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롭처럼 지쳤다" 펩 맨시티 떠나는 이유...두 명장도 '굿바이'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떠나는 이유 중 하나는 지쳤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영국 '데일리 메일' 소속이자 맨체스터 시티 소식에 정통해 맨시티 1티어 기자로 불리는 잭 고헌이 27일(한국시간)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고헌은 '데일리 메일'을 통해 "맨시티 구단이 그의 잔류를 원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르디올라 감독은 다음 시즌이 끝나면 맨시티를 떠날 예정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FA컵 결승전에서 패배한 뒤 마지막으로 스쿼드를 다시 구성하려고 한다"라는 내용의 독점 보도를 냈다.
과르디올라 감독과 맨시티의 계약 기간은 2026년 6월까지다. 그동안 과르디올라 감독은 브라질 국가대표팀을 비롯한 다수의 국가대표팀 감독직과 연결됐지만 꿋꿋하게 맨시티에서 자리를 지키며 구단의 역사를 작성했다.
지난 2016년 바이에른 뮌헨을 떠나 맨시티 지휘봉을 잡은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에 부임한 이후 8년 동안 프리미어리그(PL) 우승을 여섯 번이나 차지하면서 맨시티 역대 최고의 감독으로 자리잡았다. 그동안 과르디올라 감독은 리그 우승 6회, 리그컵 우승 4회, FA컵 우승 2회 등을 거뒀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리그와 FA컵, 그리고 맨시티의 오랜 숙원이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구단 역사상 최초로 트레블을 달성했다. 앞서 바르셀로나를 이끌며 2008-09시즌 6관왕을 차지했던 과르디올라 감독은 16년 만에 또다시 트레블을 달성해 축구 역사상 최초로 트레블을 두 번 달성한 감독이 됐다.
PL에서는 위르겐 클롭 감독 정도를 제외하면 과르디올라 감독의 아성에 도전할 만한 지도자는 없었고, 그나마 과거 맨시티에서 코치로 과르디올라 감독을 보좌했던 아스널의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최근 두 시즌 동안 맨시티의 왕좌 자리를 위협한 정도였다.
때문에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시티를 떠나지 않은 이상 맨시티 왕조는 PL에서 건재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이 계약이 만료되는 다음 시즌을 끝으로 맨시티를 떠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맨시티 왕조의 끝은 생각보다 빨리 올 전망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시티를 떠나기로 결정한 이유가 지쳤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등장했다. 과르디올라 감독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전 리버풀 사령탑 클롭 감독이 리버풀을 떠난 이유와 비슷하다.
영국 '미러'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다음 시즌을 마지막으로 맨시티를 떠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다루면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라는 구단을 만들었지만, 8년 반 만에 리버풀에서 물러난 클롭 감독처럼 점점 지쳐가고 있다"라고 했다.
클롭 감독은 지난 1월 사임을 발표할 당시 "난 이 구단, 도시, 서포터들의 모든 걸 사랑한다. 팀과 스태프도 사랑한다. 하지만 난 내가 이번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확신하고 있다"라면서 "내 에너지가 고갈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지칠 대로 지친 클롭 감독은 리버풀을 떠난 이후 한동안 휴식을 취하며 축구를 떠나 있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른 곳에서 다시 일을 할 거냐고 묻는다면 물론이다. 난 나를 안다. 난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성격이다. 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찾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1년 간은 다른 구단이나 국가를 맡지 않을 것이다. 불가능하다. 그럴 수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라고 했다.
한 팀을 오랜 기간 이끈 과르디올라 감독도 클롭 감독과 마찬가지로 지쳤다는 게 '미러'의 주장이다. 맨시티를 지도한 기간도 클롭 감독이 리버풀을 지휘한 기간과 비슷하기 때문에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이다.
'미러'는 주장의 근거로 과르디올라 감독의 인터뷰를 들었다.
매체에 따르면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뒤 겪은 느낌에 대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이후 나는 '이제 끝났다.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여기에 있다. 어떤 순간에는 피곤함을 느끼지만, 어떤 순간에는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맨시티 구단도 과르디올라 감독의 결정을 존중하고 포스트 과르디올라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하려는 모양이다.
고헌은 맨시티가 과르디올라 감독의 뒤를 이어 팀을 지도할 유력한 후보로 이번 시즌 스페인 라리가 무대에서 지로나 돌풍을 이끌며 리그 3위를 차지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확보한 지로나의 미셸 산체스 감독이 거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의 감독인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과 바이엘 레버쿠젠을 무패우승으로 이끈 사비 알론소 감독도 후보군에 있지만 계약 기간이나 현 소속팀의 상황을 고려하면 선임하기 어렵다는 게 고헌의 설명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시티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은 맞지만, 떠나는 시기는 다음 시즌이 끝난 이후인 내년 여름이다. 때문에 맨시티와 과르디올라 감독이 당장 해야 할 것은 다음 시즌 준비에 집중하는 것이다.
고헌에 따르면 과르디올라 감독은 자신의 임기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스쿼드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맨시티의 주축 선수들 중 일부의 이적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과르디올라 감독 체제에서 동물적인 반사신경에서 나오는 선방 능력과 안정적인 빌드업으로 수 년간 맨시티의 골문을 지켰던 에데르송 골키퍼의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설이 짙어졌다. 에데르송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의 알이티하드와 연결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클럽과 연결되는 건 에데르송만이 아니다. 맨시티의 에이스이자 과르디올라 감독 축구의 핵심인 케빈 더 브라위너 역시 사우디아라비아 클럽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축구 철학을 잘 이해하는 선수 중 하나인 베르나르두 실바 역시 최근 이적 가능성이 대두됐다. 재계약 이후 생긴 바이아웃 조항 때문에 PSG(파리 생제르맹)의 관심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실바의 계약 조건에는 5000만 파운드(약 871억)의 바이아웃 조항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킬리안 음바페가 떠난 이후 비용을 대거 아낀 PSG가 실바 영입에 도전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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