연패를 해본 적이 없다.
과르디올라 감독 밑에서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고의 팀이 된 맨시티 선수들은 이날 버스를 타고 도시를 돌면서 팬들과 함께 리그 4연패의 기쁨을 즐겼다.
퍼레이드를 진행하던 중 과르디올라 감독은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이때 맨시티에서의 거취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2016년부터 맨시티를 이끌어 온 그는 2025년 6월에 계약이 만료된다.
맨시티에서만 8년을 보낸 과르디올라 감독은 2015년부터 리버풀을 이끌어 온 위르겐 클롭 감독이 클럽을 떠나면서 프리미어리그에서 경질되지 않고 한 팀을 가장 오랫동안 이끌어 온 최장수 감독이 됐다.
매체도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다음 시즌이 시작되면 당신은 프리미어리그 최장수 감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맨시티에)영원히 머물겠습니까? 우리가 당신을 영원히 머물게 할 수 있을까요?"라고 질문했다.
맨시티에서 뼈를 묻을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과르디올라 감독은 "영원히?!"라고 말한 뒤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의 웃음은 다음 시즌이 끝난 후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시티를 떠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최근 과르디올라 감독이 다음 시즌을 끝으로 맨시티를 떠난다는 보도가 나와 큰 화제를 일으켰다.
영국 '데일리 메일' 소속이자 맨체스터 시티 소식에 정통한 잭 고헌은 27일 "과르디올라 감독은 구단이 그의 잔류를 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음 시즌이 끝나면 맨시티를 떠날 예정이다. 그는 FA컵 결승전에서 패배한 뒤 마지막으로 스쿼드를 재구성하려고 한다"라고 독점 보도했다.
고헌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계약은 마지막 12개월에 접어들었다. 구단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15개의 주요 트로피를 획득한 과르디올라 감독의 임기를 연장하기 원하지만, 구단의 고위층들은 과르디올라 감독이 9년차를 끝으로 떠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고헌의 보도 이후 영국 방송사 '스카이 스포츠', 일간지 '가디언' 등 복수의 매체들도 일제히 과르디올라 감독이 다음 시즌 이후 맨시티 지휘봉을 내려놓을 예정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맨시티가 과르디올라 감독과 결별할 가능성은 지난달 말에도 나온 바 있다. 당시 스페인 매체 '렐레보'는 "맨시티 이사회는 2025년 계약이 종료되는 과르디올라와의 재계약을 낙관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라며 "과르디올라 감독과 유사한 스타일을 지닌 미첼 산체스 감독을 후보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매체는 이어 "맨시티는 영광스러운 시대의 끝을 바라보며 과르디올라 없는 미래를 준비해 왔다"며 "맨시티는 차기 감독이 과르디올라와 같은 가치관을 지니고 그의 유산을 이어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바르셀로나와 바이에른 뮌헨을 거치며 다수의 우승을 차지해 명장 반열에 올랐던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 2016년 맨시티에 부임하면서 커리어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프리미어리그 적응을 마친 과르디올라 감독은 부임 2년차인 2017-18시즌에 곧바로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같은 시즌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에서도 우승하며 능력을 발휘했다.
이후에는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과 함께 프리미어리그를 양분하는 감독으로 자리잡았다. 맨시티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부임한 이후 과르디올라 감독의 첫 시즌과 리버풀에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내줬던 2019-20시즌을 제외한 6시즌에 모두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이 절정이었다. 맨시티는 지난 시즌 리그와 FA컵, 그리고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트레블을 달성했다. 잉글랜드 클럽으로는 1998-99시즌 맨유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시즌에도 맨시티에서 함께 동고동락했던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이끄는 아스널과 역대급 우승 경쟁을 펼친 끝에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을 확정 지으며 자신의 여섯 번째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전설적인 감독인 알렉스 퍼거슨 경조차 하지 못했던 프리미어리그의 전무후무한 4연패가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업적을 인정받아 통산 다섯 번째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수 년에 걸쳐 '과르디올라 왕조'를 건설한 맨시티는 앞으로도 프리미어리그를 지배하기 위해 과르디올라 감독의 잔류를 원했다. 과르디올라 감독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클롭 감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리버풀을 떠났기 때문에 맨시티가 리그를 독점하는 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잔류와 이별을 두고 고민하던 과르디올라 감독은 결국 계약 기간을 모두 채우고 맨시티를 떠나기로 결정한 모양이다. 그는 프리미어리그 4연패를 달성한 후 "현실은 머무는 것보다 떠나는 것에 더 가깝다"라고 말하면서 이별이 임박했음을 암시한 바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떠날 경우 후임자에 대해 고헌은 "맨시티가 세운 과르디올라 감독 후임 후보는 스페인 라리가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지로나FC의 산체스 감독이 잠재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라며 이번 시즌 지로나 돌풍을 이끈 산체스 감독이 맨시티의 차기 사령탑 후보군에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은 2026년까지 독일 국가대표팀과 계약을 맺고 있고, 사비 알론소 감독은 높은 평가를 받는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을 존경하고 있다"라며 다른 후보들도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사진=스카이스포츠,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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