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사칭’ PD 법정 증언…“李 누명 주장은 명백한 거짓말”

김정연 2024. 5. 27. 20:0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공직선거법 재판 위증교사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른바 ‘검사 사칭 사건’에 함께 연루됐던 최철호 전 KBS PD가 법정에 나와 이 대표의 ‘누명’ 주장은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부장판사 김동현) 심리로 열린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재판에서 최 PD에 대한 증인 신문을 했다. 최 PD는 이 대표가 2018년 경기지사 선거 과정에서 검사 사칭 사건과 관련해 “PD가 사칭하는데 제가 옆에서 인터뷰 중이어서 ‘도와줬다’는 누명을 썼다”고 주장한 데 대해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최 PD는 2002년 5월 KBS 추적 60분 분당 파크뷰 특혜의혹을 취재하면서 이 대표와 공모해 김병량 당시 성남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검사를 사칭한 혐의로 이듬해 선고유예 확정판결을 받은 바 있다. 최 PD와 함께 구속됐던 이 대표는 벌금 150만원을 확정받았다.

최 PD는 당시 수사 과정에서 김 시장으로부터 고소 취하를, KBS로부터 경징계를 약속받고 자신을 주범으로 몰았다는 이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도 “그런 적 자체가 없다. 날조된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변호사가 저런 거짓말을 지어낼 수 있다는 게 대단히 경악스러웠다”고 했다.


“저런 거짓말을 지어낼 수 있다는 데 대단히 경악스러워”


2022년 2월 최철호 전 KBS PD가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검사 사칭' 소명 선거 공보물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 PD는 이날 ″마치 제가 음해해서 (이 후보를) 함정에 빠뜨린 사람처럼 왜곡한다″며 이 후보를 향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당시 방송에는 김병량 당시 시장이 한 건설사 대표와의 관계를 시인하는 녹취 파일 일부와 익명의 제보자가 최 PD에게 녹취 테이프를 전달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 녹취 파일에는 최 PD가 이 대표에게 ‘성남지검에 사투리 쓰는 검사 있냐’고 물은 뒤 검사를 사칭해 김 시장과 통화한 내용이 담겼다. 최 PD는 이 대표가 재판에 쓰겠다고 요청해 외부 유출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당시 녹취 파일을 넘겼다고 했다. 이후 이 대표가 녹취 파일을 외부에 공개하면서

최 PD는 이날 이 대표가 누명을 썼다는 주장과 달리 검사 사칭 과정에 적극 가담했다고 증언했다. 최 PD는 당시 김 시장에게 자신을 수원지검의 서모 검사라고 소개했는데, 해당 검사의 이름 역시 이 대표가 알려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그 (검사의) 이름을 이야기했다. 당시 메모지에 질문도 적어줬다”고 했다.


“이 대표가 사칭할 검사 이름 알려주고 질문도 적어줘”


이 대표는 2018년 경기지사 후보 TV 토론회에서 검사 사칭 사건을 부인한 혐의로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 넘겨졌고, 이 선거법 재판에서 과거 김병량 시장의 비서였던 김진성씨에게 ‘정치적 배경이 있었던 것으로 진술해달라’고 위증을 교사한 혐의로 이번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반대신문에서 “검찰청이라고 이야기(사칭)했을 때는 피고인(이 대표)이 없었고, 피고인이 있을 때 증인이 한 건 (김병량 시장의) 음성 메시지를 확인한 것과 김 시장과 통화한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검사 사칭 순간엔 이 대표가 자리에 없었다는 것이다. 최 PD는 이에 대해 구체적인 통화 과정까지 기억하지 못한다며 “검사라고 얘기하고 질문지를 짜는 과정에서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약 5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재판 내내 직접 입을 열지 않았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