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률 40% 넘는 저가 커피 [편집장 레터]

김소연 매경이코노미 기자(sky6592@mk.co.kr) 2024. 5. 26.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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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주와 소비자에게 돌아갈 이익 본사가 독차지?
프랜차이즈 영업이익률 너무 높으면 ‘약’보다 ‘독’

저가 커피가 난리입니다. ‘한 집 걸러 저가 커피’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죠. 커피 브랜드 평판도도 1위 스타벅스, 2위 메가커피, 3위 컴포즈커피, 4위 빽다방, 5위 이디야일 정도로 저가 커피가 커피업계를 휩쓸고 있습니다. 모든 것에는 빛과 그늘이 있죠. 저가 커피와 어울리지 않는 듯한 너무 높은 영업이익률, 과도한 광고·마케팅 비용, 이상한 재무제표 등으로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중입니다. 여러 브랜드가 난립하면서 창업 시장에서는 ‘포화 논란’이 나오고 있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 두 회사의 매출액이 살짝 헷갈립니다. 2020년 메가커피 가맹점 수는 1184개에 매출액 601억원이었죠. 컴포즈커피는 가맹점 수 725개에 매출액 272억원이고요. 메가커피가 컴포즈커피보다 가맹점 수도 2배 정도 많고, 매출액도 2배 정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 수치가 2022년과 2023년에 이상하게 바뀝니다. 2023년 메가커피 가맹점 수는 2709개에 매출액 3684억원입니다. 반면 컴포즈커피는 가맹점 수가 2350개인데 매출액은 889억원에 불과합니다. 가맹점 수가 비슷한데 어떻게 매출액은 4배 이상 차이가 날까요?

2022년 메가커피가 이례적으로 회계 방식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존에는 가맹점에 판매하는 상품의 마진(수수료)을 매출로 인식하다 공급하는 상품 총액을 매출로 잡기 시작했다나요. 2021년 879억원이던 매출액이 2022년 1748억원으로 급증한 배경입니다.

왜 갑자기 회계 기준을 바꿔 매출액을 팍~ 늘렸을까요? 2021년 메가커피는 매출액 879억원, 영업이익 422억원을 올립니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48%입니다. 2021년 영업이익률도 45.1%였죠. 프랜차이즈는 영업이익률이 너무 높은 게 ‘약’보다 ‘독’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맹점주에게 돌아갈 이익을 본사가 독차지하는 것 아닌가, 가격을 좀 더 낮춰 소비자에게 돌릴 수 있는 이득을 역시 본사가 독차지하는 것 아닌가, 이런 논란이 불거지기 때문이죠. 2022년 메가커피가 회계 기준을 바꾸고 매출액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영업이익률이 17%대로 낮아졌습니다.

높은 영업이익률을 향한 화살은 이제 2위 브랜드 컴포즈커피에 쏠리고 있습니다. 컴포즈커피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41%가 넘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컴포즈커피의 지난해 재무제표를 보고 있노라면 여기서도 살짝 이상한 내용이 눈에 띕니다. 기타대손상각비와 기타충당부채전입액이 각각 33억원과 100억원입니다. 기타대손상각비는 미래컨트롤이라는 회사에 내어준 대여금을 대손충당으로 쌓은 금액이고, 기타충당부채전입액은 역시 미래컨트롤에 지급보증한 금액을 손실 예상으로 잡은 금액입니다. 미래컨트롤이 대체 뭐 하는 회사길래 그 회사 때문에 1년에 133억원이나 손실을 봤을까요? 미래컨트롤은 공동주택 개발 사업을 하는 회사입니다. 2023년 미래컨트롤은 회계감사 ‘의견거절’을 받았죠.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뭔가가 있어 보이는… 그런 숫자들입니다. 그저 입맛이 쓸 수밖에요.

[김소연 부장 kim.soye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61호 (2024.05.28~2024.06.0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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