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 난민촌 또 폭격한 이스라엘...EU, 팔레스타인 총리 초청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라파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으며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등 중재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 또한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양측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어 휴전 협상은 쉽지 않은 모습이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서부의 탈 알술탄 난민촌을 공습했다. 전날 국제사법재판소(ICJ)의 라파 공격 중단 명령에도 여러 난민촌을 공격한 데 이은 것이다. 이날 폭격으로 최소 35명이 사망했으며, 현재 수색과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CNN 등은 전했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에 따르면 탈 알술탄 난민촌은 수천 명의 주민이 대피해 있어 이스라엘군이 '인도주의 구역'으로 지정한 곳이다. 이로 인해 전쟁범죄라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지만,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이 있다는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국제법에 따른 합법적인 목표물을 겨냥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당한 군사행동'이라는 반박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공격을 감행해, 현재 라파에는 구호품 등이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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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재 나선 EU, 팔레스타인 총리 초청
전쟁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자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 본부에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에 지난봄 들어선 새 내각에 대한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고위급 회의를 열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모두발언에서 "가자지구의 상황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EU와 모든 국제 공동체는 전쟁이 즉시 중단될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는 무함마드 무스타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신임 총리가 초청돼 이목을 끌었다. 지난 3월 취임한 무스타파 총리가 EU 본부에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팔레스타인인으로서 수십년간 투쟁과 노력 끝에 독립이 그 어느 때보다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등 주요국들은 전쟁 종식 이후 '두 국가 해법'으로 갈등을 해소하고 팔레스타인을 실질적으로 이끌어갈 주체로 비교적 온건한 서안지구의 PA를 점찍은 상황이다. 다만 PA 역시 부패 등으로 악명이 높고 가자지구를 장악한 하마스와 대립하고 있어, 추후 가자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군 내부에서 "현 정부에서는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없다"는 언급이 나와 주목받았다. 이스라엘 언론 하레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실종자·포로 관련 업무를 맡은 니트잔 알론 예비역 소장은 "현재 상황에 좌절감을 느낀다"며 이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석방되지 않은 인질들이 있음에도 협상 의지가 미약하다는 취지의 발언에 여론이 들끓자, 총리실은 즉각 반박했다.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내고 "네타냐후 총리는 협상팀에 인질 석방을 위한 폭넓은 권한을 부여했지만, 하마스 지도자 신와르는 종전과 이스라엘군의 철수를 계속 요구하고 있어 총리가 이를 반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측의 노력에도 하마스가 '종전'이라는 고집을 꺾지 않고 있어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은 지난 6일 이집트, 미국 등 중재국에서 마련한 휴전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지만 사흘 동안의 회담은 실패로 돌아갔다. 이스라엘 협상팀은 지난 22일 활동을 재개했지만, 구체적인 협상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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