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릿수 득점' 손흥민-황희찬, PL을 지배하다

박시인 2024. 5. 27. 09: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럽파 코리안리거 시즌 결산①]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박시인 기자]

역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아시아 선수는 손흥민(토트넘)이 유일했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새로운 인물이 가세했다. 울버햄튼의 황희찬이 12골을 터뜨리며 아시아와 한국 축구사의 또 다른 한 획을 그었다. 2명의 한국인 프리미어리거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유의미한 2023-24시즌이다.

챔피언십(2부리그)에서는 배준호(스토크 시티)가 첫 시즌 만에 빠른 적응력으로 스토크 시티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었다. 백승호(버밍엄 시티)는 후반기부터 팀에 합류해 주전으로 활약하며 18경기 1골을 기록했지만 버밍엄 시티의 강등을 막지 못했다.

'주장으로 첫 시즌' 손흥민, 통산 세 번째 10-10 달성
 
 손흥민이 4개의 슈팅을 시도하며 분전했지만 토트넘은 맨시티와의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에서 0-2로 패했다.
ⓒ 연합뉴스
 
손흥민은 지난 시즌 리그 10골 6도움으로 마감하며 가까스로 두 자릿수 득점을 채웠다. 앞선 2021-22시즌 23골로 살라와 함께 프리미어리그 공동 득점왕에 오른 것과는 대조적인 성적표였다. 일각에서는 30줄로 접어든 손흥민에게 에이징 커브가 찾아온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토트넘도 8위로 추락하며 유럽대항전 출전 획득에 실패했다.

무엇보다 올 시즌 전망이 밝지 않았던 이유는 팀 내 변화가 극심했기 때문이다. 빅리그 경험이 없는 호주 출신의 앤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다. 수비적인 색채를 버리고, 공격 축구로 탈바꿈하며 전술 변화를 감행했다. 또, 토트넘의 에이스이자 손흥민의 단짝인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면서 전력 누수가 매우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토트넘의 새 주장으로 임명하며 올 시즌을 준비했다. 토트넘은 모든 이들의 예상을 깨고 시즌 초반 10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내달리며, 돌풍을 일으켰다.

손흥민은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하며 경험이 부족한 영건들을 잘 이끌었다. 왼쪽 윙포워드와 최전방 원톱 포지션을 번갈아가며 전반기에만 11골 5도움으로 최고의 퍼포먼스를 뽐냈다. 전반기를 득점 랭킹 4위로 마감하며, 내심 득점왕도 기대할 수 있었던 흐름이다.

하지만 2023 아시안컵 출전으로 한 달 동안 팀을 비웠고, 후유증 탓인지 복귀 이후에도 전반기만큼의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럼에도 후반기 6골 5도움을 올린 손흥민은 합계 17골 10도움(득점 랭킹 8위, 도움 랭킹 공동 3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한 시즌 리그 27개의 공격 포인트는 손흥민의 커리어를 통틀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뿐만 아니라 도움 10개를 기록한 손흥민은 득점과 도움 두 자릿수를 뜻하는 10-10을 달성했다. 이는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통산 세 번째 10-10이다. 역대 프리미어리그 역사를 통틀어 3회 이상 10-10에 성공한 선수는 손흥민을 포함, 6명이 전부다. 에이징 커브가 왔다는 의심을 떨쳐낸 시즌이었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손흥민은 패싱 센스와 플레이 메이킹 능력을 선보이며 축구도사의 느낌을 뿜어냈다. 주장으로써 많은 책임감을 가지고 부지런한 스프린트와 전방 압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솔선수범했다.

토트넘은 후반기 극심한 내리막으로 5위로 마치며, 다음시즌 챔피언스리그 대신 유로파리그에 나선다.

황희찬, 빅리그 진출 이후 첫 두 자릿수 득점
 
 2024년 4월 27일 영국 울버햄튼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울버햄튼 원더러스 대 루턴 타운의 경기에서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황희찬이 첫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 REUTERS/연합뉴스
 
올 시즌 황희찬은 커리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잘츠부르크에서 성공한 이후 독일 분데스리가 라이프치히, 함부르크를 거친 그는 거듭 실패를 맛봤다.

절치부심한 황희찬은 2021년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튼으로 이적해 새 도전에 나섰다. 언제나 좋은 흐름을 이어가려는 찰나에 부상이 발목을 잡으면서 많은 스탯을 쌓지 못했다. 2021-22시즌 30경기 5골 1도움, 2022-23시즌 27경기 3골 1도움에 그친 황희찬은 3년차로 접어든 새 시즌 전망 또한 밝지 못했다.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사임했기 때문이다.

게리 오닐 신임 감독은 리그 개막전에서 황희찬을 벤치에 앉혔다. 하지만 황희찬은 실력으로 자신을 증명했다. 1, 2라운드에서 후반 조커로 교체 투입돼 빼어난 경기력을 선보였고, 브라이턴과의 2라운드에서 1호골을 쏘아올리며 오닐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강팀과 약팀을 가리지 않고 꾸준한 득점 페이스를 내달린 끝에 전반기를 19경기 10골 2도움으로 마감했다. 올 시즌 전반기에 기록한 팀의 27골 가운데 무려 12골이 황희찬의 발 끝에서 나올만큼 팀 내 입지는 탄탄했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울버햄튼은 황희찬과 2028년까지 장기 계약을 맺었다.

황희찬은 앞선 2시즌과 비교해 공 운반과 전진하는 역할 대신 골을 넣을 수 있는 가까운 위치에 포진한 것이 득점력 상승으로 이어졌다. 특히 황희찬은 박스 안에서 최적의 위치를 선점했고, 득점 상황에서 자신감 있는 플레이와 침착성을 발휘하며 골 결정력을 높였다.

전반기와 다르게 후반기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2023 아시안컵 차출로 인한 공백과 햄스트링 장기 부상에 시달리며 후반기 10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럼에도 4월 중순 복귀 후 2골을 터뜨리며 전반기 활약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했다.

황희찬의 최종 성적은 리그 29경기 12골 3도움. 팀 내 득점 1위였다. 앞선 2시즌보다 비약적인 득점력 증가를 이뤄내며, 성공적인 시즌을 마무리 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