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지원" "현장경험 기회 확대"…한국판 NASA 출범에 각계 목소리 봇물
한국판 NASA(미국 항공우주국)를 목표로 하는 우주항공청(KASA)이 경남 사천시에 개청한 27일, 박완수 경남지사는 미래 우주항공 분야 인재가 될 학생을 비롯해 대학·기업·지자체 등 각계 인사를 한 자리에 모아 ‘우주항공청의 안착과 우주항공산업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다.
경남도는 이날 오전 창원시에 있는 도청 도정회의실에서 ‘‘우주항공청 개청에 바란다’라는 주제로 우주항공청 개청 기념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
“기술개발 노하우 끊겨…꾸준한 지원 중요”
윤종호 한국항공우주산업(주) 부사장도 “정부와 도가 해야 할 일은 꾸준함”이라며 “한 번 해놓고 결과가 안 나온다고 버리면 안 된다. 그러면 축적된 기술과 인력이 사라진다. 장기 계획으로 꾸준하게 투자하는 정책 입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항공·우주&복합재 엔지니어링 설계 및 기술개발 업체인 ㈜에이앤에이치 스트럭쳐(경남 진주시) 정은지 차장은 “(정부·지자체 지원을 받아) 처음 몇 년을 진행하다, 후속 사업이 있을 것이란 기대에 인력을 유지하고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었는데 예산 문제로 인해 중단된 케이스가 꽤 있었다”며 “기다리던 동료가 다른 분야로 떠나거나, 다른 품목으로 빠지면서 노하우 전수가 안 되는 애로사항이 (중소기업에는 종종) 있었다”고 했다.
“정주여건 개선도”…경남도, 외부수혈·자체양성 ‘투트랙’
정 차장은 “신규 인력 채용 과정에서 (회사가) 경남에 위치한 회사라고 하면 ‘정주여건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오지 않는 친구들도 꽤 있었다. 공공임대라도 있었으면 하는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며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박 지사는 “진주 경상국립대에 우주항공 단과대학도 만들고, 이번에 정부로부터 교육발전특구를 지정받아서 진주·사천·고성 지역의 고등학교에 우주항공 분야 인력 1800명을 육성하기 위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 “현장 경험 기회 늘려야”
학생들은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인턴십 기회 확대 등을 원했다. 임소현 경상국립대 항공우주공학부 학생(2학년)은 “대학생이 참여할 인턴십 기회가 매우 제한적”이라며 “향후 우주항공청의 많은 정책이 경남의 더 많은 기업과 협력하는 방향으로 진행, 이것이 산업계 인턴십 프로그램 확대로 이어져 학생들이 폭넓은 경험을 쌓을 수 있길 희망한다”고 했다.
박상익 경남항공고 항공기체 학생(2학년)도 “현장 중심 맞춤형 교육이 절실하다. 항공 분야 같이 특수한 분야는 현장 전문가가 학교 교원으로 채용돼 가르칠 기회도 늘어야 한다”고 했다.
박 지사는 “제시된 의견을 경남도와 사천시가 정책에 반영하고 중앙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 지사는 담화문을 통해 “경남이 글로벌 우주항공 수도로 자리매김하는 담대한 첫걸음 뗀 역사적인 날”이라며 “경남은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전초기지로서 우주항공청이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했고, 1%에 불과한 대한민국 세계 우주항공시장 점유율을 10%까지 확대한다는 국가 우주 경제 비전을 차근차근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우주항공청은 사천시 사남면에 임시청사를 마련했다. 우주항공청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속 중앙행정기관으로 차관급 청장과 1급 공무원인 차장 1명과 우주항공임무본부장 1명을 비롯해 모두 293명 정원으로 신설된다. 출범 초기에는 약 110명이 일한다.
우주항공청은 개청과 함께 곧바로 국내 우주항공 임무를 주관하게 된다. 정부는 올해 주요 임무로 우주탐사·우주수송·우주산업·우주안보·우주과학 등 5대 임무를 설정하고 예산 9923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기존에 과기정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맡아오던 관련 업무를 이제는 우주청이 맡는다.
창원=안대훈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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