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택스보다 더 돌려준다고? 믿어도 되나요

반진욱 매경이코노미 기자(halfnuk@mk.co.kr) 2024. 5. 27.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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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세금 환급 플랫폼

# 직장인 박 모 씨(32)는 최근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려다 낭패를 봤다. 세금 환금 플랫폼을 사용했다가, 수수료만 내고 제대로 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것. 국세청 홈택스로 신청했을 때 박 씨는 올해 25만원가량을 환급받는다고 안내받았다. 2배가 넘는 60만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는 광고를 보고, 플랫폼을 통해 세금 환급을 신청했다. 그 과정에서 수수료 9만9000원을 냈다. 10만원에 달했지만, 60만원을 받을 수 있다면 충분히 지불할 용의가 있었다. 그러나 박 씨는 60만원을 그대로 다 돌려받지 못했다. 실제 받은 금액은 35만원 선에 불과했다. 수수료까지 합치면 국세청을 통해 돌려받는 금액과 큰 차이가 없었다. 알고 보니 60만원은 박 씨가 ‘최대’로 받을 수 있던 금액이었다. 박 씨는 “이용자에게 이 정도 돈은 무조건 돌려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광고하는 행위는 문제 아닌가. 사실상 사기와 다를 바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최근 삼쩜삼을 비롯한 토스 등 세금 환급 플랫폼들의 ‘과장 광고’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들은 종합소득세를 내는 5월을 맞아 ‘최대 ○○만원 환급받을 수 있다’ ‘돈 더 내지 말고 돌려받아라’라며 마케팅에 열을 올린다. 문제는 이런 문구 대부분이 ‘과장 광고’에 속한다는 사실. 이들이 내세우는 금액은 ‘예상 환급금’이다. 국세청에서 확정받은 환급 금액이 아니다. 때문에 광고만 믿었다가 낭패를 보는 이용자가 적잖다. 비싼 수수료를 내고 예상보다 훨씬 적은 금액을 받는 사례가 많다. 또 원하지 않는 세무사 상담까지 연결되면서 혼란을 호소하는 소비자도 상당수다.

세금 환급 플랫폼끼리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예상 환급액을 부풀려 말하는 ‘과장 광고’를 도입한다는 논란이 인다. 삼쩜삼도 일부 이용자들로부터 기대한 만큼 돈을 많이 돌려주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는다. (삼쩜삼 화면 갈무리)
광고는 ‘최대 환급금’ 표기

턱없이 부족한 환급액에 분통

삼쩜삼을 비롯한 환급 플랫폼은 정확하게 고객의 환급금을 알 수 없다. 다만, 고객의 상황을 고려해 비슷한 환경의 사용자들이 얼마를 가져갔는지 추측해 알려준다. 예를 들어 30대 남성 직장인이 있다면, “30대 직장인은 평균 ○○만원을 환급받았어요”라고 알림을 보내는 식이다. 고객이 광고를 보고, 앱을 다운받아 본인의 환급 정보 조회를 누르고 기본 환급금 조회를 들어간다. 고객에게 동의를 받고, 홈택스 앱에 접속, 환급금을 확인해준다. 이때 대다수 고객은 본인이 홈택스에 조회한 것보다 많은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답을 받는다. 또는 추가로 납부할 돈을 줄이는 게 가능하다고 안내받는다.

대다수 이용자가 세금 환급 플랫폼이 국세청의 ‘홈택스’와 비슷한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홈택스에 신청하는 것처럼, 플랫폼에 신청하면 국세청에 직접 신고하는 효력이 발생한다고 이해한다. 명백히 잘못된 정보다. 홈택스와 중개 플랫폼은 명백히 다르다. 이들 업체는 엄밀히 말하면 ‘중개 플랫폼’이다. 홈택스와는 성격이 다르다. 홈택스에 뜨는 금액은 세무당국이 확정한 공제 금액이고, 플랫폼에 뜨는 금액은 ‘이 정도가 예상된다’는 전망치에 불과하다. 세금 환급 플랫폼은 이용자의 동의를 받은 후 대리해서 국세청 홈택스에 신고하는 중개 역할만 할 뿐이다. 플랫폼은 세금 결정 권한이 없다. 결정권자는 세무당국이다.

홈택스는 신고해야 할 연도 1년의 종합소득세만 조회한다. 또 기본 환급금만 알려준다. 세금 공제를 위한 추가 서류를 내야만 추가 공제 금액이 나온다. 쉽게 말해 본인이 받을 수 있는 ‘최소 환급금’이다.

