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사격 국가대표 금빛 이구동성 “파리올림픽 빛내겠다”
경쾌한 칼날의 마찰음과 표적을 관통하는 총탄의 파열음이 고요한 산속으로 울려 퍼졌다.
7월 개막하는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막바지 훈련을 하고 있는 펜싱과 사격 국가대표 선수들이 27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고 금빛 각오를 밝혔다. 이날 오전과 오후 차례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은 “대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 7월 26일 개막까지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어 파리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한국의 대표 효자 종목인 펜싱에선 남자 사브르 4총사가 주목을 끌었다.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던 ‘어펜저스(어벤저스와 펜싱의 합성어)’에는 변화가 생겼지만, 여전히 세계적인 실력을 앞세워 3회 연속 금메달을 노린다. 김정환의 이탈로 맏형이 된 구본길은 “새로 합류한 도경동과 박상원 모두 기량이 출중하다. 힘과 기술이 뛰어나고, 패기와 열정도 남다르다”고 후배들을 칭찬했다. 셋째 김준호의 은퇴로 막내에서 둘째가 된 오상욱은 “최근 열린 SK텔레콤 그랑프리 대회에서 모두 부진하면서 오히려 팀워크가 좋아졌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치열하게 싸우겠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여자 에페도 의욕을 나타냈다. 도쿄올림픽에서 단체전 은메달을 따낸 송세라와 이혜인·강영미·최인정이 이번에도 호흡을 맞춰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태극마크를 내려놨다가 복귀한 최인정은 “아직 이루지 못한 올림픽 금메달 획득이라는 목표 아래 고강도 훈련을 버티고 있다”고 했다.
한국 사격은 올림픽에서만 금메달 4개를 따낸 ‘사격 황제’ 진종오의 은퇴로 잠시 침체기를 맞았다. 지난 도쿄올림픽에선 김민정이 여자 25m 권총에서 따낸 은메달이 유일한 수확이었다. 남녀 사격대표팀을 총괄하는 장갑석 감독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 목표는 금메달 1개, 은 2개, 동 1개”라고 말했다.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사격 종목은 초반에 열린다. 개막 이튿날인 27일 오후(한국시간) 혼성 10m 공기소총 결선이 펼쳐진다. 이 경기에서 한국의 1호 메달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대구체고 2학년으로 혼성 10m 공기소총 출전이 유력한 ‘여고생 사수’ 반효진은 “경험 삼아 치른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뜻밖에 좋은 결과가 나와 태극마크를 달았다. 감사한 마음으로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하고 있다. 남은 기간 열심히 준비해서 선배들과 함께 메달을 따겠다”고 밝혔다.
진천=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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