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은 선수도 했다, 너도 할 수 있어" 2군 통산 타석 1위, '30대 인생역전' 문상철의 큰 울림 [IS 인터뷰]
윤승재 2024. 5. 27. 09:04
KT 위즈 문상철(33)이 수훈선수 인터뷰를 하다가 중계 방송사 캐스터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30대에도 2군에서 열심히 뛰는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달라"는 질문이었다. 문상철은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이 얘기를 한번 해보고 싶다"라고 운을 뗀 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면 어떤 선수도 할 수 있다.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고려대 4번 타자 출신 문상철은 2014년 KT의 창단 멤버였다. 장타력을 갖춘 유망주였지만 좀처럼 1군에 정착하지 못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상무와 KT 2군에서 3할대 타율을 올리다가도, 1군에선 2할대 초반 타율로 고전했다. 2022년까지 그의 1군 타율은 0.218, 통산 홈런도 17개에 불과했다. 어느덧 서른 살을 넘긴 그는 KT에서 '아픈 손가락'이 됐다.
그랬던 문상철이 지난해 만개했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을 당한 사이 경기 출전이 늘어난 그는 112경기에 나서 타율 0.260, 9홈런, 46타점을 올렸다. "1군에 불러줬을 때 잘하려면 2군에서 준비가 잘 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32세의 나이에 기회를 잡았다. 올 시즌엔 박병호를 제치고 주전 4번 타자·1루수로 자리를 잡아 45경기 타율 0.307 9홈런 21타점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문상철의 스토리는 2군 선수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 '2군 홈런왕(2018년)' 출신인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이성규(31)도 문상철의 성공을 보고 자신감을 얻었다고 전했다. 25일 본지와 만난 문상철은 "(이)성규의 인터뷰를 들었다. 성규도 2군에서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지금 잘하는 걸 보니까 기분이 좋더라. 그러다가 문득 다른 2군 선수들에게도 '우리처럼 포기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문상철은 "나보다 2군에서 많이 뛴 선수는 얼마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현역 선수 중 7번째로 많은 2군 경기(495경기)를 뛴 선수다. 타석 수(2065타석)로 따지면 1위다. 문상철은 "(2군 선수들의 마음을) 나도 잘 안다. 20대 후반을 넘어 30대 초반까지 2군에만 있으면 체력보다 정신이 힘들다. 여기서 포기하고 은퇴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문상철은 "기회는 자기가 원할 때 오는 게 아니고, 상황도 잘 맞아야 한다. 자책만 하고 포기해버리면 너무 아깝지 않나"라면서 "그만둘 때 그만두더라도 자기 야구를 후회 없이 하면 좋겠다. 그러면 기회는 언젠가 찾아온다. 나도 하지 않았나. 다들 충분히 할 수 있다"라며 2군 선수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남겼다.
수원=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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