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용 쌀이라더니…'입틀막' 강성희 당선 도운 진보당원 3명 벌금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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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50만~300만원
지난해 4월 5일 전북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를 앞두고 선거운동원이 묵을 숙소를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선거구 내 옷집·음식점 등을 돌며 쌀과 보리를 돌린 진보당원 3명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형사11부(부장 김상곤)는 27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진보당 전남도당 당원 A씨(44)에게 벌금 200만원, 진보당 간부인 B씨(36)·C씨(48)에게 각각 벌금 150만원,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전남 지역 3선 지방의원, B·C씨는 강성희 후보 선거사무원·자원봉사자로 활동했다. 이들은 '강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모든 당력을 모은다'고 의결한 진보당 지침에 따라 선거 지원에 나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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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부인…재판부 "비난 가능성 커"
A씨는 진보당 전남도당 당원들이 전주에서 선거운동을 돕는 동안 머물 숙소를 빌려 무상으로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A씨는 지난해 1월 31일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통해 같은 해 4월 5일까지 보증금 100만원에 총 차임(월세) 110만원을 주고 원룸을 계약했다. 해당 숙소엔 선거운동원·자원봉사자 6명이 거주했다고 한다. 검찰은 A씨가 선거운동원 등에게 해당 숙소 주소와 방 호수, 비밀번호 등이 담긴 소셜미디어(SNS)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파악했다.
B·C씨는 지난해 3월 7일 전주을 지역 한 가게에 찾아가 업주에게 진보당 명함을 건네며 "진보당인데 이번 선거 때 한 표 주세요"라고 말하며 시가 4000원 상당 보리 1㎏ 한 봉지를 주는 등 같은 달 28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총 2만원어치 쌀·보리 5㎏을 나눠준 혐의로 기소됐다. C씨는 같은 달 혼자서 '기호 4번 진보당 강성희'라는 문구가 적힌 하늘색 점퍼를 입은 채 네 차례에 걸쳐 유권자에게 1만6000원 상당 쌀·보리 4㎏을 준 혐의도 받고 있다. 두 사람이 돌린 쌀·보리는 총 9㎏, 3만6000원이다.
이들은 재판 내내 "C씨 정미소에서 생산한 쌀·보리 홍보를 위해 무상으로 줬을 뿐 선거운동과 무관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C씨가 2008년 이후부터 범행 전까지 전북 지역 업체와 거래한 사실이 없는 점, 전주을 외 지역에서 쌀·보리를 홍보용으로 배포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범행을 부인하거나 변명으로 일관하는 등 비난 가능성이 크지만, 제공한 쌀·보리가 소액인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한편 강 의원은 지난 1월 18일 전주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악수하며 "국정 기조를 바꾸라"고 항의하다 경호원에게 입을 틀어막힌 채 쫓겨나 '입틀막'이란 별명을 얻었다. 지난달 10일 22대 총선에선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후보에게 졌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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