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이 토트넘 했다?…손흥민+맨유 월클 MF '환상 콤비' 무산→"협상 질질 끌다가"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과거 토트넘 홋스퍼가 협상을 질질 끌다가 월드클래스 미드필더를 놓쳤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영국 TBR풋볼은 24일(한국시간) "브루누는 과거 토트넘과 계약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때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라며 2019년 브루누가 스포르팅 리스본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브루누는 '더 플레이어스 트리뷴'에 자신의 글을 기고했다. 브루누는 과거 토트넘 이적 가능성이 열리자 흥분했던 일, 그럼에도 왜 자신이 토트넘으로 갈 수 없었는지 털어놨다.
브루누는 "구체적인 제안을 보내온 건 토트넘이 유일했다. 지금은 이상하게 느껴지지만 당시에는 정말 기뻤다"라며 "내 인생 목표 중 하나가 바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것이었다. 모든 루머를 차단하려고 했지만 요즘 시대에는 SNS, 전화, 문자를 통해 친구들로부터 루머를 듣기도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어린 시절, 포르투갈 출신 어린이가 영국의 대형 경기장에서 뛰는 꿈을 꾸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결국 두 구단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거래는 무산됐다"라며 "복잡한 감정이었으나 스포르팅에서는 정말 행복했다. 팬들의 사랑을 느꼈고, 환상적인 곳이었다. 하지만 내 운명은 아니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TBR풋볼은 "토트넘에서 뛰는 브루누를 상상해 보라. 토트넘의 브루누 영입 실패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결정적인 '슬라이딩 도어 모먼트'였다"라고 평가했다.
슬라이딩 도어 모먼트는 문이 닫히는 순간을 말하며 어떤 선택으로 인해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 순간을 의미한다. 토트넘에게는 2019년 여름 브루누 영입 실패가 그런 순간이었다는 뜻이었다.
매체는 "만약 토트넘이 브루누를 영입했다면 토트넘의 상황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며 "마우리시오 포체티노가 토트넘에서 경질되기 2개월 전이었다는 걸 잊지 마라. 브루누가 합류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토트넘은 브루누, 해리 케인, 손흥민과 함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꾸준히 진출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토트넘이 스포르팅과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브루누는 스포르팅에 남았다. 그러나 불과 6개월 뒤 6800만 파운드(약 1184억원)의 이적료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했다.
이후 브루누는 단숨에 핵심 자원으로 떠올랐다. 2019-2020시즌 후반기만 뛰고도 리그 14경기 8골 7도움을 올리며 공격진 핵심으로 떠올랐다.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면서 구단 올해의 선수를 수상,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2020-2021시즌에는 리그 37경기를 뛰는 동안 무려 18골 11도움을 기록했다. 이 시즌 맨유는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에 이어 리그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팬들도 브루누의 활약을 인정해 2년 연속 올해의 선수로 선정했다.
다음 시즌에도 브루누의 활약이 이어졌다. 공격 포인트는 조금 줄어들었지만 10골과 6개의 도움을 올렸다. 이 때까지 활약을 인정 받아 맨유와 재계약도 체결했다. 2026년까지 머물기로 합의했고, 여기에는 1년 연장 옵션도 포함됐다. 매 시즌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면서 알렉스 퍼거슨 은퇴 이후 최고의 영입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반면 브루누를 놓친 토트넘은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이적, 델레 알리의 부진 등이 겹치면서 플레이메이커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시즌 제임스 매디슨을 영입하기 전까지 중원에서 창의성 부족에 시달렸다. 그 매디슨조차 브루누와 비교하면 아쉬운 게 사실이다.
브루누가 2019년 토트넘에 합류했다면 손흥민의 개인 성적과 경기력도 더욱 좋아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쩌면 진작 무관 징크스를 극복하고 케인의 뮌헨 이적도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오히려 더욱 강한 팀으로 전력 강화를 이뤘을지도 모른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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