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축복이 끝이 없네…만루 위기→KK 세이브 "재훈이 형 믿고 던졌다" [인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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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에서 투수로 전향해 필승조, 마무리, 그것도 '철벽' 마무리까지.
위기가 되자 최재훈은 잠시 마운드를 찾아 주현상과 얘기를 나눴는데, 이 대화에 대해 묻자 주현상은 "재훈이 형이 '마무리 투수가 뭐하는 거냐, 자신있게 던져라, 할 수 있다' 했다. 어떻게 승부할래 물어서 형 믿고 따르겠다고 했고, 재훈이 형 사인 거절 안 하고 다 믿고 던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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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인천, 조은혜 기자) 타자에서 투수로 전향해 필승조, 마무리, 그것도 '철벽' 마무리까지. 주현상의 별명이 '남우주현상'인 건 그저 이름이 비슷해서만은 아니다.
한화 이글스는 2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원정경기에서 7-5 승리를 거두고 시즌 전적 20승1무29패를 마크, 하루 만에 최하위에서 벗어나며 키움 히어로즈와 공동 8위에 자리했다. 이날 주현상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5세이브를 올렸다. 23경기 25이닝을 소화해 평균자책점 1.41.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은 0.88이다.
이날 홈런 세 방을 터뜨린 한화는 선발인 신인 조동욱이 3⅔이닝 7피안타 1볼넷 2사구 4탈삼진 5실점을 하고 내려간 뒤 김규연과 김범수, 이민우가 무실점으로 리드를 지켰고, 9회말 마무리 주현상까지 마운드를 이었다.
2점 앞선 9회말 등판한 마무리 주현상은 최지훈에게 중전안타, 최정에게 볼넷, 에레디아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하면서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한유섬을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 이지영에게는 슬라이더로 루킹 삼진을 솎아내면서 1실점도 하지 않고 팀의 승리를 지켰다.
경기 후 주현상은 "올 시즌 들어 제일 압박감이 있었던 상황이었던 것 같다"면서 "그래도 (채)은성이 형이 1점을 내줘서 마음이 편했다. 긴장이 덜 됐다"고 이날 상황을 돌아봤다.
만루가 되는 과정에서 에레디아의 타구는 유격수 이도윤의 글러브를 스치는 내야안타이기도 했는데, 주현상은 "맞자마자 제발 잡아달라고 그 짧은 사이에 도윤이한테 힘을 불어 넣었다"고 웃으면서 "못 잡아서 아쉽긴 했지만, 도윤이가 열심히 해줘서 나도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도윤이가 못 잡는 건 못 잡는 공이여서 깔끔하게 인정을 했다"고 말했다.
포수 최재훈과의 신뢰도 이날 승리를 만든 비결이었다. 위기가 되자 최재훈은 잠시 마운드를 찾아 주현상과 얘기를 나눴는데, 이 대화에 대해 묻자 주현상은 "재훈이 형이 '마무리 투수가 뭐하는 거냐, 자신있게 던져라, 할 수 있다' 했다. 어떻게 승부할래 물어서 형 믿고 따르겠다고 했고, 재훈이 형 사인 거절 안 하고 다 믿고 던졌다"고 말했다.
올 시즌 기복이 심한 한화 불펜에서 한결같이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는 건 사실상 주현상이 유일하다. 시즌 극초반 마무리로 자리를 옮기고도 흔들림이 없었다. 팬들은 그런 주현상을 '남우주현상', '주님'이라 부르며 두 손을 모은다. 주현상은 "너무 감사하다. 좋은 별명이다"라고 웃었다.
방망이를 내려놓을 때까지만 해도 클로저까지는 생각지도 않았던 주현상은 지금 누구보다 안정적인 모습으로 뒷문을 지키고 있다. 주현상은 "(투수 전향을 하며 마무리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선발투수는 안 되는 걸 나도 잘 알고 있었고, 그냥 중간에서 열심히 던지자는 생각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감독님께서 믿어 주셔서 마무리까지 오게 됐는데, 좋은 자리다 보니까 그 자리에 맞게 또 몸이 잘 된 것 같다"면서 "세이브를 많이 하면 좋겠지만, 최대한 팀이 많이 이겼으면 좋겠다. 세이브 상황이든 아니든 나가는 경기마다 최선을 다해 팀의 보탬이 되겠다는 마음가짐이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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