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비하인드] '신분 조회 군침' 바리아가 한화 손을 잡은 이유
배중현 2024. 5. 27. 21:21
오른손 투수 제이미 바리아(28)의 한화 이글스행이 임박했다.
27일 펠릭스 페냐(34)를 웨이버 공시한 한화는 새 외국인 투수로 파나마 출신 바리아를 낙점했다. 행정 절차를 마치면 계약이 발표될 전망인데 현장에선 '대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구단 관계자는 "바리아는 지난해부터 한화가 엄청나게 공들였다. 진짜 괜찮은 선수"라고 극찬했다.
본지 취재 결과, 바리아 영입전에는 KBO리그 복수의 구단이 뛰어들었다. 선수 영입 사전 절차인 신분 조회를 진행한 구단도 있었다. 매물 자체가 귀한 대체 외국인 선수 시장에서 2018년 메이저리그(MLB) 10승, MLB 통산 22승을 기록한 바리아의 인기는 뜨거울 수밖에 없었다.
지난겨울만 하더라도 MLB 도전 의사가 강했던 만큼 아시아 진출에 큰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상황이 급변했다. 5월 들어 옵트아웃(계약을 파기하고 FA 자격을 다시 얻는 것)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스카우트의 관심이 쏠렸다. 영입전에 불이 붙었는데 바리아의 마음을 훔친 건 한화였다.
한화는 일찌감치 바리아와 연결됐다. 지난겨울 구단 스카우트가 미국 마이애미를 방문했을 때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의 근처 동네에 거주하던 바리아와 접촉을 시도한 것이다. 당시 바리아는 만남을 원한 한화 스카우트 요청에 'MLB에 도전할 계획이니 마음만 감사하게 받겠다'는 의사를 전달,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바리아의 유니폼까지 준비했던 한화로선 페라자 영입에 만족해야 했다. 다른 KBO리그 구단도 마찬가지. 영입전에서 발을 뺐다.
지난 5월 초만 하더라도 바리아는 MLB 도전 의사를 굳히지 않았다. 하지만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구단에서 콜업 기회를 잡지 못하자 마음을 바꿨다. 옵트아웃 얘기가 나오면서 여러 구단이 다시 군침을 흘렸는데 바리아의 선택은 한화였다. 리카르도 산체스의 부상, 펠릭스 페냐의 부진 등이 겹친 한화는 꾸준히 대체 외국인 선수를 리스트업했고 빠르게 바리아와 접촉,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이 과정에서 지난 만남 때 주려고 한 유니폼 사진까지 보내주면서 진정성을 어필했다.
한화는 바리아를 예우했다. 당초 이적료가 필요 없는 옵트아웃 조항이 발동되면 보장 가능 금액을 최대한 건네려고 했다. 하지만 영입전이 치열해져 상황이 바이아웃으로 바뀌었고 클리블랜드 구단에 이적료를 지불해야 한다. 현행 KBO리그 신규 외국인 투수가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은 이적료와 계약금, 연봉을 포함해 총액이 100만 달러(13억원). 교체 외국인 선수는 잔여 개월(2~11월)에 따라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달라진다. 외국인 선수 계약이 시작되는 2월부터 총액이 매월 10만 달러(1억3000만원)씩 줄어든다. 산술적으로 수령할 수 있는 바리아의 연봉은 약 60만 달러(7억8000만원)인데 한화는 최대한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리아의 최대 강점은 풍부한 경험이다. 2018년 MLB에 데뷔, 통산 462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했다. 올 시즌 마이너리그 트리플A 성적은 13경기 평균자책점 4.81이다. 1996년생으로 KBO리그에 입성하는 외국인 선수 중 나이가 어린 편이 속한다. 한 구단 관계자는 "한화가 올해뿐만 아니라 다음 시즌도 생각한 거 같다"고 예상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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