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왕조의 상징 '약속의 8회' 되찾은 삼성, 엘도라도 울리니 뒷심도 살아났다

윤승재 2024. 5. 25. 09:0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21일 대구 KT 위즈전에서 8회 동점 3점포를 쏘아 올린 김영웅(가운데). 삼성 제공


'약속의 8회'는 과거 삼성 라이온즈의 왕조를 상징하는 표현이었다. 통합 4연패(2011~2014년) 왕조를 구축한 삼성이 8회 역전승을 많이 거두면서 이런 수식어가 붙었다. 7년 만에 부활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삼성의 응원가 '엘도라도'도 약속의 8회와 연관이 깊다. 8회 엘도라도가 울려 퍼지면 역전하는 승리의 응원가였다. 그만큼 '약속의 8회'는 삼성에 익숙한 단어였다. 

최근 삼성이 그 명성을 다시 이어가고 있다. 강해진 뒷심을 바탕으로 왕조의 향수를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삼성은 20일 기준으로 KIA 타이거즈와 함께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역전승(15회)을 기록했다. 특히 8회에는 타율 0.324에 41타점을 기록하며 리그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작성했다. 

7~9회로 범위를 넓혀도 압도적이다. 해당 이닝 동안 삼성은 팀 타율 0.300에 97타점을 기록했다. 타율과 타점 모두 리그 1위. 삼성이 리그에서 7~9회 타격 성적이 가장 좋았던 시즌은 타율 0.300에 276타점을 기록했던 2015년이 마지막이었다. 삼성은 2013년(타율 0.289, 206타점)과 2014년(타율 0.303, 243타점)에도 7~9회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다. 



공교롭게도 왕조의 마지막 시즌인 2015년을 끝으로 삼성에 '약속의 8회'는 멀어져갔다. 그로부터 9년이 지난 후에야 다시 위용을 찾았다. 구자욱이 8회 타율 0.429, 6타점으로 위용을 떨치고 있고,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0.389) 김지찬(0.333) 김영웅(0.318) 등의 활약도 빼어나다. 

삼성은 어떻게 '약속의 8회'를 되찾았을까. 탄탄해진 불펜진이 원동력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은 필승조 투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불펜을 강화했다. 임창민-김재윤-오승환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뿐만 아니라 김태훈, 최하늘, 이승현, 최성훈으로 구성된 막강 불펜을 구축했다. 지난 시즌 최다 역전패(38회) 팀이 최소 역전패(5회) 팀으로 탈바꿈했다. 마운드가 안정되자 타선도 역전의 희망을 품으면서 끈질긴 경기를 이어가는 것이다. 

삼성 구자욱. 삼성 제공


박진만 삼성 감독도 "불펜이 강해지면서 선수들 사이에서 뒤집을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김헌곤과 이성규 등 그동안 부진했던 선수들이 결연한 의지를 갖고 대타로 나서는 것도 막판 뒷심에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박진만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올 시즌 경기장에서 '엘도라도'가 80회 이상 울리게 하겠다"라고 다짐한 바 있다. 올해 80승 이상을 거둬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겠다는 의미였다. 목표했던 승수를 채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엘도라도'는 꾸준히 들리고 있다. '약속의 8회'와 함께 '삼성 왕조' 부활할 조짐을 보이는 중이다.

대구=윤승재 기자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