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맨유, '우승 감독' 텐 하흐와 끝내 결별하나…포체티노와 대화 나눴다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아직 에릭 텐 하흐 감독의 잔류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텐 하흐 감독의 미래가 결정되지 않은 가운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최근 첼시를 떠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과 브렌트퍼드를 이끌고 있는 토마스 프랭크 감독 측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맨유는 텐 하흐 감독의 상황을 검토하는 와중에 프랭크 감독과 포체티노 감독 측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 우리는 맨유가 다음 행보를 검토하는 동안 프랭크 감독과 포체티노 감독 진영의 사람들을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당초 텐 하흐 감독은 시즌 마지막 경기가 끝난 뒤 경질될 전망이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맨유와 맨체스터 시티의 잉글랜드 축구협회컵(FA컵) 결승전이 열리기 전 결승전 결과와 관계없이 맨유가 결승전 이후 텐 하흐 감독을 경질할 것이라는 내용의 보도를 냈다.
당시 '가디언'은 "맨유가 맨시티를 상대로 승리하더라도 이는 텐 하흐 감독을 구하지 못한다. 맨유는 FA컵 결승전이 끝나면 곧바로 텐 하흐 감독을 해임할 것이다"라며 텐 하흐 감독의 경질이 확정된 것처럼 보도했다.
'가디언'이 확언할 수 있었던 이유는 맨유의 이번 시즌 성적이었다. 맨유는 프리미어리그(PL) 출범 이후 처음으로 8위로 시즌을 마감했고, 득실차 역시 최초로 마이너스(-1)를 기록했다. 결과도 나오지 않는 데다 경기력도 좋지 않아 결국 텐 하흐 감독을 내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FA컵 결승전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맨유는 우승컵이 걸린 대회 결승전에서 전반전에만 두 골을 터트리며 맨시티를 상대로 앞서갔고, 결국 2-1로 승리했다.
맨시티 선수들의 집중력이 흔들리는 걸 놓치지 않은 맨유였다. 전반 30분 맨유 수비수 디오구 달로트가 맨시티 진영으로 긴 패스를 보냈는데, 슈테판 오르테가 골키퍼와 수비수 요슈코 그바르디올의 사인이 맞지 않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공을 알레한드로 가르나초가 잡아 득점으로 연결했다.
이어 전반 39분에는 깔끔한 역습 전개로 한 골을 추가했다. 측면에서 공을 받은 가르나초가 박스 가운데에 있던 브루노 페르난데스에게 패스했고, 페르난데스는 이를 감각적인 패스로 연결해 문전으로 쇄도한 코비 마이누에게 전달했다. 마이누는 다이렉트 슈팅으로 맨시티 골망을 흔들며 추가골을 뽑아냈다.
맨유는 후반 42분경 교체로 들어온 맨시티의 윙어 제레미 도쿠에게 추격골을 허용했지만, 1점 차 리드를 지켜내며 결국 승리했다.
대회 결승전에서 열린 맨체스터 연고 라이벌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승리해 자존심을 세운 것은 물론, 맨유는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진출권까지 확보하며 실리까지 챙겼다. 더불어 지난 시즌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에 이어 두 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하게 됐다.
과정을 떠나 결과적으로 텐 하흐 감독이 성적을 내자 그를 경질하려고 했던 맨유도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맨유는 텐 하흐 감독의 경질과 유임을 두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텐 하흐 감독은 맨유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생각이다.
경기 후 텐 하흐 감독은 "우리는 현재 미래를 위해 팀을 구성하는 과정에 있으며, 우리가 정확히 원하는 곳에 있다"라면서 "내가 부임했을 때 맨유는 혼란에 빠져 있는 팀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발전하고 있고, 결국 트로피를 획득했다"라며 자신의 업적을 강조했다.
또 그는 "2년 만에 트로피 두 개를 얻은 것은 나쁘지 않은 결과다. 세 번의 결승전에 올랐던 것 역시 나쁘지 않은 성과다. 우리는 계속해서 나아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따.
그러면서도 텐 하흐 감독은 "만약 맨유가 나를 원하지 않는다면 나는 트로피를 따내기 위해 다른 팀으로 갈 것이다. 이게 내가 커리어를 보낸 방법이다"라며 맨유가 자신을 붙잡지 않더라도 새로운 팀을 찾을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아직 텐 하흐 감독의 미래가 결정되지 않은 시점에 맨유가 다른 두 사령탑 후보군들을 만난 것이다.
'텔레그래프'는 "50세인 프랭크 감독은 지난 6년 동안 브렌트퍼드를 이끌며 한정된 예산 속에서도 인상적인 일을 해냈다. 과거 토트넘 홋스퍼와 PSG(파리 생제르맹)를 이끌었던 포체티노 감독은 2년 전 텐 하흐 감독이 맨유에 부임했을 때 맨유 감독 후보에 있었던 인물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텔레그래프'는 과거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과 함께 일했고 최근 입스위치 타운의 PL 승격을 이끈 키어런 맥케나 감독 측과도 접촉해 그를 차기 감독 후보에 올려놓았다고도 설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2023-24시즌을 끝으로 바이에른 뮌헨을 떠난 토마스 투헬 감독도 후보로 언급되고 있지만, 맨유 내부에서는 투헬 감독이 팀에 적합한 감독인지 확신이 서지 않은 상태다. 때문에 현재로서는 프랭크 감독과 포체티노 감독의 2파전이 예상된다.
프랭크 감독은 브렌트퍼드 코치를 거쳐 지난 2018년부터 브렌트퍼드의 감독직을 수행하며 2020-21시즌 브렌트퍼드의 PL 승격을 이끌었다.
승격팀임에도 불구하고 프랭크 감독의 브렌트퍼드는 2021-22시즌 애스턴 빌라, 사우샘프턴, 에버턴 등 PL에서 잔뼈가 굵은 팀들을 제치고 리그 13위를 기록했다. 브렌트퍼드의 순위는 2022-23시즌 9위로 올라갔다. 이번 시즌은 16위로 마무리했지만 주포인 이반 토니가 징계로 한동안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던 점을 생각하면 이해가 되는 성적이다.
프랭크 감독은 브렌트퍼드에서 성적을 내는 동안 유연한 전술적 능력과 측면을 통한 빠른 역습을 선보였다. 토니, 요안 위사 등 브렌트퍼드 정도 되는 규모의 클럽이 구성할 수 있는 스쿼드에서 최선의 전술로 최대의 성적을 낸 감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랭크 감독이 브렌트퍼드에서만 커리어를 보낸 반면 최근까지 첼시를 지휘했던 포체티노 감독은 이미 다수의 빅클럽들을 맡은 경험이 있다. 그동안 포체티노 감독은 토트넘과 PSG, 그리고 첼시를 이끌었다.
토트넘 시절 리그 준우승과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건 지금까지도 높게 평가되지만, 이후 행보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포체티노 감독은 이번 시즌에도 막바지에 5연승을 내달리며 첼시의 순위를 끌어올리는 등 결국에는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낸다는 점에서 매번 큰 규모의 클럽들과 연결되는 인물이다.
'텔레그래프'의 설명처럼 포체티노 감독은 과거 맨유 감독 후보군에 포함됐던 인물이기도 하다. 당시 무직 상태였던 포체티노 감독은 맨유의 유력한 감독 후보로 여겨졌지만 맨유가 텐 하흐 감독을 선택하면서 PL로 복귀하지 못했다. 이후 첼시를 통해 오랜만에 PL에 돌아왔지만 한 시즌 만에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한 포체티노 감독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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