반면 세금 환급 플랫폼은 최근 5년 동안의 종합소득세와 연말정산 납부 내역을 조회한다. 5년 동안 누락이 예상된 금액을 찾아준다. 당연히 홈택스 예상 공제액보다 많은 돈이 나온다. 문제는 이 금액이 특정 상황을 염두하지 않고, 단순 수치로 계

산한 ‘최대 예상 환급금’이라는 것. 종합소득세와 연말정산 신고를 꾸준히 해왔거나, 근로소득이 높아 복잡한 세율이 적용되는 이는 예상보다 훨씬 낮은 금액이 나온다. 때문에 자신이 받을 수 있는 ‘최대 환급금’만 보고 무턱대고 신청했다 턱없이 적은 돈을 돌려받는 이들이 많다. 특히 근로소득이 높아 세율을 높게 적용받는 대기업 직장인이라면, 플랫폼에서 통보한 예상 환급금보다 돈을 덜 받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블라인드를 비롯한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세금 환금 플랫폼의 제안대로 환급액 조회 서비스에 응했다가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피해자 다수는 수수료를 환불받았지만, 일부 이용자는 수수료 환불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세무사는 “삼쩜삼을 비롯한 플랫폼이 편리성은 높다. 다만, 돈을 다 받을 수 있는 것처럼 광고하는 것은 명백한 과장 광고다. 마치 돈을 다 받을 수 있는 것처럼 늘어놓는 환급 광고는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토스, 핀다까지 뛰어드는 ‘택스테크’

경쟁 과열되면서 무리수 넘쳐나

삼쩜삼을 비롯한 세금 환급 플랫폼들이 리스크까지 감수하며 무리한 광고 전략을 펼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경쟁 과열’ 때문이다. 이른바 ‘택스테크’라 불리는 세금 환급 시장이 커지면서 삼쩜삼, 쎔(SSEM) 등 기존 업체 외에도 토스, 핀다와 같은 대형 핀테크 업체까지 뛰어들었다. 현재 택스테크 시장 규모는 수수료 기준 3조원에 달한다.

업체 경쟁이 격화되면서 과장 광고, 과도한 정보 수집 등 문제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삼쩜삼의 경우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과장 광고와 무단 정보 수집으로 질타를 받은 바 있다. 당시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은 “삼쩜삼이 세금 환급과 관련해 소비자를 현혹하는 과장 광고를 일삼고 있다”며 “환급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사람까지 이용을 유도해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하게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김희곤 의원은 “삼쩜삼이 고객 동의 없이 세무 대리인에게 넘긴 정보가 13만건에 달한다. 고객 자신도 모르는 새 주민등록번호나 재산 목록 등 민감한 정보가 제3자에게 넘어간 셈”이라 비판했다.

해가 바뀌어서도 논란은 여전하다. 한국세무사회는 5월 20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가 의심된다며 정부기관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세무 플랫폼 업체들을 신고했다. 세금 환급 조회를 위해 주민번호 13자리를 모두 요구하는 행태를 문제 삼았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주민등록번호 13자리 수집·보관 행위에 대해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국세청 홈택스와 정부24는 주민번호 13자리 없이 접근 가능하다. 세무사회는 현재 플랫폼 업체들이 주민등록번호 전체를 수집하고 있다고 주장 중이다. 구재이 한국세무사회장은 “영세한 사업자들과 국민을 대상으로 개인정보와 개별납세정보를 취득해 상업적인 목적으로 활용하는 일부 세무 플랫폼의 행위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국세청도 대응에 나섰다. 세무 플랫폼이 홈택스 기반으로 고액의 수수료를 받고 세무 대리를 한다는 비판이 나오면서다. 2022년 ‘모두 채움 서비스’를 납세자에게 제공, 환급 신고 시 한 번 클릭으로 간편하게 환급받을 수 있는 ‘환급 신고 서비스’를 개발했다. 해당 서비스는 무료다. 지난 2년간 인적 용역 소득자 400만명 중 311만명에게 1조5000억원을 환급해줬다. 세무업계 관계자는 “돈을 내지 않아도 충분히 환급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서비스를 모르는 국민만 환급 신청액의 30%에 가까운 수수료를 내는 형국이다. 손쉽게 무료로 진행 가능한 경정청구, 추가 환급 신청 절차를 세무당국이 적극 홍보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반진욱 기자 ban.jinuk@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61호 (2024.05.28~2024.06.0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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