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자진 사퇴' 한화...손혁 단장 "팀 잘 추스릴 분 찾고 공백 최소화하겠다"

차승윤 2024. 5. 2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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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자진 사퇴를 발표한 최원호 한화 이글스 감독. 사진=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아직 감독 선임 기준을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팀을 잘 추스리고 구단 목표를 이뤄주실 수 있는 분으로 모셔야 하겠다. 빠르게 후보자를 찾아 공백을 최소화하겠다."

한화 이글스 사령탑이 또 한 번 팀을 떠난다.

한화 구단은 27일 오전 "박찬혁 대표이사와 최원호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고 밝혔다.

한화는 "최원호 감독은 지난 23일 경기 후 구단에 사퇴 의사를 밝혀왔다. 26일 구단이 이를 수락하며 자진사퇴가 결정됐다. 박찬혁 대표이사도 현장과 프런트 모두가 책임을 진다는 의미에서 동반 사퇴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선임 1년 만에 나온 사퇴다. 최원호 감독은 지난해 5월 1군 사령탑을 맡았다. 카를로스 수베로 전 감독이 경질된 후 3년 총 14억원에 지휘봉을 이어 받았다. 선임 때부터 '이기는 야구'를 외쳤으나 현실이 쉽지 않았다. 지난해 9위에 그친 한화는 올해 안치홍(4+2년 72억원)과 류현진(8년 170억원)을 대형 계약으로 영입하며 반전을 꿈꿨다.

그러나 이번에도 결과는 지난해와 다르지 않았다. 27일 기준 승률 0.420(21승 1무 29패)로 한화는 올해도 8위에 머물렀다. 여론은 더 좋지 못했다. 연이은 대형 투자와 시즌 초 7연승으로 1위를 기록, 기대치를 높였던 게 역으로 작용했다.

최악의 4월을 보낸 최원호 감독은 4월 말부터 사퇴 의사를 전한 걸로 알려졌다. 한화 관계자는 "연패에 자주 빠지던 시기라 최원호 감독이 손혁 단장과 자리에서 몇 차례 표현은 한 적 있다. 다만 당시엔 타격 사이클 등이 침체돼 구단이 공식적으로 결별을 판단할 때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이후 최원호 감독이 다시 사퇴를 결심한 건 지난 23일이었다. 당시 한화는 주중 LG 트윈스와 위닝 시리즈를 거두고도 롯데 자이언츠의 선전으로 잠시 10위로 내려갔다. 최 감독이 구단과 면담 끝에 사퇴를 결정했고, 지난 26일 구단이 이를 수락하면서 박찬혁 대표이사도 동반해 물러나기로 했다.

손혁 단장 역시 사퇴 의사를 전했으나 외국인 선수 교체 및 새 감독 선임 등 남은 업무를 위해 남기로 했다.

손 단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박찬혁 대표, 최원호 감독 두 분의 사퇴가 결정된 후 서로 '미안하다, 감독님을 더 잘 도와줬어야 했다'고 이야기를 나눴다"며 "최원호 감독이 4월 성적이 떨어지면서 구단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만해야 하지 않겠나'라는 이야기를 한 게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급박하게 결정된 만큼 지난해보다는 구단 수습에 시간이 걸릴 거로 보인다. 지난해 한화는 수베로 감독을 경질한 후 최원호 감독 선임을 빠르게 발표했다. 내부 인사였던 만큼 선임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으나 외부 인사도 고려할 올해는 새 감독을 결정하는 일이 좀 더 어려울 거로 보인다.

한화는 "최원호 감독의 공석은 정경배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메울 계획이며, 구단은 빠른 시일 내에 차기 감독을 선임해 조속히 팀을 수습하고 시즌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손혁 단장은 "이제 미팅하면서 내부 논의를 해야 한다. 당장 '어떤 감독을 뽑겠다. 이런 기준으로 보겠다'고 말하긴 어렵다"며 "팀을 잘 추스리고 구단 목표를 잘 이뤄주실 분으로 모시려고 한다. 빠르게 후보자를 찾아 공백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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