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사칭’ PD 법정 증언…“李 누명 주장은 명백한 거짓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른바 ‘검사 사칭 사건’에 함께 연루됐던 최철호 전 KBS PD가 법정에 나와 이 대표의 ‘누명’ 주장은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부장판사 김동현) 심리로 열린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재판에서 최 PD에 대한 증인 신문을 했다. 최 PD는 이 대표가 2018년 경기지사 선거 과정에서 검사 사칭 사건과 관련해 “PD가 사칭하는데 제가 옆에서 인터뷰 중이어서 ‘도와줬다’는 누명을 썼다”고 주장한 데 대해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최 PD는 2002년 5월 KBS 추적 60분 분당 파크뷰 특혜의혹을 취재하면서 이 대표와 공모해 김병량 당시 성남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검사를 사칭한 혐의로 이듬해 선고유예 확정판결을 받은 바 있다. 최 PD와 함께 구속됐던 이 대표는 벌금 150만원을 확정받았다.
최 PD는 당시 수사 과정에서 김 시장으로부터 고소 취하를, KBS로부터 경징계를 약속받고 자신을 주범으로 몰았다는 이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도 “그런 적 자체가 없다. 날조된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변호사가 저런 거짓말을 지어낼 수 있다는 게 대단히 경악스러웠다”고 했다.
“저런 거짓말을 지어낼 수 있다는 데 대단히 경악스러워”
당시 방송에는 김병량 당시 시장이 한 건설사 대표와의 관계를 시인하는 녹취 파일 일부와 익명의 제보자가 최 PD에게 녹취 테이프를 전달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 녹취 파일에는 최 PD가 이 대표에게 ‘성남지검에 사투리 쓰는 검사 있냐’고 물은 뒤 검사를 사칭해 김 시장과 통화한 내용이 담겼다. 최 PD는 이 대표가 재판에 쓰겠다고 요청해 외부 유출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당시 녹취 파일을 넘겼다고 했다. 이후 이 대표가 녹취 파일을 외부에 공개하면서
최 PD는 이날 이 대표가 누명을 썼다는 주장과 달리 검사 사칭 과정에 적극 가담했다고 증언했다. 최 PD는 당시 김 시장에게 자신을 수원지검의 서모 검사라고 소개했는데, 해당 검사의 이름 역시 이 대표가 알려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그 (검사의) 이름을 이야기했다. 당시 메모지에 질문도 적어줬다”고 했다.
“이 대표가 사칭할 검사 이름 알려주고 질문도 적어줘”
이 대표는 2018년 경기지사 후보 TV 토론회에서 검사 사칭 사건을 부인한 혐의로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 넘겨졌고, 이 선거법 재판에서 과거 김병량 시장의 비서였던 김진성씨에게 ‘정치적 배경이 있었던 것으로 진술해달라’고 위증을 교사한 혐의로 이번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반대신문에서 “검찰청이라고 이야기(사칭)했을 때는 피고인(이 대표)이 없었고, 피고인이 있을 때 증인이 한 건 (김병량 시장의) 음성 메시지를 확인한 것과 김 시장과 통화한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검사 사칭 순간엔 이 대표가 자리에 없었다는 것이다. 최 PD는 이에 대해 구체적인 통화 과정까지 기억하지 못한다며 “검사라고 얘기하고 질문지를 짜는 과정에서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약 5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재판 내내 직접 입을 열지 않았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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