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CCTV 9대, 현관엔 없었다"…강형욱 해명에 PPT 반박
‘개통령’으로 불리는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가 “폐쇄회로(CC)TV는 직원 감시용이 아니라 외부인·물품 관리용도”라고 지난 24일 유튜브 해명 방송을 한 뒤 진실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전직 직원들이 “강 대표는 정작 현관엔 CCTV를 달지 않고 직원 사무실에만 CCTV를 설치했다”는 등 강 대표 부부의 55분 해명을 조목조목 반박한 프리젠테이션(PPT) 문서를 작성해 재반박에 나서면서다.
보듬컴퍼니에 재직했던 직원들은 무료변론을 자처한 박훈 변호사와 접촉해 형사 고소 등 법적 대응도 준비 중이다. 앞서 박 변호사는 “CCTV가 감시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인터뷰를 보다 열 받았다”며 무료로 사건을 수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6일 보듬컴퍼니 전 직원 A씨 등은 강 대표 부부의 해명 방송 내용을 조목조목 재반박하는 내용의 PPT 문서를 작성했다. PPT 문서에 따르면 A씨 등 직원들은 당시 경험과 메신저 내용 등을 근거로 ▶CCTV 감시 ▶폭언 ▶메신저 감시 등 “의혹은 모두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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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CCTV: 강아지·도난 확인 vs 감시용, 정작 현관엔
강 대표가 “(외부) 사람들이 와 있고 물품들이 있고 개도 와 있어서 CCTV는 꼭 필요했다. 개가 우리를 물 수도 있고 도난이나 외부인 침입이 있을 수도 있어 수십 대 설치했다. CCTV는 직원 감시 용도가 아니다”라고 해명한 데 대해 직원들은 “2014~2015년 사무직만 있었던 서울 서초구 잠원동 빌라에 1대, 2015~2017년 잠원동 빌딩 7층 사무실에도 9대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직원 B씨는 “잠원동 지하 1층에 훈련사들이 있고, 옆 건물 빌라에서 마케팅 업무만 해서 강아지가 오지 않는 일반 사무실이었는데도 CCTV가 있었다”며 “잠원동 빌딩 7층으로 이사한 뒤엔 사무실에 CCTV를 9대를 달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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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폭언: “쓰는 말 아냐” vs “벽 너머 직접 들었다”
강 대표는 훈련사들에게 ”기어나가라, 넌 숨을 쉴 가치가 없다” 등 폭언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내가 화내는 말이 아니고 욕도 잘 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욕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화낼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직원들은 강 대표가 훈련사에게 큰소리로 20분 넘게 폭언하는 소리를 옆방에서 들었다거나 녹취도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직원 A씨는 “업무 외적으로 직원들 간 잘못을 추궁하는 자리에서 수잔 이사가 ‘하루하루가 지옥 같을 텐데 앞으로 계획이 뭐냐’고 물었다”며 “직원 중엔 스스로 폭언을 들어도 되는 존재라고 가스라이팅 당한 사람들이 많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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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메신저 감시: 남혐·아들욕때문 vs “여자, 애 많이 낳아야”
수잔 이사는 사내 메신저 라인웍스를 유료 결제하고 직원들 간 대화를 감시하게 된 이유에 대해 “한남 등 남혐 단어를 쓰고, 이제 막 태어난 6~7개월짜리 아들에 대한 조롱과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 대한 비아냥 때문에 눈이 뒤집혔다”며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도 손을 놓을 수 없어 6개월 치 대화를 밤새워서 봤다”고 인정했다.
직원들은 메신저 감시를 시작한 시점은 2018년 7월 23일 이전으로 추정했다. 이때 강 대표 부부가 ‘메신저 프로그램이 보듬컴퍼니 소유임을 확인하고 사내망을 통해 송수신된 정보를 회사가 열람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서를 직원들에게 받았기 때문이다.
직원 A씨는 “남혐 단어는 여성 직원들이 먼저 쓴 게 아니라 강 대표가 ‘여자들은 애를 많이 낳아야 해’ 같은 말을 자주 해서 메신저로 대화하다 남자 직원이 ‘한남’ 등 이런 말을 했고, 여기에 동조·수긍했을 뿐이었다”며 “아들 욕을 해서 눈이 돌았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강 대표는 미워했어도 아들은 미워한 적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가 살집이 있는 여자 훈련사는 홈페이지에서 내리라고 하고, 덩치가 큰 남자 직원에겐 겨드랑이 팔을 벌려서 뒤뚱뒤뚱 포즈를 하는데, 과연 누가 젠더 감수성이 떨어지는 사람인가”라며 “해명 방송은 해명이 아니라 문제 삼은 직원들에 대한 마녀사냥 방송이었다. 이제라도 사과하길 바란 내 잘못”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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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배 기자 son.sung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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